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ingpp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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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11일. 마추피추, 알몸 관광객들 일제 단속
스트리킹(Streaking). 대중 앞에서 알몸으로 달리기를 하거나 사진을 찍는 등의 행위를 일컫는 말입니다.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공유하고 퍼나르는 게 간단해지면서 전 세계 주요 유적지를 배경으로 한 스트리킹을 모아둔 페이스북 페이지도 있습니다. 잉카 문명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페루의 마추피추도 이런 유행에 홍역을 치렀습니다. 특히 지난해 남자 여행객 두 명이 마추피추를 배경으로 찍은 뒷모습 알몸 사진이 온라인 상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자 페루 당국은 스트리킹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마추피추가 있는 꾸스꼬 지역의 더 보기 -
2014년 3월 10일. “도심 광장 집회 금지” 마드리드 시장의 무리수에 비난 봇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도심에서도 가장 번잡한 지역을 꼽으라면 뿌에르따 델 쏠(Puerta del Sol) 광장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서울로 치면 서울광장쯤 되는 이곳은 늘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상업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도시에서 상징적인 장소가 지니는 공통적인 숙명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바로 집회가 끊임없이 계속된다는 사실입니다. 뿌에르따 델 솔 광장도 유로존 경제위기와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불만이 쌓인 스페인 시민들이 집회 장소로 애용하는 곳입니다. 이 곳에서 지난 2012년에는 총 396차례, 지난해에는 391차례의 집회가 더 보기 -
2014년 3월 7일. 경제지표의 탄생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지하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을 때 많은 이들이 뜨악하거나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당시 박 후보가 양성화라고 말했어야 할 것을 실수로 활성화라고 말했기 때문일 겁니다.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면 정부 입장에서 여러 가지 이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큰 매력은 세수가 오르고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GDP를 비롯한 국가경제 규모가 커진다는 데 있을 겁니다. “Il Sorpasso”. 추월(영어의 surpass에 해당)을 뜻하는 sorpasso라는 이탈리아어를 위에서처럼 대문자 S로 시작하는 단어로 쓰면 지난 1980년대 더 보기 -
2014년 3월 3일. 미국 민주당원들의 성향 차이, 2016 대선에 영향 미칠까?
“열심히 일하면 돈 많이 벌고 잘 살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환경보호에 예산을 지금보다 더 많이 써야 한다고 믿는다, 정부 부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 안 한다, (민주당 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중도, 보수적인 성향의 당원들보다) 동성결혼, 낙태, 유연한 이민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미국이 군사력의 절대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데 예산을 쓰는 게 훨씬 더 보기 -
2014년 2월 26일. 소비자 만족도 꼴지 스피릿 항공의 항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항공사 가운데 하나가 스피릿 항공(Spirit Airlines)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스피릿 항공의 모토는 어마어마하게 싼 비행기표입니다. 뉴욕에서 플로리다 주 포트 로더데일까지 가는 비행기표가 68.99달러, 우리돈 7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었습니다.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면 최소한 150달러는 내야 살 수 있는 구간입니다. 어떻게 이런 가격이 가능할까요? 답은 스피릿 항공의 이른바 가격 세분화 정책에 있습니다. 즉, 68.99달러는 순전히 운송 수단으로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데만 드는 값이고 여기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에 따로 요금을 더 보기 -
2014년 2월 24일. 피겨 스케이팅 심판들, 정말로 소트니코바에게 점수 몰아줬나
* 김연아 선수가 현역 선수로서 치른 마지막 대회인 동계올림픽 무대의 판정의 공정성을 둘러싸고 온갖 의혹과 비난이 주말 내내 봇물 터지듯 쏟아졌습니다. 많은 이들이 김연아의 연기가 훨씬 더 우아하고 흠잡을 데 없었는데,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즈는 겉보기에는 김연아의 연기가 더 예술성이 뛰어났을지 몰라도 금메달을 딴 소트니코바의 연기 구성이 더 높은 난이도로 이뤄져있어 객관적인 채점표대로 점수를 매긴다면 소트니코바의 손을 들어주는 게 맞다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문제가 더 보기 -
2014년 2월 24일. 유럽축구연맹 54번째 회원국 지브롤터의 꿈
지브롤터(Gibraltar).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클레스의 기둥에 비유됐던 지브롤터 해협의 북쪽 이베리아반도 남쪽에 자리한 이곳은 그리스인들에게는 ‘세상의 끝’이었고, 이베리아 반도의 주인이 로마 제국, 사라센 왕조, 스페인 제국으로 변하는 내내 경제적,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1713년 스페인 왕위계승 전쟁에서 영국이 승리한 뒤 위트레흐트 조약을 통해 통치권을 넘겨받은 뒤로 아직 스페인에 이를 넘기지 않고 있습니다. 여의도 면적의 두 배가 조금 넘는 넓이의 지브롤터에는 3만 명 남짓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이 지브롤터가 어제 프랑스 더 보기 -
2014년 2월 21일. 나라별 전투식량 열전
전투와 전쟁에서 병사들의 배를 채우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잘 먹어야 잘 싸운다(army marches on its stomach)”는 나폴레옹의 말이나 손자병법, 삼국지에서 병참기지를 급습해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병사들의 사기와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투식량은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휴대하기 쉬워야 하고 동시에 안전하고 쉽게 데워 먹을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맛이 있어야 하는데,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기가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먹을 만한’ 전투식량용 피자를 개발하는 데 오랜 더 보기 -
2014년 2월 20일. 전쟁과 개입에 지친 강대국들 덕에 독재자들이 덕을 본다?
