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절도는 증가하는데 통신사와 제조사는 수수방관
지난 3월에 뉴욕시 브롱크스 버스 정류장에서 한 청소년이 로즈 차(Rose Cha) 씨의 스마트폰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이런 일을 무려 세 번째 당하게 된 차 씨는 이를 즉각 통신사와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번에도 범인을 못 잡고 있습니다. 절도 신고가 들어오면 전국적인 핸드폰 고유번호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분실된 핸드폰을 추적하지만, 훔친 사람들이 고유번호를 조작하거나 해외로 팔아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통신사와 핸드폰 제조사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지난해만 1,829건의 핸드폰 도난사건이 일어난 워싱턴 DC의 경찰서장 캐씨 래니어(Cathy Lanier)는 통신사들에겐 새 핸드폰을 더 많이 팔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에 수수방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지방 검사인 조지 개스콘(George Gascon)은 애플과 같은 제조사들이 기술을 이용해 절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지난해 3월 애플사에서 정부정책 관련 담당자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애플 측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핸드폰 판매 시장은 매우 큰 이윤이 발생하는 분야입니다. 지난해 매출만 69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핸드폰 절도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해 발생한 모든 절도 중에서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사건이 핸드폰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이는 2011년 36%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워싱턴 DC에서도 전체 절도사건 가운데 42%가 핸드폰 절도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애플은 Find My iPhone 이라는 공짜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잃어버린 아이폰을 찾거나 아이폰에 내장된 데이터를 지울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핸드폰이 꺼져 있거나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이 서비스가 무용지물이라는 점입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시스템에는 이러한 위치 추적 소프트웨어가 아예 있지도 않습니다. 핸드폰 절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지난주 뉴욕 출신 민주당 하원의원 엘리엇 엥겔(Eliot Engel)은 핸드폰의 고유번호를 지우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등의 예방조치를 포함한 법안을 미 하원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훔친 아이폰을 되파는 시장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새 아이폰은 400~500달러 선에서 현금으로 거래되고, 아이폰 5의 경우는 650달러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훔친 아이폰은 이를 되파는 업자들이 운영하는 창고로 옮겨지는데, 여기서 중간업자가 핸드폰의 메모리를 지웁니다. 메모리가 지워지면 경찰이 이 핸드폰이 훔친 것인지를 증명하기가 어렵고 따라서 주인에게 돌아가는 확률이 줄어듭니다. 지난 6개월간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훔친 아이폰을 대규모로 유통하는 6개 이상의 창고를 급습했는데, 수천 개의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가 발견되었습니다. 지난 11월 발각된 한 창고에서는 50만 달러 어치의 훔친 전자제품들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발각된 업자들은 훔친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2주 간격으로 오클랜드에 있는 벼룩 시장에 판매하거나 멕시코나 베트남, 중국 등 해외로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N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