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 확진 변수, 이코노미스트의 선거 예측 모델의 예측은?
이코노미스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뉴스는 전례 없는 2020 선거철 소식 가운데서도 충격적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협을 별것 아니라고 여겨온 대통령이 이제 700만(더하기 무증상 환자 수백만 명)에 달하는 미국의 코로나 환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대통령의 확진 소식으로 여러 가지 질문이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은 아무래도 이 소식이 트럼프의 재선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방해가 될지겠죠. 이 질문에 딱 떨어지는 답을 내리기는 어렵겠지만, 근거를 갖춘 실마리 몇 개를 찾아볼 수는 있습니다.
첫째로,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이 지난 4월 코로나에 걸렸을 때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여론조사기관인 유거브(YouGov)에 따르면 존슨 총리 개인에 대한 지지율은 확진 이후 소폭 상승했습니다. 입원 후 2주에 걸쳐 총리를 호감으로 여기는 유권자의 비율이 54%에서 60%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당시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확진 사실 자체가 어떤 영향력을 미쳤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또한, 총리 개인에 대한 호감도 상승과 달리 정부에 대한 지지도는 총리의 확진 이후에 오히려 떨어졌죠.
두 번째로 고려할 사항은 코로나가 원래부터 트럼프에게 불리한 이슈였다는 점입니다. 대통령 본인의 확진 소식으로 코로나라는 이슈가 다시금 부각되면 대통령의 대처 부족을 유권자들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 있습니다. 등록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유거브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트럼프의 코로나 대처에 긍정적인 인상을 받은 응답자는 41%, 부정적인 응답자는 56%였습니다.
지금까지의 대선 레이스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놀랄 만큼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의 자체 선거 예측 모델에 따르면, 7월 이후 지지율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눈에 띄는 예외는 8월 말 전당대회 이후 바이든의 지지율이 잠시 짧게 오른 것, 그리고 최근 트럼프의 지지율이 다소 떨어진 것인데, 이는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후보 지명을 강행한 데 대한 반발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로 중증을 앓지 않고 회복한다면, 이 사건 자체는 대선 경쟁 구도에서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입니다. 2016년 제임스 코미 FBI 전 국장이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수사 건에 대해 의회에 보낸 서한, 2008년 리만브라더스 사태가 대선에 미친 영향을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우리의 모델에 따르면 전자의 사건은 늦게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던 유권자들이 트럼프 쪽으로 조금 기우는 계기가 되었고, 후자의 사건은 버락 오바마에게 3~4%p 지지율 상승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아주 치열한 접전이라면 작은 변화로도 결과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사실 이 정도 수치 변화가 큰 변수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