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진 칼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WHO 발표
2022년 4월 12일  |  By:   |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  No Comment

지난해 가을만 해도 코로나19 종식을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되면서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죠. 오늘은 지난해 11월 28일에 쓴 세계보건기구(WHO)의 오미크론 변이 발표에 관한 내용을 다시 올립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B.1.1.529)를 ‘우려 변이(VOC, Variant of Concern)’로 지정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분류표

새로운 변이가 발견되면 여기에 그리스 알파벳 순서대로 이름을 붙이고, 관찰(VBM, Variant Being Monitored), 주의(VOI, Variant of Interest), 우려(VOC), 고위험(VOHC, Variant of High Consequence) 단계로 분류합니다. 오미크론 변이 전에는 델타 변이(B.1.617.2 and AY lineages)만 우려 변이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주말 오미크론 변이를 우려 변이로 지정했습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 코로나19 기술 책임을 맡고 있는 마리아 반 커코브(Dr. Maria Van Kerkhove) 박사가 오미크론 변이에 관해 한 짧은 인터뷰를 했는데, 이 인터뷰를 번역했습니다. (원본 영상)

또 그리스 알파벳 순서대로 이름을 정한다고 하면서 앞선 변이였던 뮤 변이 다음 알파벳인 뉴와 자이를 건너뛴 이유도 알아봤습니다.


오늘(26일) 세계보건기구 전염병 대응 그룹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B.1.1.529의 확산 상황과 특징을 점검하고, 변이 바이러스를 주의 변이(VOI)와 우려 변이(VOC) 가운데 어디에 분류하는 게 좋을지 논의했습니다.

마리아 반 커코프 박사. 사진=WHO 인터뷰 갈무리

특히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상황이 심각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건 당국은 세계보건기구에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이번 변이를 우려 변이로 지정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B.1.1.529 변이 바이러스를 우려 변이로 지정합니다. 새 변이의 이름은 오미크론입니다.

오미크론 변이를 우려 변이로 지정한 이유를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오미크론 변이는 돌연변이가 아주 많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우려스러운 특징을 지닌 돌연변이가 있어 이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각국 보건당국은 오미크론 변이를 분석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오미크론의 전염성이 어느 정도인지, 감염됐을 때 일으키는 증상은 어떤지, 또 진단이나 치료, 백신 개발을 위해 새로 알아야 할 특징은 뭐가 있는지 등에 관해 필요한 연구들에 바로 착수했습니다.

다만 아직은 확인된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각국 보건당국과 과학자들이 충실히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관련 정보가 확인되는 대로 회원국 정부와 관계 기관, 대중에 이를 곧바로 알릴 계획입니다.

(델타 변이에 이어) 새로운 우려 변이가 등장한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갖춰진 강력한 코로나바이러스 관리·감독 체계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검사를 통해 유전자 배열을 빠르게 확인해 바이러스의 감염 및 확산 경로를 파악하고 방역 대책을 세울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창궐한 현장에서 역학조사를 통해 바이러스가 모여있는 곳을 찾아내는 일도 중요하고, 실험실에서 바이러스를 분석해 증상이나 진단, 치료, 백신 개발에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세계보건기구 전염병 대응 그룹은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수시로 회의를 진행할 겁니다. 관련 연구에 몇 일, 몇 주가 걸릴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연구들이 철저히, 빈틈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말씀드렸듯이 세계보건기구는 충분한 검증을 거친 확인된 정보는 곧바로 대중에 알릴 계획입니다. 그러나 자세한 사항을 모두 알기 전에 이미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나 자신은 물론 소중한 가족, 친구, 이웃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변이를 상당히 빨리 감지해 특정할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적으로 훌륭한 바이러스 감시 체계가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게 불과 몇 주 전이지만, 이미 과학자들이 실험 결과를, 보건당국은 방역 현황을 세계보건기구에 공유한 덕분에 대책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생활 방역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바이러스에 노출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역 지침을 지키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 마스크는 코와 입을 완전히 가려서 제대로 쓰기, 손 씻기, 사람들 붐비는 곳은 가급적 피하기, 실내에선 환기 자주 하기, 그리고 순서가 오면 꼭 백신을 접종해야 합니다.

 

새로운 변이 관련 뉴스 초기에는 오미크론 대신 새 변이를 ‘누’ 변이라고 부르는 기사가 더러 있었습니다. 그리스 알파벳 순서대로 이름을 붙인다면 바로 앞선 변이 바이러스가 ‘뮤’였으니, 오미크론 전에 오는 알파벳이 둘이나 더 있기는 합니다.

그리스 알파벳

표에서 볼 수 있듯 뮤(Μ, μ) 다음은 (누가 아니라) 뉴(Ν, ν), 자이(Ξ, ξ)가 있고, 그다음이 오미크론(Ο, ο)입니다. 뉴와 자이를 건너뛴 이유는 무엇일까요? WHO 대변인이 27일 이에 관해 답을 내놓았습니다.

뉴 변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새로운 변이’로 오해할 수 있다. 자이는 발음은 그렇지 않지만, Xi라는 철자가 상당히 흔한 성(姓)이므로 피했다. 어떤 문화권, 사회, 국가, 지역, 직업, 인종이나 민족에도 오해를 빚지 않을 이름을 정하는 것이 세계보건기구의 원칙이다. – WHO 대변인

세계보건기구는 최대한 간단하면서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없는 이름을 짓고자 그리스 알파벳을 차용했다고 설명합니다. 알파, 베타, 델타, 람다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지금까지 그리스 알파벳 순서대로 지어졌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제외된 건 뉴와 자이가 처음입니다.

그리스 알파벳 체계를 도입하기 전에 언론과 사람들은 변이 바이러스가 처음 보고된 나라나 지역 이름을 따서 “영국 변이”, “남아공 변이” 같은 식으로 불렀습니다. 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한 죄(?)로 변이 바이러스의 이름에 포함되는 건 괜한 오명을 씌우는, 차별적인 이름 짓기 방식이라고 세계보건기구는 지적합니다.

사실 여전히 ‘스페인 독감’이라고 부르는 100여 년 전 팬데믹도 그 진원지가 어디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과학자들은 스페인 독감의 진원지가 미국이었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19도 처음에는 ‘우한 폐렴’이나 ‘중국 바이러스’로 불렸는데, 그런 식의 이름짓기가 엄연한 차별이자 분열의 정치에나 동원되는 수사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