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ingpp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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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2일. 美 패스트푸드 체인점 노동자들의 파업의 여파는 어디까지 미칠까?
40여 년 전 미국에서 가장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자동차나 철강회사들로 거의 예외없이 강력한 노조가 존재했습니다. 대기업 생산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미국 전체 노동자들의 중간값(median)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은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기업들은 맥도날드와 같은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 월마트와 같은 대형마트들로 이런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대개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합니다. 노조는 없고, 노조를 결성하려면 지난해 월마트 사례에서 보았듯이 사측의 끊임없는 방해공작을 견뎌내야 합니다. 이들은 미국의 임금노동자들 가운데 가장 더 보기 -
2013년 8월 9일. 독일 총선의 변수들
다음달 1일 독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와 제1야당인 사민당의 스타인브뤽(Peer Steinbrück) 당수의 TV 토론을 시작으로 독일은 본격적인 총선 정국에 돌입합니다. 더딘 속도지만 유로존 위기로부터 벗어나고 있고, 녹색당을 비롯한 야당이 주장하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유권자들에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던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메르켈 총리의 기민(CDU)-기사(CSU) 연합의 승리는 떼어 놓은 당상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스노든(Edward Snowden)의 폭로로 알려진 미국, 영국 정보당국의 불법 도청, 감청 문제가 불거지면서 메르켈 총리는 졸지에 완전히 수세에 몰렸습니다. 아직까지 도청의 더 보기 -
2013년 8월 8일. “1억 유로에 공항 사실 분?” 스페인 경기침체의 자화상
스페인 중부 카스티야 지방의 소도시 시우다드 레알(Ciudad Real)의 인구는 7만 5천 명입니다. 대부분의 스페인 사람들조차 어디에 붙어 있는지 정확히 모르는 이 작은 도시에 A380도 너끈히 이착륙할 수 있는 넓은 활주로와 대형 터미널을 자랑하는 시우다드 레알 라만차 공항이 들어서 있습니다. 으리으리한 시설을 지어는 놨지만 수요가 거의 없다 보니 이내 적자에 허덕이게 되었고, 경기 침체와 함께 부동산, 건설업계의 거품이 꺼지자 공항은 거대한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공항 지분의 68%를 소유했던 최대주주 카스티야 라만차 더 보기 -
2013년 8월 7일. 당신의 아이패드, 아이폰을 실제로 만드는 이들의 사연
위티엔. 지난 2010년 3월 어느날 아침 8시 중국 선전에 있는 폭스콘(Foxconn)의 롱후아 공장 기숙사 건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뛰어내렸던 한 여성의 이름입니다. 공장에서 일하던 위 티엔의 당시 나이는 17살. 12일 동안 사경을 헤맨 끝에 목숨은 구했지만 신경을 다쳐 하반신은 평생 쓸 수 없게 됐습니다. 2010년 롱후아 공장에서만 18명이 자살을 기도했고 14명이 숨졌습니다. 18명 모두 25살도 안 된 젊은, 아니 어린 노동자들이었습니다. 40만 노동자가 롱후아 공장에서만 하루에 아이폰 13만 7천 대를 더 보기 -
2013년 8월 6일. 어린이들까지 함구령? 가스 시추회사의 보상금 합의 강행 비난 받아
값싼 천연가스인 셰일가스 시추 붐이 여전한 미국에서 가스전이 개발되는 곳에 사는 지역 주민들과 시추회사 사이의 법적 다툼은 흔한 일입니다. 대개 주민들은 개발을 담당하는 회사로부터 적당한 수준의 보상금을 받은 뒤 거주지를 옮깁니다. 그런데 최근 주요 시추회사 가운데 하나인 레인지 리소스(Range Resources Ltd.)가 한 가족에게 75만 달러(8억 3,500만 원)를 보상하기로 합의하면서 어른들 뿐 아니라 가족 전체에게 일종의 함구령을 강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년 전 펜실베니아 주 법원에서 레인지 리소스와 할로위치(Hallowich) 더 보기 -
2013년 8월 5일. 중동에서 급성장하는 무알콜 맥주 시장
애주가들은 무알콜 맥주에 대해 심한 반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콜도 없는 게 술이냐’는 논리죠. 하지만 지난해 전 세계 무알콜 맥주 소비량은 22억 리터로 5년 전보다 80%나 늘어났습니다. 대부분 나라에서 무알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은 건강을 생각하는 일부 소비자들이지만, 술을 마시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는 이슬람 사회에서는 얘기가 다릅니다. 이슬람 율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맥주를 마시는 문화를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지금껏 술은 집에서만 몰래몰래 마시던 중동 사람들이 식당이나 바에서 더 보기 -
