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무역협정, G8 정상회담에서 순탄치 않은 첫걸음
2013년 6월 18일  |  By:   |  Economy / Business  |  No Comment

G8의 정상들이 영국 북아일랜드의 에니스킬렌(Enniskillen) 근처에 모여 정상외교를 시작했습니다. 시리아 문제를 둘러싼 러시아와 다른 나라의 의견 조율을 둘러싼 문제가 가장 시끄러워 보이지만 더 굵직한 이슈는 역시 미국과 유럽연합 사이의 무역협정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워싱턴에서 미국과 유럽연합의 무역협상을 개시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전 세계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과 EU 사이에 관세가 철폐되고 규제가 풀리며 상품과 서비스가 더 쉽게 오가는 건 분명 엄청난 ‘사건’이 될 겁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 수출을 연간 1,870억 유로(280조 원) 어치 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크린쿼터 제도 등을 이용해 자국의 방송, 영화산업을 철저히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프랑스 정부는 협상 자체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여 왔습니다. 특히 지난주 금요일 프랑스 예술가단체와 정치인들의 캠페인 끝에 유럽연합 무역장관들이 방송, 영화 분야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하자, 바로소(José Manuel Barroso)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프랑스 정부를 향해 “반세계화를 부르짖는 반동적(reactionary)인 구태”라며 일침을 가한 게 문제가 됐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도를 넘은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발끈하고 나섰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대변인이 뒤늦게 바로소 위원장의 발언이 본래 뜻과 달리 전달됐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프랑스 정부가 아니면 누구를 비난한 것이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유럽연합 내에서는 프랑스의 완강한 반대 탓에 미국이 특정 분야를 아예 협상 의제에서 빼버리는 등 협상 자체가 타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염두에 둔 듯 “양측 모두 각자 사정이 있을 수 있고, 풀어야 할 정치적인 의제가 많겠지만, 지엽적인 문제보다 큰 그림을 보고 협상을 진행해 가자”고 말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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