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ingppoo
  • 2012년 10월 24일. 헤레로族, 독일 제국주의를 향한 끝나지 않은 투쟁

    헤레로(Herero)족은 아프리카 나미비아 북서부 지방에 사는 부족입니다. 나미비아 일대는 19세기 말 뒤늦게 식민지 경영에 뛰어든 독일 제국주의의 식민지가 되었고, 헤레로 족은 ’20세기 최초의 집단 학살’을 당합니다. 독일 제국주의는 ‘질병을 옮긴다’, ‘열등한 인종을 제거해 순혈주의를 유지해야 한다’는 백인 우월주의, 서구 중심주의를 근거로 1904~1908년 4년이라는 기간 사이에 헤레로족의 50~80%를 몰살시켰습니다. 전쟁터에 위안부로 끌려간 여성들도 수도 없이 많았고, 일상 속에서도 여성에 대한 강간과 유아 살해가 매일같이 일어났지만 법의 심판을 받은 사례는 단 한 차례, 부족장의 아내를 더 보기

  • 2012년 10월 24일. 가뭄에도 미국 농경지 땅값은 오르고 또 오른다

    반세기만의 최악의 가뭄에도 미국 중부의 이른바 옥수수 지대(corn belt)의 농경지 값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가뭄 탓에 수확량은 크게 줄었지만, 대신 곡물 가격이 올라 미국 전체 농가수익은 1,220억 달러(135조 원)로 지난해보다 50억 달러 늘었습니다. 농장주들은 경작지를 늘리려 하고 낮은 은행이자 탓에 투자자들도 부동산을 좋은 투자처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농경지 값은 2008년을 제외하고 매년 10% 이상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 S&P 500 주식의 수익률이 10%를 넘은 해는 3년 뿐입니다. 땅값이 계속 오르자 1970, 80년대 더 보기

  • 2012년 10월 23일. 콜롬비아 정부 – FARC 평화협상 돌입: 이번엔 정말 타결되나?

    반 세기 가까이 계속된 FARC (Fuerzas Armadas Revolucionarias de Colombia, 콜롬비아 혁명군)의 반정부 무장 투쟁이 정말 종식될 수 있을까요? 콜롬비아 정부와 FARC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평화협상에 돌입했습니다. FARC는 단순한 게릴라가 아니라 1950년대 자유주의 세력과 보수주의 세력의 타협으로 정치지형이 짜이면서 소외된 좌익-농민 세력들이 토지를 독점한 기득권 세력에 반발해 결성된 단체입니다. 이번 평화협상 의제 5가지 가운데 토지반환법과 토지 배분 문제가 가장 핵심 쟁점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반군이 장악하고 있던 땅을 정부가 관리하거나 반군의 테러 더 보기

  • 2012년 10월 23일. “골드만삭스는 단순한 투자자를 노렸다”

    지난 3월 뉴욕타임즈에 “내가 골드만삭스를 그만두는 이유”라는 기고문을 쓴 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을 그만둔 그렉 스미스(Greg Smith) 씨가 미국 CBS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기고문과 같은 제목으로 최근 책을 낸 스미스 씨는 “골드만 삭스는 단순한 투자자들을 봉으로 만들어 부당한 이익을 착복했다”고 비난했습니다. “가능한 한 복잡한 금융상품을 고안해낸 뒤에 상품의 특성을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거나 확인하려 하지 않는 투자자들을 잡아 팔면 능력 있는 직원 소리를 들었어요.” “런던지점에 간 첫 주에 만난 어떤 25살쯤 됐을 동료직원은 방금 더 보기

  • 2012년 10월 23일. Economist紙의 미국 대선 길라잡이- ⑩ 범죄, 치안

    Economist紙가 인쇄판에 20쪽 분량의 “미국 대선 길라잡이”를 실었습니다. 이슈 별로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열 번째 이슈는 “범죄, 치안 문제”입니다. 원문을 보실 때는 시장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는, 그래서 오바마보다는 롬니를 선호하는 Economist의 성향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1990년대 들어 미국의 범죄율은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선거에서 범죄나 치안 관련 이슈를 앞세우는 게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민주당과 공화당은 범죄 문제를 정치쟁점화하는 대신 작은 범죄라도 저지르면 ‘법대로 처리’해서 징역을 살게 하는 방식을 더 보기

  • 2012년 10월 22일. 스페인 바스크 지방도 독립 주민투표 하나?

