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veritaholic
  • 2017년 6월 30일. 기계와 인간이 협력하는 미래

    지난달 인류는 다시 한번 기계와의 대결에서 패했습니다. 추상적인 전략을 이용하는 보드게임인 바둑에서 구글의 알파고는 세계 1인자를 물리쳤습니다. 바둑은 극히 복잡한 게임으로 이번 승리는 다시 한번 기계학습 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크게 눈에 띄지 않은, 그러나 어쩌면 더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같은 기간 동안 이루어진, 일류 바둑기사들이 알파고와 팀을 이루어 대결을 펼친 일입니다. 이들은 알파고의 기보를 보며 새로운 전략을 배웠고 알파고를 통해 새로운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이 사실은 더 보기

  • 2017년 6월 27일. 힉스 입자 이후의 LHC(2/2)

    1부 보기 그러나 초대칭 입자를 위의 계산에 포함하자, 기적이 일어났다. 초대칭 입자는 다른 입자들의 효과를 상쇄했고 힉스 입자가 유한한 정상적인 질량을 가질 수 있게 만들었다. 이론물리학자들은 자연은 이렇게 작동한다고 말하곤 했다. 초대칭 이론은 이렇게 항상 변형이 가능한 매우 일반적인 아이디어이다. 모두가 초대칭 이론을 포기하거나 내기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초대칭 이론에 대한 낙관적 입장으로 잘 알려진 미시간 대학의 초끈 이론 물리학자 고든 케인은, 자신의 계산에 따르면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가장 더 보기

  • 2017년 6월 27일. 힉스 입자 이후의 LHC(1/2)

    메이린(Meyrin), 스위스 – 세상에서 가장 크고 비싼 타임머신이 재가동되고 있다. 제네바 외곽 프랑스와 스위스의 경계, 쇼핑몰과 들판이 자리한 이곳 지하에는 전자기력을 이용해 양성자를 가속해 빛의 속도로 서로 충돌시킴으로써 우주 탄생 1조분의 1초 후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둘레 17마일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가 있다. 이곳 유럽 입자물리연구소(CERN)에는 약 5천여 명의 물리학자가 자연에 존재하는 새로운 입자와 힘을 발견하기 위해 충돌로 만들어진 우주의 초기 모습에 관한 데이터를 컴퓨터로 확인하고 있으며, 이 연구는 적어도 앞으로 20년 더 보기

  • 2017년 6월 23일. 논란 중인 죽음에 도전하는 실험

    어떤 질병이든 줄기세포를 이용해 그 병의 치료법을 연구하려는 팀들이 있습니다. 당뇨에서 황반변성,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에 이르는 다양한 병에 대해 과학자들은 줄기세포로 치료법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 시작될 한 연구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위의 질병들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바로 죽은 사람을 살리려는 것입니다.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바이오쿼크(Bioquark)사는 줄기세포를 뇌사 환자의 척수에 주입하는 임상시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에게는 단백질 혼합물 주사와 뇌에 직접 가해지는 신경 전기자극 및 레이저 치료술 또한 주어집니다. 이들은 이 더 보기

  • 2017년 6월 21일. 달을 볼 수 있는 거미

    지난 5월 31일, 워싱턴 대학의 천문학자 제이미 로맥스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노트북 위로 거미 한 마리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틀 뒤, 다시 거미 한 마리가 떨어졌습니다. 곧이어 거미 여러마리가 천정을 기어다녔습니다. “조금 신경이 쓰이더군요. 나는 거미를 무서워하는 편은 아니지만, 누가 나 대신 이 방의 거미를 좀 치워준다면 기꺼이 그러라고 하겠어요. 머리위로 거미가 떨어지는 건 정말 원하지 않으니까요.” 로맥스는 이 거미의 이름이 제브라 깡총거미(zebra jumping spider)라는 것을 알아냈고, 트위터에 #ItIsRainingSpiderNotMen (#하늘에서거미가비처럼내려와남자말고) 라는 더 보기

  • 2017년 6월 20일. 피직스 투데이 1977년 9월호에 실린 스티븐 와인버그의 이휘소 박사 부고

    지난 6월 16일, 일리노이 키와니 근처에서 시카고 대학의 물리학 교수이자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 이론물리 학부장인 벤자민 W. 리(역주: 이휘소 박사)는 불운의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페르미 연구소 프로그램 자문 위원회의 하계 모임 참석차 콜로라도 아스펜으로 가는 길이었다. 동행하던 가족들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이휘소 박사는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입자물리학자 중 한 명 이었다.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학생 시절 미국으로 건너와 1956년 오하이오의 마이애미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58년 피츠버그 대학에서 더 보기

