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들은 왜 가까운 걸프 나라들로 가지 않을까?
중동의 부유한 국가들이 이웃 시리아 난민들에게 일시적인 피난처를 제공하는 것은 참으로 자연스러운 해결책처럼 보입니다. 난민들이 배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도 없고, 언어와 문화가 익숙한 곳에 머무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UN 난민기구나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과 같은 인권 기구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레이트와 같은 걸프만에 위치한 국가들은 난민 수용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권 단체들은 걸프 국가들이 전통적으로 난민 문제에 무관심했다며, 이번 사태에 좀 더 관심을 갖고 각자의 몫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외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레바논이나 요르단에 머물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에게 대규모 지원을 해왔다고 말합니다.
휴먼라이츠워치에서 난민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빌 프렐릭은 걸프 국가들에는 난민 수용 제도 자체가 없으며, 시리아인들을 그저 외국인 노동자로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즉, 박해나 전쟁을 피해서 이주하는 시리아인들을 고용하기는 하지만, 이들을 난민으로 분류하지도, 지위에 상응하는 보호를 제공하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이들 국가에서는 난민들이 몰려와 국가의 안정을 해치거나 일자리를 모두 차지할 거라는 불안감도 존재합니다.
“시리아 난민을 수용해야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전혀 없죠.”
레퓨지스 인터내셔널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지금 인권 단체들을 중심으로 국제 사회에서는 중동 지역의 부유한 국가들이 난민 사태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걸프 국가들이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도 최근의 기자회견에서 현 사태를 “비극”이라고 칭했을 뿐, 수용 의사는 전혀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랍 지역에서도 트위터 해시태그와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살배기 아일란 셰누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소셜미디어 상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N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