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The After Time) – 마이클 셔머 (2/2)
2020년 9월 4일  |  By:   |  과학  |  No Comment

(Michael Shermer, American Scho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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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연애, 성, 그리고 재택 근무

재택 근무는 중세의 장인들이 자신의 집에서 신발과 편자를 만들 때부터 있었지만, 그리 널리 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루 몇 시간을 영혼이 빠져나가는 교통 체증을 버티며 가만히 앉아 길에서 보내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길이 아니라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신체의 건강에도, 인간관계와 가족관계에도 좋을 것이다.

더 많은 남편이 집에서 일함으로써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며, 부부는 다양한 양육 방식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양성평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연애의 형태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으며, 온라인 앱을 이용하면서 더 조심스럽게 적절한 상대방을 찾는 추세는 아마 계속될 것이다.

밀레니얼들은 X세대나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성관계를 덜 가진다. 따라서 Z 세대, 혹은 96년 이후 태어난 이들을 말하는 i세대 역시 더 큰 성적 재량권을 추구하면서도 또한 이런 흐름이 계속 될 것이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실제로 그들은 안전한 성과 피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독서, 일기, 명상, 요가, 산책, 등산, 자전거, 수영 등은 혼자 하는 활동인 동시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유익한 것으로 이 시기의 일시적인 증가가 향후 습관으로 정착될 수 있다.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집을 수리하고 리모델링 하는데 시간을 더 쓰게 된다는 것이며, 따라서 DIY 운동은 계속 될 것이고 홈디포나 Lowe’s 와 같은 대형 자재 마트의 매출 또한 올라갈 것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또한 음식의 배달과 픽업이 늘어날 것이며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식당들의 매출이 이를 통해 최소한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 영역은 사람들이 음식을 준비하는데 보내야할 시간을 줄여줄 것이다.

오락, 여행, 휴가

술집과 음식점, 클럽, 경기장, 극장 등의 밀집도 높은 놀이시설은 사람들을 괴롭게 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수준의 방역이 가능한 방식을 찾아야할 것이다. 이 기간 동안에도 문화심리학자 미쉘 겔판드가 보인 것처럼, 독일이나 일본과 같은 “빡빡한 문화”는 시민들이 규칙을 덜 따르는 이탈리아나 미국과 같은 “느슨한 문화”보다 덜 힘들 것이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가정집 대여는 늘어날 것이고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스테이케이션 역시 증가할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의 주변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며 이는 다수가 이용할 수 있는 지역 사회의 공원과 유원지 등을 발전시킬 것이다. 코로나 시기에 RV 차량의 대여는 650% 증가했으며, 관련 산업이 모두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극장은 70년대 각 가정에 TV가 구비되면서 인기를 잃은 자동차 극장을 다시 고려할 수 있다. 사실 오늘날 훨씬 더 저렴한 스트리밍 서비스들과 고화질의 TV를 거실에 가진 이들이 다른 이가 기침과 재채기를 할지 모르는 극장에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전자레인지로 데우는 팝콘도 극장 만큼이나 다양하고 맛있으며, 훨씬 더 싸기까지 하다. 실제로, 최근 집 밖으로는 나가고 싶지만 차 안에서 안전하게 있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자동차 극장이 하나 둘 생기고 있다.

교육

교육기관들은 그들을 지지하는 학생 및 학부모와 함께 지식을 다수에게 전달할 수 있는 온라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지난 3월의 셧다운 이후, 나는 채프맨 대학의 과학적 사고 강의를 녹화했으며 누구나 이를 볼 수 있게 인터넷에 올렸다. 스티븐 핑커의 합리성에 대한 강의를 공짜로 들을 수 있는데 수만 달러의 학비를 하버드에 내야할 이유가 있을까? 지난 10년간 수천 개의 무료 온라인 대학 강의가 개설되었고 (예를 들어 MOOCs) 더 그레이트 코스와 같은 유료 교육 서비스가 생겼으며, 골라 들을 수 있는 수많은 팟캐스트가 만들어졌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저렴하게, 그리고 쉽게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시대이다.

물론 모든 교육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질 수는 없다. 실험 교육은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비언어적 신호가 함께 하는 교실에서의 수업을 화상 수업이 대체할 수도 없다.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하이브리드 교실이 개발될 것이다.

과도한 학비를 요구하는 고등 교육기관들은 불만에 찬 학생과 부모들이 보다 경제적인 대안을 찾아가면서 타격을 입게될 것이다. 지난 50년 동안 대학 학비만큼 많이 오른 것은 없다. 그 이유 중에는 수요의 급격한 증가가 있지만, 인구구조상 이 이유는 사라지고 있다. 정부가 공공 대학에 대한 지원을 줄인 것이 하나의 이유이며, 행정 및 서비스 직원의 급격한 증가 또한 그 이유이다. 코로나 전 부터 대학은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았으며, 앞으로는 복부의 지방을 줄이라는 압력이 더 커질 것이다.