1990년대 미국과 유럽의 언론을 매일같이 장식했던 보스니아 내전을 비롯한 발칸반도의 혼란을 보도하는 기자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톱 기사를 쓰고 싶은 욕망이 없지 않았을 테고, 생사를 오가는 전쟁터를 누빈다는 공명심도 있었겠지만 근간에는 분명 이 사태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을 겁니다. 이렇게 반인륜적이고 끔찍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온 세상이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 건 이런 일이 있다는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372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UN 인권보고서를 작성한 이들의 더 보기 -
2014년 2월 19일. 중국에 있는 티베트 고문서들의 안식처와 이를 설립한 미국인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 있는 서남민족대학에는 지난해 보존 가치가 뛰어난 티베트 고문서들 1만 2천여 점을 소장한 도서관이 개관했습니다. 봉건적이라고 간주된 것들은 모조리 태워버렸던 문화혁명 시기를 견뎌낸 고문서들은 최근 한족의 동화정책과 이에 반발해 잇따라 일어났던 티베트 승려와 민중들의 산발적인 저항이 부른 중국 정부의 티베트에 대한 강경 진압을 또 한 번 견뎌냈습니다. 이 도서관은 생의 대부분을 미국 의회도서관 사서로 일했던 학자이자, 티베트 불교문화원(Tibetan Buddhist Resource Center) 설립을 주도했던 고(故) 진 스미스(E. Gene Smith) 씨를 빼놓고 더 보기 -
2014년 2월 18일. 나이지리아에서 건너온 오순절파 교회의 성장, 미국의 교회 지형을 바꿀까?
“미국 어디에서든 차를 타면 10분 이내로 갈 수 있는 스타벅스처럼 우리 교회도 미국에 그렇게 많아져야 합니다. (적어도) 10마일마다 하나씩 교회를 짓는 게 목표예요.” 제임스 파델레(James Fadele) 목사는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한창 건설 중인 예배당과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대형 강당 등을 둘러보며 당차게 말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교회는 “구원받은 기독교인들을 위한 하나님의 교회(Redeemed Christian Church of God, RCCG)”로 지난 1952년 나이지리아에서 시작된 오순절파(Pentecostal)의 갈래를 더 보기 -
2014년 2월 17일. 당신은 러시아의 동성애 혐오를 떳떳하게 비판할 수 있습니까?
러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소치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주된 이야깃거리 가운데 하나는 성소수자들을 가혹하게 박해하는 러시아 정부였습니다. 외신들은 앞다퉈 러시아에서 동성애자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도했고, 소치의 유명한 게이바 마야크(Mayak)에는 취재를 위해 동성애자들을 찾는 기자들로 붐볐습니다. 외국어를 다 알아듣진 못하지만, 하루에 족히 열 명은 넘는 기자들이 카메라 앞에 서서 아마도 뻔한 내용을 앵무새처럼 읊조리고 있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몰려드는 취재진에 마야크의 단골 손님들은 마치 동물원 원숭이라도 된 기분이었을 겁니다. 러시아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