2013년 8월 2일. 터키, 무슬림의 비잔틴 문화재 훼손 논란
지난 5일 터키 북부의 흑해 연안도시 트라브존(Trabzon)에서 이슬람 교도들의 신성한 의식인 라마단의 시작을 알리는 기도회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기도회가 열린 장소가 적지 않은 세속주의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슬람주의자들은 도시 곳곳에 널린 이슬람교 사원 모스크 대신 아야소피아(Haghia Sophia)를 기도회 장소로 택했습니다. 이스탄불에 있는 아야소피아와 이름이 같은 트라브존의 아야소피아는 보존 가치가 높은 13세기 비잔틴 양식의 건축 문화재로서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지배를 받기 시작한 뒤 모스크로 사용되다가 1964년부터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터키 정부 산하의 (종교 관련) 문화재 더 보기 -
2013년 8월 1일. 이탈리아의 인종차별이 유독 심한 이유
– 아래 글은 작가 토비아스 존스(Tobias Jones)가 영국 일간지 Guardian에 기고한 글을 요약한 내용입니다. 이탈리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장관이 된 키엥게(Cécile Kyenge)를 향해 한 청중이 바나나를 투척했습니다. 보수 정당인 북부연맹의 상원의원은 키엥게 장관을 보면 오랑우탄이 떠오른다고 공개 석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말했습니다. 북부연맹의 한 지방의회의 여성 의원은 심지어 “(키엥게는) 강간을 당해도 싸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지난주 AC밀란의 축구선수 콘스탄트(Kevin Constant)는 친선 경기 중에 관중들이 흑인 선수들을 비하하는 뜻으로 내는 원숭이 울음소리를 듣다 못해 더 보기 -
2013년 7월 31일. 학생은 돈 벌면 안 된다는 NCAA의 주장은 타당한가
미국대학경기협회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는 프로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수많은 선수들이 거스를 수 없는 강력한 제도입니다. 미식축구, 농구 등 주요종목의 프로구단 대부분이 NCAA에 속한 대학들에서 선수를 스카웃하는데, 대학 선수들은 장학금과 학비는 지원 받지만 연봉을 비롯한 급여를 받지 못하고 뛰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NCAA와 대학들은 선수들 덕에 벌어들인 경기 중계권료와 상품 판매 수익을 비인기종목 선수들의 장학금 등으로 씁니다. 종목마다 차이가 있고 선수들마다 개인차도 있겠지만, 20대 초반이면 대개 체력과 경기력이 이미 정점에 올라선 더 보기 -
2013년 7월 30일.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비만과의 전쟁”
세계에서 탄산음료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 멕시코.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가장 성행하는 나라 페루. 과일을 비롯한 농수산물의 대표적인 수출국인데도 국민들은 먹을거리의 절반 이상을 가공식품으로 때우는 나라 칠레. 나라마다 사정은 조금씩 달라도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국들의 허리 치수는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건 더이상 굶주림이 아닙니다. 비만입니다. 비만 때문에 생기는 고혈압, 당뇨, 암 등 성인병으로 인한 사망자도 늘어나고, 그만큼 의료비 지출도 높아졌습니다. 멕시코에서 당뇨로 숨지는 사람은 연간 7만 더 보기 -
2013년 7월 29일. 무인항공기 조종사의 삶
“실제로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때도 있어요. (진짜 게임과 차이가 있다면) 4년 동안 같은 난이도의 게임을 무수히 반복하는 거죠. 가끔 목표물이 아닌 곳에 폭탄을 떨어트리기도 해요. 그러면 게임이 아니라 실제로 무고한 사람들이 죽죠.” 전직 무인항공기(Drone) 조종사는 아무런 감정이 없는 담담한 말투로 비교적 끔찍한 내용을 증언합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제국전쟁박물관(Imperial War Museum) 내에 새로 개장하는 현대관이 준비한 30분 길이의 다큐멘터리 영화 “(상공) 5천 피트가 적당해 – 5,000 Feet is 더 보기 -
2013년 7월 26일. 끝없이 늘어선 시리아 난민, 마땅한 해결책 없는 세계
시리아 내전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2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내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시리아를 탈출한 난민의 숫자는 2백만 명. 여기에 아직 시리아 내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4백만 명이 난민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체 인구의 1/4이 나라를 등지고 살 곳을 찾아 떠나게 되는 셈입니다. 이런 대규모 이동은 당연히 주변 나라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을 지웁니다. 레바논 인구의 1/6이 시리아 난민이고, 요르단에 있는 가장 큰 난민 캠프는 인구 수로만 따지면 요르단에서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