정치와 사회

미국의 상하원이 원격으로 의회 업무를 수행한다면, 이는 그들이 지역 사회에 더 관심을 가지게할 뿐 아니라 지금의 시스템에서 낭비되는 여행과 주거 비용을 절약하게 해줄 것이다. 정부가 이러한 변화를 시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이들이 18세기에 만들어진 시스템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을 워싱턴에서 쉽게 만나기 힘들어진다면 로비로 인한 부작용 또한 줄어들 수 있다.

전자 투표를 도입해야 한다. 매년 온라인으로 오가는 돈이 수조달러에 이르며, 비록 온라인 금융 사기가 존재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은행이 다시 종이돈으로 돌아가게 만들지는 않는다. 투표용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빚을 지고, 집을 사고, 돈을 보내고,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을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데 안전한 투표가 보안 전문가에게 어려울리 없다. 러시아와 중국의 해커들이 미국의 경제를 공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거 시스템이 금융 시스템만큼만 튼튼하게 만들어 진다면 전자 투표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정치적 양극화는 코로나 첫 몇 달 동안 줄어드는 듯 보였지만, 11월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양극화가 가장 심했던 2019년 말로 돌아갔다. 영국이 나치에 대항해 하나로 힘을 모은 것처럼, 사람들은 공동의 적을 만나면 서로 힙을 합친다. 코비드-19가 우리를 하나로 만들지, 아니면 더 분열하게 만들지는 두고 보아야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로 보면 비관적이다. 시간이, 그리고 선거가 이를 알려줄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집단 사이의 바람직한 균형을 찾게될 것이다. 많은 미국인들이 고속도로에서 경찰이 사이렌을 울렸을때 차를 갓길에 대는 것이나 정장을 요구하는 식당을 갈 때 이를 따르는 것에 비해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는 것이 자신의 자유를 더 침해하는 것이라 느낀다. 주먹을 휘두를 자유는 다른 사람의 코 앞 까지이다. 누구나 담배를 피울 자유는 있지만, 다른 사람의 얼굴에 대고는 아니다. 자신이 코비드-19에 걸릴 위험에 노출될 자유는 있지만, 다른 사람을 그런 위험에 노출시킬 자유는 없다. 토마스 홉스, 존 로크, 그리고 다른 사회 계약설의 선구자들은 수백년 전 이미 시민 사회란 자유와 안전의 균형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설명했다.

코로나 시기에 총기 판매가 급증했다. 미국인들은 지난 3월에만 190만 개의 화기를 구입했으며,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이는 전염병이 사회 불안을 야기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공포가 사라지면서 불안감 또한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총기 사고는 미국 사회의 문제이며, 가까운 시일에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어쩌면 총기 관련 살인 사건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개인 위생과 공중 보건

이제 악수는 끝났다. 주먹 인사, 팔꿈치 인사, 아니면 아예 접촉을 하지 않는 일본식 인사나 요기의 “나마스떼”가 이를 대신할 것이다. 이는 공짜로 쉽게 바꿀 수 있지만 감기, 독감 등 모든 전염병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지난 몇 백년 동안 계속 낮아진 체온을 더 낮게 만들 것이다. 잠깐, 뭐라고?

2020년 1월, 스탠포드 의대는 독일의 내과의사 칼 라인홀트 어거스트 분데를리히가 정했던 화씨 98.6 도의 체온 기준 대신 새로운 97.9도를 제시했다. 그들은 이러한 변화가 측정의 오류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 지난 157년 동안 바뀌었기 때문이라 말한다. 우리가 덜 아프기 때문에, 우리 몸이 더 차가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발전과 생활 수준 및 위생의 향상은 만성 감염과 전쟁에서 당할 수 있는 부상을 줄이며, 치아의 상태를 낫게 만들고, 결핵과 말라리아를 없앴으며, 19세기 이래 항생제의 사용과 함께 만성 감염을 줄였다.

역설적으로, 코비드-19는 우리를 더 건강하게, 곧 역사상 가장 낮은 체온을 가지도록 만들 수도 있다.

코비드-19가 계속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며, 병상과 시체보관소를 채우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전망은 너무 긍정적인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역사를 지침으로 삼고, 합리적 초예측을 기법으로 삼은 이 전망들은 실제 미래와 완전히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신중한 낙관주의를 택하며, 오늘의 불행을 통해 배운 것으로 우리가 더 밝은 미래를 만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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