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진 칼럼] 뇌과학이 알려주는 집중의 요령
tags : #뇌과학, #데이비드 바드르, #몰입, #아리스토텔레스, #집중 2022년 4월 22일 | By: veritaholic |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 No Comment그동안은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누가 한 말인지 찾아보니 아리스토텔레스라고 나오네요. 믿어지지 않지만, 웬만한 영문 인용구 사이트들도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봐서 사실인가 봅니다. 정확히는 “Well begun is half done”, 곧 “좋은 시작이 절반”이라고 말했군요. 어쨌든 시작이 정말로 어렵다는 점에서 그 말이 맞는 말이라 생각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제 점점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시작은 반이 아니라 전부입니다.
저 역시 이번 글을 쓰기에 앞서 책상에 앉기 전에 온갖 다른 일들을 찾아 헤맸습니다. 앉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괜히 냉장고를 열어보고, 바닥의 먼지를 닦고, 철봉에 매달렸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지 찾아보다가 지난 3월 네이처에 올라온 데이비드 바드르의 글을 찾았습니다. 바드르는 인지 제어를 연구하는 뇌과학자로 “뇌는 어떻게 일하는가(On Task)”를 작년 말에 출간했습니다.
이 글에서 그는 뇌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어떻게 어려운 일에 계속 집중할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사실 이 글이 마음에 든 것은 바로 첫 문장 때문입니다.
과학자에게 가장 큰 보상의 순간은 아주 어려운 문제와 부딪힐 때 주어진다.
이 말은 어려운 것은 좋지 않은, 곧 피해야 하는 것이라는 상식에 반하는 주장입니다. 상식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주장이라 더 의미가 깊습니다. 두 가지 의미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그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을 때 얻게 될 크나 큰 희열입니다. 학문의 길에 선 이들 중에 이런 꿈을 꾸어보지 않은 이들은 없을 겁니다. 노벨상이라는 명예와 금전적 보상을 뛰어넘는 전 국민의 염원이 있고, 밀레니엄 문제와 같은 비트 시대에 맞는 목표들도 있었습니다. 자신의 연구에서 맞닥뜨린 문제가 그 분야의 잘 알려진 난제일 때, 그리고 이 연구를 통해 그 문제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연구자들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그 문제에 빠져듭니다. 물론 대부분은 실패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문제가 난제라고 불리지도 않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