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진 칼럼] 의지력은 한정된 자원이 아니라 하나의 감정
tags : #감정, #우울증, #의지력, #자기애, #정신건강, #중독 2022년 4월 6일 | By: veritaholic |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 No Comment1998년,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초콜릿 쿠키 냄새가 가득한 방에 자원자들을 들여보낸 다음 어떤 이들에게는 초콜릿 쿠키를 먹게 했고 다른 이에게는 그 옆에 둔 무만 먹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집단에 어려운 퍼즐을 풀게 하고 언제 포기하는지를 보았습니다. 초콜릿 쿠키를 먹은 이들에 비해 쿠키 냄새를 참고 무를 먹은 이들은 시간이 절반도 지나지 않아 퍼즐을 포기했습니다.
바우마이스터의 연구진은 이 결과를 무를 먹은 이들이 초콜릿 쿠키에 대한 유혹을 참는 데 의지력을 이미 많이 써버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실험은 이후 3천 번 이상 인용됐고, 2011년 출간된 “의지력의 재발견“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이들이 말한 “자아의 고갈(ego depletion)”은 인간 정신의 특징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2014년입니다. 한때 잘 재연되던 의지력 고갈 실험이 잘 재연되지 않는다는 주장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2016년 슬레이트에 실린 기사는 당시의 혼란을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실험은 심리학계의 재현성 위기를 말하는 대표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의지력의 진정한 정체는 어떤 것일까요? 아니,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겁니다. 곧, 우리가 의지력의 한계를 느낄 때 어떻게 해야 우리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를 통해 그 한계를 뛰어넘을 방법이 있을까요?
미국의 자기계발 작가인 니르 이얄은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 의지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이 질문에 답했습니다. 그는 토론토 대학의 심리학자인 마이클 인츨릭트의 말을 인용해, 의지력은 한정된 자원이 아니라 감정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곧, 우리의 즐거움이나 분노가 “고갈”되지 않는 것처럼, 의지력 또한 그저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에 따라 우리가 느끼고 반응하는 그런 종류의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또한 의지력이라는 자원을 누구는 더 많이 가지고 있고, 누구는 부족해서 문제가 아니라, 그저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는 사람이 의지력 또한 더 잘 사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의지력은 하나의 기술에 가깝다는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