    어제 치러진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선거에서 바스크 민족의 독립을 지지하는 세력들의 연합인 EH Bildu가 전체의 25% 가량을 득표하며 2위로 약진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EH Bildu는 바스크 독립을 위해 무장투쟁을 벌여온 단체 ETA가 지난해 무장투쟁을 끝내기로 선언한 뒤 만든 연합체입니다. 여기에 온건한 방식의 독립을 지지하는 바스크 민족주의 정당 PNV가 35% 득표율로 제1당에 오르며 두 정당이 현재 여당인 사회당을 밀어내고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EH Bildu의 당수 우루쿨루는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카탈루냐 주정부의 행보를 주시하고 더 보기

  • 2012년 10월 22일. Economist紙의 미국 대선 길라잡이- ⑨ 국방

    Economist紙가 인쇄판에 20쪽 분량의 “미국 대선 길라잡이”를 실었습니다. 이슈 별로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홉 번째 이슈는 “국방”입니다. 원문을 보실 때는 시장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는, 그래서 오바마보다는 롬니를 선호하는 Economist의 성향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국방 분야는 사실 두 후보 모두 크게 쟁점화하지 않는 사안입니다. 9.11테러 이후 부시가 벌려 놓은 전쟁이 국가재정에 엄청난 부담이 됐을 뿐 아니라, 미국 유권자들도 전쟁의 수렁에서 그만 빠져나오고 싶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입니다. 오바마의 정책은 더 보기

  • 2012년 10월 22일. 과학 연구기금도 시민들에게 모금하는 시대

    인터넷을 통해 오가는 정보의 양이 늘어나면서 과학자들이 연구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새로워졌습니다. 미국의 경우 각종 과학 연구자금을 지원하는 ‘큰 손’ 격인 국립보건원(NIH)의 연구 프로젝트 채택률이 2003년 30%에서 지난해 18%로 떨어졌을 만큼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그러자 일부 과학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에게 소규모 후원을 받는 방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프린스턴 대학의 약리학자 펄스타인은 각성제이자 마약인 필로폰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자금 2만 5천 달러 모금을 목표로 지난 4일부터 RocketHub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모금에 더 보기

  • 2012년 10월 20일. Economist紙의 미국 대선 길라잡이- ⑧ 외교정책

    Economist紙가 인쇄판에 20쪽 분량의 “미국 대선 길라잡이”를 실었습니다. 이슈 별로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여덟 번째 이슈는 “외교 정책”입니다. 원문을 보실 때는 시장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는, 그래서 오바마보다는 롬니를 선호하는 Economist의 성향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군사력과 경제적 영향력만 놓고 보면 미국은 여전히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미국이 관여해야 할 일들이 터지지만, 미국의 개입이 환영 받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부시가 시작한 두 개의 독단적인 전쟁은 오바마에게 엄청난 재정적자만 물려준 더 보기

  • 2012년 10월 20일. 이집트 교사, 히잡 안 쓴 여학생 머리카락 잘라

    이집트 남부 룩소르 지방의 한 학교 교사가 니캅(무슬림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두건, 히잡의 일종)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12살 여학생 두 명의 머리카락을 잘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내 딸이 두 시간 동안 손 들고 있는 벌을 받았고, 머리카락도 강제로 잘렸다”며 검찰에 고발했고, 주정부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해당 교사를 즉각 다른 학교로 전근시켰습니다. 이번 사건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하야하고 대선에서 무슬림 형제단이 승리한 뒤 이집트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종교적) 보수화 더 보기

  • 2012년 10월 20일. 월마트 물류창고 노동자들의 절규

    미국 일리노이 주 내륙 엘우드에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 월마트의 물류창고가 있습니다. 미국 중서부지방의 월마트 물류의 중심기지이기도 한 이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36살 마이크 콤튼 씨는 창고 근처 버려진 빈집에 들어가 살고 있습니다. 괜찮은 빈집을 못 찾은 동료 가운데는 텐트를 치고 사는 이도 있습니다. 1년 내내 휴가 없이 일해도 콤튼 씨가 버는 돈은 1만 5천 달러 남짓.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액수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문제는 월마트가 창고 노동자 수급과 더 보기

  • 2012년 10월 19일. 길라드 호주 총리, 정말 여성 권익의 수호자인가?

    “야당 당수는 뭐라고 했죠? 낙태를 결정하는 여성은 생각없이 편한 길만 택한다고 폄하했고, 여자는 집에서 집안일이나 해야 한다는 견해를 굳이 숨기지 않으셨죠. 선거운동 기간엔 저를 향해 뭐라고 했습니까. “마녀를 몰아내자”고 떳떳하게 유세했죠? 이런 여성혐오주의자(Misogynist)가 야당의 당수라는 것부터 저는 굉장히 모욕을 느낍니다.” 호주 최초의 여성 총리인 노동당의 길라드(Gillard)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야당인 중도우파 자유당 애보트(Abbott) 당수를 향해 말그대로 사자후를 토했습니다. 짧은 발언 자체만 놓고 보면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고, 사회적으로 여전히 만연한 성차별 관념에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