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이패드, 아이폰을 실제로 만드는 이들의 사연
2013년 8월 7일  |  By:   |  IT, 세계  |  No Comment

위티엔. 지난 2010년 3월 어느날 아침 8시 중국 선전에 있는 폭스콘(Foxconn)의 롱후아 공장 기숙사 건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뛰어내렸던 한 여성의 이름입니다. 공장에서 일하던 위 티엔의 당시 나이는 17살. 12일 동안 사경을 헤맨 끝에 목숨은 구했지만 신경을 다쳐 하반신은 평생 쓸 수 없게 됐습니다. 2010년 롱후아 공장에서만 18명이 자살을 기도했고 14명이 숨졌습니다. 18명 모두 25살도 안 된 젊은, 아니 어린 노동자들이었습니다.

40만 노동자가 롱후아 공장에서만 하루에 아이폰 13만 7천 대를 찍어냅니다. 분당 90대가 생산되는 셈입니다. 엄청난 속도의 생산성에 가려 알려지지 않던 열악한 노동조건이 노동자들의 잇따른 자살 시도로 세상에 알려졌지만, 노동 환경은 아직까지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실제로 노동력을 혹사당하며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인터뷰는 접하기 쉽지 않습니다. 홍콩의 한 시민단체가 죽을 고비를 넘긴 위티엔을 오랫동안 인터뷰해 보고서를 냈습니다.

2010년 2월 위티엔은 가난한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납니다. 아버지가 그녀의 손에 쥐어준 건 간신히 긁어모은 돈 500위안(9만 원)과 고물 휴대전화였습니다. 1천 킬로미터도 더 되는 선전의 폭스콘 공장은 당장 위티엔의 꿈을 이뤄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위티엔은 폭스콘의 여느 노동자들처럼 어떠한 업무 교육도 받지 않은 채 작업현장에 투입됩니다. 하루 12시간, 주 6일 근무가 기본이었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조근, 특근, 야근, 휴일근무에 밥 먹을 시간은 고사하고 화장실 갈 짬도 내기 어려웠습니다. 고단한 일을 마치고 8명이 함께 쓰는 비좁은 기숙사 방에 돌아오면, 통성명 할 틈도 없어 이름도 모르는 친구들 틈에서 쪽잠을 자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시 일터로 끌려갔습니다. 외국 언론들에는 노동자들의 여가시설이라며 커다란 수영장과 깨끗하게 정돈된 가게들이 소개됐지만, 위티엔은 그런 곳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기다리던 첫 달 월급이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제때 지급되지 않자 위티엔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맙니다. 위티엔이 못 받은 월급은 우리돈 24만 원. 아이폰5 가격의 1/4이 조금 넘는 돈입니다.

애플은 가장 큰 제품 생산업체인 폭스콘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근본적으로는 폭스콘의 납품 단가가 너무 싸기 때문에 노동자들을 더 착취하게 되는 구조인데, 애플은 이에 대한 어떤 개선책도 내놓은 적이 없습니다. 애플 홍보팀에 문의했더니 그런 문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지만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한 지원은 아끼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애플의 공식 메뉴얼에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학위를 따거나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월급 24만 원을 못 받아 목숨을 끊으려 했던 유티안과 같은 노동자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지원책입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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