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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2일
30대 후반의 뉴요커 비아트리스 씨는 점심을 먹으며 최근 고민 중인 두 가지 사안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별장을 어느 동네에 구입할지, 그리고 아이를 어느 사립학교에 보낼지에 대해 남편과 의논 중이라고 말했죠. 이야기 끝에 그녀의 고백도 이어졌습니다. 새 옷을 사면 보모가 볼까 봐 가격표를 바로 떼어 버린다고요. 비아트리스 씨가 고급 제과점에서 사 온 빵에 붙은 가격표까지 바로 떼어버리는 것은 라틴계 이민자인 보모와 자신 간의 경제적 불평등에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비아트리스 부부의 연봉은 3억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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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2일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우주에는 우리만 존재하는가?” 이런 질문은 처음 인간이 질문을 할 수 있을 때부터 있어온 자연스러운 질문입니다. 이 중 처음 두 질문은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를 괴롭히겠지만,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은 점점 밝혀지고 있습니다. 만약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인류는 언젠가 그들과 공존하게될 것입니다. 그게 언제가 되었든 이 세상은 그 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될 것이며 우리는 과연 어떤 변화가 올 지도 알지 못합니다. 이것이 SETI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유이기도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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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1일
조금 전 끝난 라파엘 나달과 케빈 앤더슨의 남자 단식 결승전을 끝으로 올 US오픈 테니스 대회도, 2017년 메이저 대회 일정도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어제 여자 결승전에선 신예 슬로안 스티븐스가 강호를 잇달아 연파하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죠.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테니스 경기 관련 뉴스가 아닙니다. 오늘은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의 센딜 뮬레네이선 교수가 뉴욕타임스 업샷에 쓴 칼럼을 소개하려 합니다. 칼럼의 제목은 “Sexism and Shopping: Female Players Get Most of the Odd Questions at the U.S. Open”입니다.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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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7일
1부 보기 Q: 노화는 왜 일어나나요? A: 나는 강연 때 1940년대 만들어진 포드 트럭의 사진 두 장을 보여줍니다. 포드 트럭 하나는 어떤 농장에 버려져 있는 것입니다. 이 트럭은 완전히 녹슬었고, 바퀴는 사라졌으며 말 그대로 이미 끝장난 차입니다. 다른 트럭 하나는 누군가가 완전하게 정비하며 관리해온 차로 거의 새 트럭이나 다름없는 모습입니다. 이 두 트럭은 모두 1940년대에 만들어졌고, 따라서 나이는 같죠. 이는 시간적 나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나이는 다릅니다. 생물학에서는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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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7일
생물학자 에릭 버딘은 노화를 질병으로 생각합니다. 그의 연구팀은 세포 내에서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의 노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인 시트루인을 포함해 여러 효소를 발견한 바 있습니다. 또한 쥐에게 열량을 제한했을 때 시트루인이 활성화되어 미토콘드리아를 자극하며 노화 과정이 느려진다는 사실도 보였습니다. 이는 쉽게 말해, 쥐에게 음식을 주지 않음으로써 더 오래 살게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그의 연구는 열량이나 영양소를 이용한 기법이나 간헐적 단식과 같은 다양한 미토콘드리아 자극술에 영향을 주었지만, 그런 방법이 인간에게도 효과가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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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6일
6부 보기 “잠깐만 기다리세요. 윈프리 씨 바꿔드릴게요.” 오프라 윈프리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그녀는 2년 전 발목을 다쳤던 하와이의 산 주변에 여전히 살고 있었습니다. 웨이트 워처스는 한 달간 심사숙고 끝에 홈쇼핑 네트워크 CEO를 지낸 민디 그로스만을 새 CEO에 임명했습니다. 그로스만은 사장실에 저를 불러 웨이트 워처스의 모바일 앱을 고객 맞춤형으로 개선하는 방법과 접속해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까무잡잡하게 태운 피부에 짙은 금발 머리, 분홍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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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5일
