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년 전 지구의 하루는 18시간이었다
2018년 6월 7일  |  By:   |  과학  |  1 comment

나이가 들면 세월이 더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달이 지구의 자전에 미치는 영향 탓에 지구의 하루는 갈수록 길어지고 있던 겁니다.

그렇다고 이제부터 늦잠 잘 계획을 세우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지난 14억 년 동안의 지구와 달의 관계를 조사한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14억 년 전에는 하루(지구의 자전 주기)가 18시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14억 년 동안 추가로 6시간을 더 얻은 셈이고, 이를 다시 계산해보면 하루의 길이는 매년 평균 0.00001542857초씩 늘어난 겁니다. 감지하기 어려울 만큼 아주 적은 시간이죠.

이렇게 하루가 더 길어진 이유는 달이 계속해서 아주 조금씩 지구에서 멀어졌기 때문입니다. 14억 년 전 달은 지구에 좀 더 가까웠고, 지구의 회전은 더 빨랐습니다.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의 지구과학자 스티븐 마이어스는 “팔을 멀리 뻗어서 회전속도를 줄이는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같이, 달이 멀어지면서 지구의 회전 속도는 줄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지질학 기록과 천문학 이론을 연결하는 천문연대학 기술을 이용하여 지구와 태양계의 역사를 재구성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연구팀은 지구의 기후 변화는 태양의 주위를 도는 공전 궤도와 자전축 기울기, 자전축의 세차운동, 그리고 태양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지구 축의 흔들림 등의 복합적인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고 하는 밀란코비치 주기를 사용했습니다.

이 주기는 각 위도에 도달하는 태양 복사량의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 기후 변화는 고대 암석과 화석에 기록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천문연대학을 사용하여 지구의 기후와 수억 년 전 태양계의 다른 물체들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연구할 수 있습니다. 궤도 변화에 따른 기후 변화를 궤도 촉성(orbital forcing)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방사성 동위원소와 같은 연대 결정 기술이 그렇게 오래전의 주기를 식별할 만큼 정밀하지 않기 때문에 수십억 년 전까지 지질학 기록을 거슬러 올라가기는 더 어렵습니다.

또 다른 어려운 점은 혼돈 태양계 이론에 관한 부분입니다. 혼돈 태양계 이론은 태양계의 물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규칙적이고 상당히 예측 가능한 궤도를 갖기보다 더 혼란스러워진다는 이론입니다.

지질학적 기록을 연구함으로써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태양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이어스와 동료들은 작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콜로라도 암반층에 있는 퇴적층을 근거로 9천만 년 전에 지구와 화성의 상호작용이 일어났음을 증명해냈습니다.  연구진은 이것이 혼돈 태양계의 첫 번째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달은 현재 지구에서 매년 3.82cm씩 멀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달의 나이가 45억 년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현재 속도로 단순히 역산해보면, 15억 년 전에 달은 지구와 너무 가까워서 지구 중력 때문에 파괴되었을 것입니다.

마이어스는 컬럼비아 대학의 지구학자 알베르토 말린베르노와 함께 천문학적 이론과 지질학적인 데이터, 불확실성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될 베이지안 역산(Bayesian inversion)이라는 통계적 접근법을 통합한 TimeOptMCMC라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14억 년 된 중국 북부의 시아말링층과 5500만 년 된 남대서양 월비스 해령의 암반층에 적용하였고, 지구와 달의 거리, 지구 궤도의 변화 및 14억 년 전의 하루 길이까지 계산할 수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시아말링 층에 TimeOptMCMC 시스템을 적용하여 다시 잰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를 보면 과거에는 달이 지구에서 더 천천히 멀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매년 하루의 길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길어졌다는 뜻이며, 해마다 0.000018초 정도 더 길어진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가 유효함을 증명합니다.  미래에 연구자들은 수십억 년 전의 태양계 진화를 재건하기 위해 이 접근법을 사용하려고 할 것입니다. 마이어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질학적 기록은 초기의 태양계의 천문대입니다. 우리는 암석과 생명의 역사 속에 보존된 태양계의 고동치는 리듬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연구 자료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되었습니다.

(Michelle Starr, Science Al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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