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분류의 글
  • 2014년 1월 13일. 또 하나의 민영화, 정부 자산 매각

    당신이 지금 큰 빚을 지고 있는데 비싼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팔아서 빚을 갚으려고 하지 않을까요? 유럽 각국 정부가 지금 처한 상황이 바로 이렇습니다.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980년대 영국의 대처 수상은 노조를 약화시키기 위해 민영화를 추진했고, 동유럽 국가에서 민영화는 중앙집권형 계획 경제 체제를 탈피하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현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하려는 이유는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OECD 회원국이 소유하고 있는 국영기업의 가치는 2조 더 보기

  • 2014년 1월 13일. 투자은행들, 살인적인 인턴 업무시간 조절 움직임

    주말은커녕 평일에 퇴근하고 잠 잘 시간조차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주당 100시간 가까운 격무. 그래도 인턴 과정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정식 사원이 되면 또래 직장인 가운데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꿈의 직장. 미국 유수의 투자은행에 Analyst라는 직함을 달고 입사하는 신입사원들의 연봉 기본급은 7만 달러 선. 여기에 초과 근무수당, 보너스 등을 합하면 보통 14만 달러 (1억 6천만 원) 정도를 매년 벌 수 있습니다. 분명 어마어마한 돈이죠. 여기에 몇 년 잘 버텨서 더 보기

  • 2014년 1월 10일. 중국이 인터넷 루머에 대처하려면?

    -중국 작가 Yu Hua가 NYT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요즘 세상에 인터넷 상에서 참과 거짓을 가려내는 일은 세계 어디서나 어려운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이 문제가 한층 더 심각합니다. 정부가 진실을 가리려는 목적으로 앞장서서 거짓 성명을 온라인에 발표하기 때문이죠. 그러면 사람들은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밝히기 위해 앞다투어 나서고, 이 과정에서 각종 루머가 양산되어 혼란이 가중되기 때문에 참과 거짓을 밝혀내기는 한층 더 어려워집니다. “진실이 신발끈을 매고 있는 동안, 루머가 온 나라를 한 바퀴 돌고 더 보기

  • 2014년 1월 10일. 번식지를 찾아 빙벽을 오르는 황제펭귄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은 번식기가 되면 바다 위에 떠 있는 커다란 얼음덩이 해빙(sea ice) 위에서 알을 낳고 부화시켜 새끼를 기릅니다. 먹이가 풍부한 바다 한 가운데서 새끼를 기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점이죠. 바닷물이 얼어 형성되는 해빙은 황제펭귄이 알을 품고 새끼를 낳아 키우는 4~6월(남극의 겨울)이면 연중 가장 두껍고 단단해지는데, 위성으로 관찰한 결과 2011년 이후 남극 지방의 해빙은 예년만큼 두꺼워지지 않았습니다. 황제펭귄의 번식지가 줄어든 셈이죠. 영국 남극 학회(British Antarctic Survey) 소속 학자들은 더 보기

  • 2014년 1월 9일. 정부가 모두에게 일자리를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롤링스톤(Rolling Stone)>지에 정부가 모두에게 일자리를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제시 마이어슨(Jesse Myerson)의 글이 실렸을 때, 보수주의자들의 마치 소련이 부활하기라도 한 듯 격하게 반응했습니다. 그러나 곧 전체주의 일당지배 국가가 모든 것을 소유하는 체제와 국가가 일자리를 제공하는 체제는 다르다는 지적, 마이어슨의 주장에도 일부 일리가 있다는 지적, 마이어슨의 글을 가지고 단어만 좀 바꿔보면 보수주의자들도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 될 거라는 지적 등이 차분하게 이어졌죠. 저는 칼럼 하나로 촉발된 대토론을 지켜보면서 1994년 보수 논객 더 보기

  • 2014년 1월 9일. ‘깨끗한 석탄’, 석탄 산업 부활로 이어질까?

    미국 중서부의 일리노이 주와 미주리, 인디애나, 그리고 켄터키 주 서부를 흐르는 일리노이강 유역은 미국의 주요 석탄 산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생산 단가가 오르면서 이윤이 줄어든데다, 1970년 대기오염 방지법(Clean Air Act)이 제정되면서 산성비의 주범으로 지목된 아황산가스를 다량 포함하고 있는 석탄산업은 가파른 하락세를 탔습니다. 유황 성분이 특히 많이 함유된 일리노이강 유역의 석탄들의 경우 타격이 더욱 컸습니다. 그런데 최근 석탄에서 유황 성분을 벗겨내는 세척 기술(Scrubbing Techonology)이 상용화되면서 일리노이강 유역의 석탄 산업이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더 보기