5부 보기 “어쩌면 이제 (살을 빼는 데 집착하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뚱뚱한 것, 비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 아닐까요? 여기 모인 우리 모두 사실 나무랄 데 없이 똑똑하고, 각자 하는 일 다 야무지게 해내는 성공한 여성이잖아요. 물론 남자분들도 계시고요. 그런 우리가 정말이지 검증된, 가장 효과적인 다이어트라는 것들 다 해봤죠. 안 해본 것 없을 거예요. 이렇게 열심히 해봤는데 잘 안 되는 거라면, 어쩌면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지 않은 우리 잘못이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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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5일
오늘날 물리학계에 남아있는 가장 큰 문제는 우주를 설명하는 최고의 두 이론, 곧 상대성 이론 과 양자 역학이 각각 자신의 영역에서는 매우 정확하지만 이들을 통합하는 것은 어렵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스탠포드의 한 이론물리학자가 제안한 공식은 웜홀이라는 특이한 시공간 터널 현상으로 이 두 이론이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 식은 놀라울정도로 단순합니다. 바로, ER=EPR 이라는 식입니다. 위 수식의 양변은 수치가 아닌 이론물리학자들의 이름입니다. 좌측의 ER은 아인슈타인(E)과 나단 로젠(R)을 의미하며, 이는 그들이 1935년 발표한,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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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4일
체코 접경지역에 위치한 독일 마을 분시델은 수십 년간 원치 않는 방문객들과 싸워야 했습니다. 분시델에 히틀러의 측근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루돌프 헤스의 무덤이 있다는 이유로 매년 네오나치들이 이 곳을 찾아 행진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맞불 집회를 열었고, 2011년에는 루돌프 헤스의 사체를 파낸 후 비석을 없애기에 이르렀지만, 네오나치들은 굴하지 않고 성지 순례라며 마을을 찾았습니다. 2014년, 마을 주민들은 전술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유머와 전복을 무기로 삼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파에 맞서는 옳은 방법(Rechts Gegen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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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4일
4부 보기 물론 저는 비만 주간 콘퍼런스에 가서 살쪄도 괜찮다는 말을 하고 다니지는 않습니다. 처음 시작한 이래 비만 주간은 점점 규모를 늘려 어느덧 일주일 동안 계속되는 대규모 산업 박람회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포스터와 헤어진 뒤 저는 박람회장에서 행사에 참가한 비만 전문가들에게 소개하려고 사람들이 내놓은 제품들을 살펴봤습니다. 신형 압박붕대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봤습니다. 배에 차는 이 압박붕대는 뱃살을 쉽고 단단히 조여주면서 위의 일부분을 밀어 올려줍니다. 위가 작아지면 당연히 먹는 양도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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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일
3부 보기 뚱뚱함을 포용하자는 운동이 활발해져 소셜미디어나 문화계 주류에도 퍼지자, 살찐 사람들은 이제 이 모든 편견과 부담에서 벗어나 그저 자신의 삶을 오롯이 살 수 있다면 그런 삶은 어떨지 궁금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어떻게 하면 날씬해져야 한다는 막연한 부담을 떨쳐낼지 스스로 묻기 시작했고, 어떤 이들은 실은 지금 자기 모습에 만족하면 되는 것 아닌지 스스로 물었습니다. 날씬한 몸매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이 애초에 있기는 한지도 의문의 대상이 됐습니다. 결국, 다이어트를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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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31일
우주에 존재하는 대상의 크기는 쿼크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10^-19m에서 우주의 지평선인 10^26m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총 10^45에 달하는 이 크기의 범위 가운데 우리가 아는 한, 생명체가 존재하는 영역은 그 중간의 10^9에 불과합니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1㎛, 곧 10^-6m보다 조금 작으며 가장 큰 나무의 크기가 100m 정도입니다. 미국 오레곤주 블루마운틴에 있는, 하나의 유기체라 볼 수도 있는 한 버섯 종류의 길이는 4km에 달합니다. 만약 우리가 생명체를 의식이란 것을 가진 것들로만 한정한다면, 가장 작은 생명체와 가장 →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