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필요보다 성적 기반으로 장학금을 주는 것의 문제점
2013년 9월 30일  |  By:   |  Economy / Business  |  No Comment

맥스 러셀은 성실히 공부하던 고등학생이었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생계를 돕기 위해서 일주일에 25시간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습니다.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면서 그의 학점은 4점 만점에 3.5점에서 2.5점으로 떨어졌고 이는 4년제 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을 했고 작년에 학자금 대출을 받고 다른 장학금등을 받아서 인디애나주에서 가장 명성있는 대학중 하나인 퍼듀 대학(Purdue University)으로 편입했습니다. 퍼듀 대학에서 맥스는 고등학교 동창인 크리스토퍼를 만났습니다. 크리스토퍼의 가족은 맥스보다 훨씬 부유했지만 크리스토퍼는 전액 장학금을 받고 대학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크리스토퍼는 입학 당시 성적 기반으로 수여되는 장학금을 학교로부터 받았고 이 장학금은 등록금과 건강 보험료도 지원해 주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주립대학들은 경제적으로 필요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시스템에서 성적을 기준으로 주는 시스템으로 옮겨 왔습니다. 지난 20년간 미국의 주들이 수여한 장학금 중에서 성적 기반 장학금의 비율은 세 배나 증가했고 2010년 기준으로 전체 장학금의 29%에 달합니다. 주정부와 주립대학들은 성적 기반으로 장학금을 주는 것이 고등학생들의 성취를 높이고 똑똑한 학생들을 주에 머무르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 절실히 장학금이 필요한 저소득층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적 기반 장학금은 대학 입학 시험인 SAT 점수를 바탕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SAT 점수는 부모의 소득 수준과 상관 관계가 높습니다. 따라서 가계 소득이 25만 달러 이상 가정의 자녀 5명당 1명이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는 반면, 소득 수준이 3만 달러 이하 가계의 자녀의 경우 10명 당 한명만이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학교들은 이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 정부가 주립 대학에 제공하는 예산이 줄어들면서 학교들은 부유한 가정 출신 학생들이 학교 예산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크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경제적으로 필요한 학생 한명에게 전액 장학금을 주는 것보다 4명의 부유한 가정 학생들에게 25% 등록금 할인을 해 주는 것이 학교 입장에서 이득이라는 것입니다.

성적 기반으로 장학금을 주는 것은 가난한 학생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사실 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성적 우수 장학금은 똑똑한 학생들이 다른 주에 있는 학교로 가는 것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그렇다는 근거도 없습니다. 코넬과 시카고대학 경제학자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주립 대학들의 성적 우수 장학금은 수혜자 학생들이 졸업 후 그 주에 머무르도록 하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었습니다. 성적 우수 장학금은 수혜자 학생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 연구진은 매사추세츠주에서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고 주립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졸업 비율을 살펴보았습니다. 성적 우수 장학금은 수혜 학생들의 대학 졸업 비율을 오히려 낮췄는데 그 이유는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 자신의 성적보다 낮은 학교에 입학한 경우 동기들의 졸업 비율이 낮기 때문에 이러한 주변 환경이 장학금 수혜 학생의 졸업 비율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소득층 학생이 장학금을 받는 경우는 큰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장학금이 등록금의 25%를 커버하면 6년안에 대학을 졸업하는 비율이 45%지만 등록금의 75%이상을 커버하면 졸업 비율은 68%로 크게 오릅니다.

미국 사회에서 대학 학위를 가진 사람의 비율은 지난 몇 십년간 크게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가는 대부분 부유한 가정 출신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24세 성인을 기준으로 할 때 소득 분포 상위 25% 가정 출신의 경우 대학 졸업 비율은 1970년대 40%에서 2011년 70%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소득 분포 하위 25% 가정 출신의 경우는 1970년 6%에서 2011년 10%로 큰 변화가 없습니다. 최근 연구들은 대학 졸업자가 많아지는 것은 주변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 정부와 주립대학들이 장학금을 필요 기반보다 성적 기반으로 주면서 대학 졸업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의 수 자체를 줄이고 있습니다. 필요 기반 장학금은 단순한 이타주의가 아닙니다. 저소득층에게 필요한 장학금을 지급함으로써 주 내에서 대학 졸업생의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미래에 세금을 더 많이 낼 수 있는 사람을 늘리는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정책입니다. 성적 기반 장학금은 경제적으로 매우 근시안적인 정책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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