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분류의 글
  • 2019년 2월 25일. 서양인 동양철학 전공자가 본 곤도 마리에 열풍

    지난 주말, 저는 넷플릭스에서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에피소드 하나를 본 후 영감을 받아 옷장 서랍을 정리했습니다. 정말로 해야 할 일들을 미루고 했던 일 가운데서는 그나마 뿌듯한 경험이었지만, “곤도 마리에식 정리 정돈”이 누리는 인기에는 견디기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 물건이 넘쳐나서 괴로운 우리들에게 집을 정리하면서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약속은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지금의 곤도 마리에 열풍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동아시아 철학을 전공한 학자인 제 눈에는 곤도 마리에 열풍 가운데 매우 더 보기

  • 2019년 2월 22일. 마음의 평안을 해치는 단톡방에는 발을 끊는 것이 좋습니다. 그 방이 사랑하는 가족끼리 만든 방이라도요.

    * 이 글을 쓴 엘리자베스 셔먼은 음식, 문화와 관련한 글을 쓰는 프리랜서 작가입니다. 셔먼의 글은 <애틀란틱>, <롤링스톤>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실립니다. 셔먼은 뉴저지주 저지시티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문자메시지를 잘 확인하지 않습니다. 하이톤의 “띠리링” 하는 메시지 알림음이 들리면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불안하고 불편해지기 때문에 웬만하면 진동도 아닌 무음 모드로 해놓다 보니, 연락해도 곧바로 답이 안 오는 사람, 연락이 닿기 까다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실 할 수만 있다면 제게 오는 모든 메시지의 더 보기

  • 2019년 2월 18일. [칼럼] 좌파의 부활: 밀레니엄 세대와 사회주의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20세기 이념 전쟁은 끝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자본주의가 승리했고, 사회주의는 경제적 실패와 정치적 억압을 뜻하는 개념으로 전락했죠. 사회주의는 변방의 모임이나 실패한 국가, 중국 공산당이라는 의례 속에서만 겨우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30년이 흐른 지금, 사회주의가 화려한 컴백의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미국 민주당 초선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가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 자체가 좌측으로 선회하는 분위기입니다. 영국 노동당의 강경파 리더 제레미 코빈 역시 여전히 유력한 총리 더 보기

  • 2019년 2월 12일. 왜 나를 낳았어요?: 반출생주의(anti-natalism) 철학에 대하여

    인도 뭄바이에 사는 27살 남성 라파엘 사무엘 씨가 자신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신을 세상에 낳았다는 이유로 부모를 고소했다는 뉴스가 많은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태아의 동의를 얻을 방법이 사실상 없지만, 어쨌든 이렇게 고통스러운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이 자신의 선택은 아니었음을 분명히 하고 싶었다는 사무엘 씨의 주장에 터무니없는 억지를 부린다는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가 대부분인 가운데 오늘은 반대로 사무엘 씨의 신념으로 보이는 반출생주의(反出生主義, anti-natalism)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반출생주의란 말 그대로 더 보기

  • 2019년 1월 30일.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성폭행 당한 피해자들은 아직 사과를 받지 못했다

    한국군 병사 한 명이 푸옌(Phu Yen)주의 작은 마을에 있는 민가에 들이닥쳐 집에 있던 트란 티 응아이(Tran Thi Ngai) 씨를 강제로 성폭행했을 때 트란 씨는 24살이었습니다. “저를 방 안으로 밀쳐 넣더니 방문을 닫고는 여러 차례 저를 겁탈했어요. 총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겁에 질려 저항할 생각도 못 했어요.” 이제 어느덧 80살을 바라보는 트란 씨는 한국 정부가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병사들이 베트남 사람들을 성폭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주기를 아직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권 단체 라이따이한을 더 보기

  • 2019년 1월 28일. 해외에서 자녀에게 모국어를 물려주려면?

    “할머니가 하시는 말씀 다 알아 듣잖아, 그렇지?” 덴마크 출신 엄마와 영국인 아빠를 가진 소녀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필자가 공항에서 만난 부부는 런던에서 아이를 이중언어구사자로 기르는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빠는 덴마크어를 전혀 하지 못하니 딸에게 덴마크어로 말하는 사람은 엄마뿐이고, 그나마도 딸은 영어로 대답하죠. 사랑하는 사람과 모국어를 공유하지 못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경험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식에게 자신의 모국어를 물려줄 수 없다는 사실은 괴롭죠. 해외에서 거주하거나 이민을 간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더 보기

  • 2019년 1월 21일. 국민투표의 후폭풍, 회복할 수 있을까?