  • 2014년 1월 8일. 캄보디아 정부의 강경해진 시위 진압

    30년 집권 역사상 가장 격렬한 시위에 직면한 캄보디아의 권위주의 정권이 공공 집회를 전면 금지하고 야당 지도자를 소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져가던 수개월 동안 무반응으로 일관하던 훈센 정부가 반대 세력에 보다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조치는 지난 금요일 최소 4명의 사망자를 남긴 의류공장 시위 진압 후에 이어진 일입니다. 훈센 정부는 지난 7월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야권은 부정 선거를 주장하고 의회를 보이콧하면서 훈센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프놈펜에서 더 보기

  • 2014년 1월 8일. 브라질 정부의 아마존 원주민 보호정책 진퇴양난

    브라질 북동부 마라냥(Maranhão) 주에는 아마존 열대우림 동쪽 지역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곳에는 브라질 정부가 지정해놓은 원주민 보호구역이 있는데, 아와(Awá)족은 원주민들 가운데서도 인구 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든 부족입니다. 10년 전 정해진 아와족 보호구역 경계선이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입니다. 보호구역 안에는 외부에서 유입된 영세농민들이 자리를 잡았고, 목장주들과 벌목 업체들까지 야금야금 아와족의 삶의 터전을 침범했습니다. 아와족은 외지인들이 불러온 질병에 목숨을 잃거나, 삶의 터전을 잃어 먹을 거리 부족으로 죽어가고, 외지인과 마주쳤다가 살해당하기도 했습니다. 450명 정도밖에 남지 않은 더 보기

  • 2014년 1월 7일. 언론은 언제까지 양 쪽의 입장을 “균형있게” 보도해야 할까

    지난달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을 때, 전 세계 언론 매체들은 입이라도 맞춘 듯 고인에 대한 존경을 표시했습니다. 그를 테러리스트나 공산주의자로 부르며 추모 행렬에 참여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에 대한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죠. 그러나 생각해보면 만델라라는 인물은 물론이고, 그가 평생을 바친 대의명분마저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었던 때가 불과 수십 년 전입니다. 세상에는 어린이 대상 성범죄처럼 처음부터 논란의 여지가 없는 문제도 있지만, 만델라에 대한 평가처럼 시대에 따라 변하는 사안도 있습니다. 더 보기

  • 2014년 1월 7일. 2014년 미국 정치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들

    2014년 미국 정치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쟁점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1. 의회 정치: 지난달 의회가 초당적으로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반목과 불신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던 의회가 올해에는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주긴 했지만 미국 국민들의 의회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상황입니다.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2014년에 정부 폐쇄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공화당은 2014년에도 계속해서 오바마 정부가 통과시킨 건강보험개혁 법안 철회를 주장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입니다. 미 하원 의장인 존 뵈이너(John Boehner)는 더 보기

  • 2014년 1월 6일. 유럽에서도 티파티가 뜬다

    2010년 전후로 등장한 티파티는 미국 정치의 판도를 뒤흔들어 놨습니다. 티파티 회원들이 내세우는 문제의식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오늘날 미국의 정치 엘리트들이 건국의 정신을 잃어가고 있고, 둘째, 연방정부가 거대한 리바이어던이 되어가고 있으며, 셋째, 불법 이민이 사회 질서를 해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한 세력들이 현재 유럽에서도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유럽 버전의 티파티들은 미국의 티파티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릅니다. 우선 미국의 티파티는 공화당이라는 주류 정당 안에서 생겨난 분파로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전통적인 더 보기

  • 2014년 1월 6일. 2014년 유럽, 샤를마뉴 사망 1,200주기? 세계 1차대전 발발 100주기?

    “유럽의 왕 아버지(Rex Pater Europae)” 찰스 1세(Charles I) 또는 카를 대제(Karl der Grosse)라고도 불리지만, 샤를마뉴(Charlemagne)로 더욱 잘 알려진 프랑크왕국의 최전성기 시절 왕의 애칭입니다. 실제로 샤를마뉴는 476년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뒤 암흑의 시기를 지나 8세기 중반 처음으로 근대의 “유럽”에 근접한 통일된 영토의 왕국을 통치한 인물입니다. 샤를마뉴의 할아버지 대인 732년에는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 세력인 자라센 왕조를 물리쳐 유럽 대륙의 기독교 전통을 (간신히) 지켜내기도 했습니다. 로마 제국은 너무나도 먼 과거고, 나폴레옹이 대륙을 제패했던 건 상대적으로 너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