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속도와 학습 능력
2018년 4월 18일  |  By:   |  과학  |  1 comment

포르투갈 리스본에 있는 챔팔리마우드 센터의 한 연구팀이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더 빨리 달리는 쥐가 더 빨리, 더 잘 학습한다고 합니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카타리나 알베르가리아는 “이 연구의 주요 발견은 쥐를 더 빨리 달리게 하면 더 잘 학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요약했습니다.

신경과학자들은 다른 연구를 함께 하다가 우연한 행운으로 이런 발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연구의 원래 목표는 뇌내 세포 가소성과 학습을 관련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궁극적으로 소뇌로 불리는 뇌 일부에서 운동 과제 학습으로 신경 회로가 어떻게 변경되는지 이해하고자 연구를 하고 있었어요.”라고 알베르가리아는 덧붙였습니다.

연구를 이끈 메간 케리는 “소뇌는 숙련된 움직임의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변하는 환경에 맞춰 아주 정확한 방법으로 조정하기 위해 움직임을 보정합니다.” 라고 설명하였습니다.

학습과 동반된 소뇌 세포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연구원들은 유명한 파블로프의 조건 행동(종소리와 먹이를 연관성을 학습한 개가 종소리를 들으면 침을 흘리는)과 유사한 고전적 조건형성 학습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본 실험들에서 쥐들은 트레드밀에서 달리는 동안 일반적으로 반사적인 깜빡임을 유도하는 공기 방울을 눈에 받기 직전 번쩍이는 빛에 반응해 눈꺼풀을 닫는 법을 학습해야 했습니다. 해당 학습은 소뇌에서 일어나는 학습의 한 형태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을 조사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실시한 실험은 효과가 없었습니다. 연구팀이 다른 쥐들로부터 채집한 데이터에 변동성이 너무 커서 학습 과제에 주는 영향을 발견할 수 없었으며, 같은 동물의 실험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과학자들이 제거하지 못한 “오염 잡음(contaminant noise)”을 만들어 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알베르가리아는 오랫동안 실험에 어려움을 겪었음을 떠올렸습니다.

특정 시점에 와서야 과학자들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이 실험에 사용했던 돌연변이 쥐들은 잘 달릴 수 없었던 것입니다. 달리기 속도를 고려했을 때 데이터 내의 “잡음”은 제거되었습니다. 나아가 모든 실험동물들을 더 빠른 속도에서 똑같이 달리게 했을 때 쥐들은 유사한 학습 곡선을 보였고 눈꺼풀의 조건형성 수행은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 캐리는 이 실험 결과가 상당히 놀라웠다고 말했습니다.

이 결과로 달리기의 속도와 뛰어난 학습 사이의 단순한 상관관계 이상의 인과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외부에서 적용된 달리기 속도의 변화가 학습을 조절하기에 충분하다는 발견은 [..] 운동 활동의 증가가 학습을 증진시킨다는 인과 관계의 증거를 제공한다’고 저자들은 논문에 기술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나아가 쥐들이 과제를 일단 학습한 이후의 실험 결과에서도 여전히 달리기 속도에 의존하고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트레드밀의 속도를 줄였을 때 몇 초의 시간 범위 내에서 쥐들의 학습 성과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라고 알베르가리아는 말했습니다.

그리고 과학자들이 제거하려고 했던 학습과 성과에서의 임의 변동성이 바로 ‘스토리가 된 계기’라고 알베르가리아는 밝혔습니다.” 이제 달리기와 학습 간의 관계 이면에 작용하는 뇌의 메커니즘을 알아내야 합니다.”

연구팀의 다음 질문은 뇌의 어느 부분에서 이런 강화 학습이 일어나는가, 였습니다. 과학자들은 먼저 달리기의 학습에 대한 영향이 구체적으로 시각 시스템에 작용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예를 들면, 쥐들이 달릴 때 더 잘 볼 수 있어서 학습을 더 잘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쥐들이 공기 방울을 쏘기 직전 어떤 톤의 소리를 듣거나 수염에 떨림을 느끼는 등 다른 종류의 감각적 자극을 경험할 때 눈꺼풀을 닫게 훈련을 시켰습니다. 시각적 자극에 대한 실험과 마찬가지로, 모든 다른 감각 양상에 상관없이 달리기 속도는 학습에 같은 효과가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두 실험 결과의 공통점은 학습의 강화를 주도하는 신경 프로세스가 감각 기관과 독립적임을 의미하며, 대뇌피질의 시각, 청각 혹은 촉각의 영역에서 감각 신호가 처리된 후에 학습 과정이 일어남을 보여줍니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은 소뇌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레이저광으로 특정 뉴런을 직접 자극할 수 있는 광유전학 기법을 사용하여 과학자들은 이끼 섬유라고 불리는 축삭돌기를 통해 소뇌로 투사하는 뉴런을 자극했습니다.

“소뇌에 직접적인 자극으로 운동 활동을 대체하였고, 이끼 섬유의 활동을 증가시키면 학습이 향상됨을 발견했습니다.”라고 알베르가리아는 설명했습니다. 캐리는 이러한 조절이 일어나는 소뇌의 부위를 발견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면 인간은 어떨까요? 이 질문에 대해 알베르가리아는 “소뇌는 다른 종들 사이에 공통적인 회로를 찾을 수 있는 종 전체에 걸쳐 잘 보존된 구조입니다.”라고 답하면서 인간에게 일어나는 다른 형태의 소뇌 학습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될 수 있으리라고 추측했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꼭 운동이 아니더라도 이끼 섬유의 활동을 증가시키는 모든 행동은 동일하게 학습의 조절을 가져올 가능성을 함축한다고 하면서 알베르가리아는 이러한 현상이 소뇌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에 주의를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실험 결과는 인간의 학습에도 일반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 왜 우리가 방에서 서성거리는지 궁금해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걸으면서 더 잘 사고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움직일 때 생각을 더 잘 정리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캐리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뇌의 가소성을 조정해서 사람들이 더 빨리 배울 수 있게 하거나 학습 부진을 겪는 사람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쥐들의 달리기 속도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학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인간 소뇌 학습과 심지어 다른 유형의 학습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해 본다면 상당히 흥미로울 것입니다.” (유레카 얼러트, Champalimaud Center for the Un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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