    캐나다의 前 정치인이자, 헝가리 센트럴유러피언대학(Central European University) 총장인 마이클 마이클 이그나티에프가 이코노미스트에 기고한 글입니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우여곡절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슷한 고통을 겪은 다른 나라의 경험을 돌아보는 것이 유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캐나다는 1980년과 1995년에 퀘벡 분리 문제를 두고 국민투표를 실시했죠. 1980년의 투표는 캐나다의 명백한 승리로 끝났지만, 1995년의 결과는 죽음에 가까운 경험으로 이어졌습니다. 독립 반대가 50.58%의 아슬아슬한 수치로 겨우 과반을 넘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만약 영국인이 캐나다인에게 국민투표가 좋은 것인지 묻는다면 (그렇게 묻는 경우는 더 보기

  • 2019년 1월 14일. 100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기독교 선교의 방향

    가톨릭교 신부인 알리 은나에메카 씨는 캐나다 퀘벡 주 세틸에서 570km 떨어진 외딴 탄광 마을 셰퍼빌 사이를 2주에 한 번씩 오갑니다. 기차로 꽁꽁 얼어붙은 땅을 달려 꼬박 하루 이상이 걸리는 거리지만 은나에메카 신부는 외딴 산골 마을에 복음을 전하는 일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크리스천 선교사들이 세계 구석구석의 외딴 마을을 찾아가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지난 수 세기 동안 그들이 찾아다닌 마을이 대부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위치하고 있고, 선교사의 대부분이 서구 열강 제국 출신이었다면 더 보기

  • 2019년 1월 7일.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미투 운동의 시대에 발 맞추어 달라집니다

    뮤직 페스티벌은 언제나 탈출과 공동체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미투 운동의 시대를 맞이해 무대를 장식하는 아티스트 뿐 아니라 축제의 고질병과도 같았던 성추행과 성폭행 문제에도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어지고 있습니다. 축제 관람객들이 만연한 캣콜링과 원치 않는 신체접촉, 그 밖에도 더 심각한 범죄 행위를 고발한 일은 거의 모든 대규모 행사 때마다 있어왔습니다. 작년 코첼라 밸리 페스티벌에 참석했던 여성들의 경험담을 묶어서 보도한 “틴 보그(Teen Vogue)”의 기사는 큰 화제가 되었죠. 타임지도 보나루,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등 대규모 국제 행사에서 음악 더 보기

  • 2019년 1월 2일. 새해를 맞이하며 키스를 나누는 풍습은 어디서 생겼을까?

    2019년 한 해를 뜻깊게 시작하는 의미로 1월 1일 자정이 되는 순간, 혹은 오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무엇을 하셨나요? 콜롬비아에서는 사람들이 여행 가방을 들고 집 주변이나 집이 있는 골목을 빠르게 내달립니다. 한 해 동안 여기저기 여행을 많이 가보겠다는 뜻을 담은 의식이죠. 덴마크에서는 새해를 맞는 잔치 때 의자에서 뛰어내리는 풍습이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새해 소망을 종이에 적고 그 종이를 태운 뒤 타고 남은 재의 일부를 샴페인에 섞어 새해가 되기 직전에 마시면 더 보기

  • 2018년 12월 31일. 2018년, 지나치게 주목받은 주제와 미디어가 지나친 기사거리들

    워싱턴발 미디어 버블은 가장 효과적으로 전지구적 바이럴 기사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보도 매체들 간의 지나친 경쟁으로 특정 사건이 과도하게 다루어지기도 하고, 중요한 이야기가 묻혀버리는 경우도 생겨나죠. 세계 다른 지역의 매체들은 (BBC월드 정도를 제외하고는) 미국 매체가 선정한 기사거리들을 그대로 받아쓰기 바쁩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미국 미디어로부터 끊임없는 관심을 받은 주제는 트럼프 정부의 혼란스러운 회전문식 인사 정책과 러시아와의 결탁에 대한 혐의였죠. 특검의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 관심이 지나친 것이었는지 단정하기 어렵겠지만, 더 보기

  • 2018년 12월 24일. 달걀 속 병아리 성별 감지 가능해져, ‘병아리 잔혹사’ 끝날까?

    독일 과학자들이 달걀이 부화하기 전에 병아리의 성별을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을 적용해 생산한 달걀이 처음으로 베를린에서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알을 낳을 수 없는 수컷 병아리는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대개 도살됐는데, 이렇게 죽는 병아리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십억 마리에 달합니다. 새로 개발된 기술 덕분에 이른바 ‘병아리 잔혹사’가 끝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허까지 받은 셀렉트(Seleggt)라는 기술은 암탉이 알을 낳은 지 9일이 지난 뒤에 병아리의 성별을 판별할 수 있습니다. 수컷 병아리가 든 알은 곧바로 동물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