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분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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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2일. 가짜 뉴스의 시대, 가정에서의 미디어 교육이 중요합니다
저는 오래전 홀로코스트 강사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어두운 역사를 알려주어 공감 능력을 기르고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가 얼마나 나쁜지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었죠. 하지만 동시에 너무 끔찍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거나 폭력적인 이미지에 둔감해지지 않도록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도 업무의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오늘날 미디어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는데 다섯 살 난 아들은 이미 경찰관이 월터 스캇을 총으로 쏴 쓰러뜨리는 영상을 보고 더 보기 -
2017년 3월 18일. 사이버 살롱을 이끄는 주인, 존 브록만
“문화계의 흥행주” 혹은 “지적 촉매”로 통하는 Edge.org의 기획운영자 존 브록만. 영리한 서적상이자 비즈니스맨이며 엄청나게 유리한 계약을 따내기로 이름난 그를 문화계의 “거물”이라 부르는 이유는 단지 그가 출판업계의 큰손이어서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의 사업적 수완은 기실 “제3의 문화”를 이끄는 열정을 뒷받침하는 수단입니다. 워홀의 “공장”에서 스물세 살의 존 브록만은 낮에는 금융업계를, 밤에는 60년대 예술계의 한복판을 누볐습니다. 로버트 라우셴버그와 클래스 올덴버그, 혹은 살바도르 달리를 “삼나무 주점”에서 만났으며, 마침내는 앤디 워홀의 “공장”에 이르렀습니다. “믿기지 않는 창조적 더 보기 -
2017년 3월 16일. 성차별적 공격의 대상이 되는 여성 정치인, 좌우가 따로 없습니다
언제나 트위터에서 옷을 못 입는다고 놀림받고, “마녀”나 “나쁜년”으로 불리는 여성 정치인은 누구일까요? 힐러리 클린턴을 떠올리셨다고요? 정답입니다. 하지만 최근 떠오른 이 분야의 강자가 또 있습니다. 바로 백악관 고문 켈리앤 콘웨이입니다. 여성 혐오는 당파를 초월하는 문화입니다. 정치인을 비판할 때 쓸 수 있는 말은 차고 넘치지만, 사람들은 늘 여성 정치인을 비판할 때 성차별적인 표현으로 분노를 표현하곤 하죠. 남성은 물론 여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끊임없이 옷차림과 헤어스타일 지적을 받아온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콘웨이도 더 보기 -
2017년 3월 13일. 화제의 BBC 영상 속 여성이 보모로 오해받은 이유?
인터넷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비디오를 한 번쯤은 봤을 겁니다. 화상으로 BBC에 출연해 남북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던 백인 교수 뒤로 두 아이가 나타나고, 뒤이어 들어온 아시아인 여성이 황급히 아이들을 데리고 몸을 구부린 채 문을 닫고 나가는 영상은 방송을 탄 즉시 화제가 되었습니다. 영상 속 주인공은 한국 부산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 로버트 켈리였고, 여성은 켈리 교수의 부인인 한국 여성 김정아 씨였습니다. 진지한 방송 인터뷰나, 배경에 가지런히 늘어놓은 책과 지도로는 천진한 어린아이들을 막을 수 더 보기 -
2017년 3월 9일. 여성들이 말하는 여성운동의 다음 단계는? (3)
케이틀린 모란 (작가, 칼럼니스트) – “우리의 약점이 곧 우리의 무기입니다” 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장애물이라 여기는 모든 것입니다. 우리의 “나약함”, 몸에 걸치는 우스운 것들, 유머와 같은 것들이 실은 우리의 무기죠. 올 초 열린 여성행진에는 유모차와 휠체어, 장애인, “소수자 집단”에 속하는 여성들이 분홍색 모자를 쓰고 함께 했습니다. 이런 행진에 무장 경찰을 보낼 수 없으니, 이것은 곧 우리의 강점이 됩니다. 이런 행진을 폭력 시위,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낙인찍어 해산시킬 수 있는 더 보기 -
2017년 3월 8일. 여성들이 말하는 여성운동의 다음 단계는? (2)
앤-마리 이마피돈 (대영제국 훈장을 받은 컴퓨터/수학 신동) – “이공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TV에서 더 많이 보여줘야 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TV를 많이 보는 편이었습니다. 특히 제가 살던 런던 동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이스트엔더스”를 즐겨 보았습니다. 드라마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는 않지만,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기는 하죠. 어느새 등장인물들이 모두 휴대폰을 사용하게 되었고, 신기술이 스토리에 녹아들어가기도 하니까요. 저는 TV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진로도 성평등 투쟁 전선의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TV가 늘 그려내는 구태의연한 이공계 더 보기 -
2017년 3월 8일. ‘야망있는 여자’라는 표현이 암시하는 안 좋은 의미
역자 주 : 언어는 사람이 생각하는 과정을 크게 좌우합니다. 어떤 단어로, 어떤 문장으로 생각하는지는 결국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아가서 어떤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결정합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콘택트의 원작 소설인 너의 인생 이야기(The Story of Your Life)에서 작가 테드 챙(Ted Chiang)은 언어의 이런 영향력에 본인의 상상력을 더해서, 주인공이 외계인의 언어를 배움으로써 인간의 언어로부터 해방되어 시간을 초월하는 인지력을 가지게 된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인간이 외계 더 보기 -
2017년 3월 7일. 여성들이 말하는 여성운동의 다음 단계는? (1)
리나 던햄 (미국의 배우, 감독, 작가 겸 제작자) – “행동하세요” 오늘날의 사회 운동과 조직화를 보면 시위에 참여하는 것, 지역구 의원 사무실에 전화를 하는 것, 지역사회 단체에 가입하고, 매달 입금으로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의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직접 현장에 나타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얼마 전 열린 여성행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가운데는 타당한 이야기도 많았지만, 여성행진이 전 세계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가 될 수 더 보기 -
2017년 3월 3일. [칼럼] 새로운 PC의 도래, “포퓰리즘적 올바름”
미국의 트럼프 집권,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과 함께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무슨 말이든 거리낌없이 할 수 있고, 누구를 공격하거나 기분 상하게 하는 말도 마음놓고 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정치적 올바름이 죽고 불탄 잿더미에서 새롭게 부활하고 있는 PC문화가 있습니다. 가히 “포퓰리즘적 올바름(Populist correctness)”라 부를만 한 현상입니다. 새로운 PC는 특정 시각에 “엘리트주의”, 즉 “대중의 뜻에 반하고 애국적이지 않다”는 딱지를 붙여 폄하하고 침묵시키는 문화입니다. 더 보기 -
2017년 2월 17일. [칼럼] 비욘세의 승리, 그래미상 이상의 의미
흑인들은 뛰어난 상상력을 갖고 있습니다. 예술 분야에서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건이나 재산으로 취급받던 시절부터 실은 우리가 인간이며, 가족이라고 상상하며 살았습니다. 좀처럼 경험해본 적 없는 자유와 평등을 상상했죠. 신이 흑인에게만은 사랑을 돌려주지 않는 것 같던 시절에도 우리는 늘 사랑과 관용이 넘치는 신을 상상했습니다. 주말 내내 화제가 된 그래미상 시상식 퍼포먼스에서 비욘세가 보여준 것도 바로 상상력이었습니다. 유럽식 성모 마리아에 오슌과 같은 아프리카 여신의 이미지 등을 덧입혔고, 자신의 임신을 축하했고, 와산 샤이어(Warsan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