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흡연율, 라틴 아메리카는 줄고 아프리카는 늘고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에서 흡연자가 설 자리가 가장 빠르게 줄어든 나라는 아마 파나마일 겁니다. 지난 2008년 파나마는 실내, 실외, 직장, 스포츠 경기장을 비롯한 사실상 거의 모든 공공 장소를 금연 구역으로 지정했고, 같은 해 담배 제품에 대한 일체의 광고, 홍보를 금지시켰습니다. 담배갑 포장의 60% 면적은 반드시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경고 문구에 할애해야 합니다. 이런 강력한 정책의 효과는 금방 나타났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파나마에서는 지난 15년간 흡연율(전체 인구 가운데 흡연자의 비율)이 15.4%에서 6.6%로 무려 57%나 감소했습니다. 감소세는 계속 이어져 2025년에는 흡연율이 3.9%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세계보건기구는 전망했습니다.
공중 보건에 대한 정부 지출이 높은 북유럽의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가 흡연율 감소 2, 3위를 각각 차지했고, 미얀마가 4위에 올랐습니다. 5위에 오른 우루과이는 정부가 다국적 담배회사인 필립 모리스와 지리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담배갑에 의무적으로 표시하는 건강 관련 경고 문구 비율을 80%로 늘리라는 규정에 필립 모리스가 트레이드마크를 침해하는 규정이라며 소송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우루과이 정부가 지출해야 하는 막대한 소송 비용 가운데 일부는 전 뉴욕 시장인 마이클 블룸버그가 설립한 재단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와 빌 게이츠는 지난주 개발도상국 정부가 담배 회사와의 소송에 드는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45억 원 가량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흡연율 감소에서는 6위를 차지했지만, 실제 흡연 인구 감소만 놓고 보면 인구가 많은 인도가 가장 눈에 띕니다. 한때 1억 명이 넘었던 인도의 흡연 인구는 15년 전보다 3,700만 명이 줄어들었습니다. 인도의 흡연율도 2025년에는 7.9%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반면 흡연율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된 26개 나라를 살펴보면 대체로 국민소득이 낮은 개발도상국이 많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16개 나라가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이었습니다. (조사대상에 포함된 국가 가운데) 동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아이티만이 흡연율이 늘어나는 추세였습니다. 흡연율 증가 1위를 차지한 콩고 공화국의 흡연율은 15년 전보다 네 배 가까이 급증한 22%였고, 증가세가 이어져 10년 후에는 거의 인구의 절반이 담배를 피울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FiveThirtyE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