  • 2017년 6월 14일. 거울 실험과 동물의 마음(2/2)

    비둘기와 언어 능력을 가진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를 포함한 대부분의 새들은 거울 실험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조류의 연패 기록은 2008년, 괴테 대학의 헬무트 프라이어가 자기 목의 노란 점을 지우려는 골디와 게르티라는 이름의 두 유럽 까치의 행동을 발견함으로써 깨졌습니다. 이는 포유류를 제외한 동물들 중 거울 실험을 통과한 동물을 발견한 최초의 실험이며, 그 동물이 까치라는 점은 매우 그럴듯했습니다. 까치는 어치, 까마귀와 함께 까마귀속(corvid)에 속합니다. 이들은 “깃털달린 유인원”이라 불릴 정도로 높은 지능을 가지고 더 보기

  • 2017년 6월 14일. 거울 실험과 동물의 마음(1/2)

    지난 1월, 가디언의 한 편집자는 대머리 독수리가 자신의 모습이 비친 물을 바라보는 사진을 두고 이런 트윗을 올렸습니다. “독수리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이 사진이 최근 뉴스란을 채우고 있는 내용들에 대한 비유는 아닐 것이다.” (역주: 독수리는 미국의 상징입니다.) 이 사진은 모두 62,000 번 리트윗 되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애틀랜틱의 내 동료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독수리가 자기 모습을 알아볼만한 지능이 있을까?” 글쎄요. 1838년 3월, 젊은 무명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 역시 같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런던 동물원을 더 보기

  • 2017년 6월 9일. 집단에 대한 공감을 낮출 때

    “사람들은 정부 적자(federal deficit)를 항상 이야기합니다.” 2006년 노스웨스턴대학 졸업식에서 상원의원 바락 오바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우리의 공감 능력의 부족(empathy deficit)을 더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우리에게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의 연설 이후 “공감 부족”은 학계와 언론에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도 2016년 미국 대선과 그 결과를 이해하려면 특별한 공감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진보 지식인들은 앞다투어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한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공화당원들을 인터뷰했고, 농촌지역의 더 보기

  • 2017년 6월 5일. 거짓말 인간: 우리는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 자신을 속인다.

    우리의 일상은 자기기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다른 이보다 더 똑똑하고 더 잘생겼다고, 내가 지지하는 정당은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그리고 주위 사람을 돕기에는 내 생활이 너무 바쁘다고 말하며 자신을 속입니다. 1976년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서문에서 생물학자 로버트 트리버스는 이러한 자기기만에 대한 현대적인 설명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우리가 자신을 속이는 이유는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40년이 지나 트리버스와 그의 동료는 마침내 이 가설을 지지하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자기기만에 정보수집 더 보기

  • 2017년 6월 2일. [책] “저항불가: 중독 기술과 관련 산업의 부상”

    사회심리학자 아담 알터는 자신의 새 책 “저항 불가: 중독 기술과 관련 산업의 부상”에서 오늘날 어린이에서 어른에 이르는 모든 이들이 디지털 기기에 중독되어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독은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 중독임을 강조합니다.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 부교수인 36세의 알터의 전문 분야는 심리학과 마케팅입니다. 우리는 지난주 뉴욕타임스 사무실에서 두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아래에 그 대화를 정리했습니다. Q: 당신은 어떻게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와 소셜 미디어에 중독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나요? A: 과거에는 중독이란 더 보기

  • 2017년 5월 30일. 구글 어스는 어떻게 제인 구달의 침팬지 보호를 도왔나

    2000년대 초, 제인 구달과 릴리안 핀티아는 구글 어스를 이용해 탄자니아 지역을 자세히 살펴본 후, 1960년대 구달의 그 유명한 침팬지 연구의 배경이었으며 침팬지들의 주 서식지인 곰베 지역의 숲이 사라지는 속도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만약 이대로 둔다면, 침팬지들은 살 곳을 영영 잃게 될 것 같았습니다. 영장류 학자인 구달은 침팬지 연구로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라는 기존의 믿음을 깨뜨린 바 있습니다. 그녀는 곰베 지역의 벌채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지역 주민들에게 “침팬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