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부동산 재벌, “내 집 마련하고 싶으면 아보카도 바른 토스트 사 먹지 마”
2017년 5월 17일  |  By:   |  세계  |  No Comment

호주의 백만장자이자 부동산 재벌이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꾸는 상황에 처한 밀레니얼 세대에 아보카도 샌드위치 같은 비싼 음식을 거리낌 없이 사는 습관부터 버리라고 조언했습니다.

멜버른 지역의 부동산 개발업자 팀 거너(Tim Gurner)는 고급 주택 등 값비싼 프로젝트를 주로 맡아 진행하며 현재 그가 개발한 부동산의 가치만 38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성공을 거둔 업계의 거물입니다. 그런 그가 호주의 시사 프로그램 “60 Minutes in Australia”에 출연해서 한 발언 탓에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젊은 세대가 집을 살 수 없는 이유가 마치 값비싼 토스트를 먹고 커피를 마시는 데 돈을 펑펑 써서 그런 것으로 비칠 만한 소지가 있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가 한 말에서 문제가 된 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보카도 으깬 걸 올려놓은 빵을 19달러에 사고, 한 잔에 4달러씩 하는 커피를 매일 넉 잔씩 마시고, 저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전까지 절대 그렇게 안 살았어요. 요즘 젊은 세대의 기대치라고 할까요, 삶의 수준이라는 건 터무니 없이 높죠. 지금 현실이 그래요. 앞으로 전에 없던 상황이 펼쳐질 겁니다. 많은 사람이 평생 내 집에서 살아보지 못하게 될 거예요. 안타깝지만 현실이 그렇고, 지금 추세가 그래요.

(지금 젊은 세대가 평생 집을 소유하지 못하게 될 거라는 전망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일도 안 하면서 하루에 으깬 아보카도 올린 빵에 커피 마시는 데만 40달러씩 쓰는데 무슨 수로 집을 사겠어요? 어쩌면 당연한 결과죠.

올해 만으로 35세인 팀 거너는 그러면서 요즘 젊은이들이 본보기로 삼을 만한 사례로 자신이 젊었을 때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를 상세히 열거했습니다.

제가 처음 이 바닥에 뛰어들어 사업을 시작한 게 19살 때였어요. 그때 저는 매일 아침 6시에 헬스장에 가서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매일 밤 10시 반까지 일했죠. 일주일에 7일 다 일했어요. 쉬는 날 같은 건 없었고요. 처음 내 집을 마련할 때까지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어디 가서 아침이나 저녁을 사 먹을지 그런 건 꿈도 꾸지 않았어요. 계속 일에만 매달렸죠.

해당 프로그램 트위터에 올라온 인터뷰 발췌 영상

(해당 트윗에는 “팀 거너는 베이비붐 세대가 축적한 엄청난 부를 자식 세대에 물려주게 되면 현재 호주의 부동산 위기가 해소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문제가 된 아보카도 올린 토스트 발언은 직접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젊은이들이 비싼 값을 주고 아보카도 토스트를 사 먹는 탓에 내 집 마련이 요원하다고 꼬집은 사람은 사실 거너가 처음이 아닙니다. 인구 통계학자인 버나드 솔트도 호주 신문 <오스트렐리안>에 지난해 비슷한 취지로 젊은이들이 쓸데없이 쿨하고 비싸기만 한 데서 밥을 사 먹지 않으면 돈을 열심히 모아 부동산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썼습니다. 정확히 인용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빵 위에 으깬 아보카도에 페타 치즈 부스러기, 다섯 가지 곡물을 올려놓고 22달러나 받는 토스트를 서슴없이 사 먹는 젊은이들을 봤다. 이미 중년이 되어 가족을 부양하는 의무를 다한 나 같은 사람이야 그런 점심을 사 먹을 여유가 있지만, 젊은 사람들이 무슨 돈이 있어서 그런 호사스러운 점심을 사 먹는단 말인가? 외식을 자제하고 집에서 밥을 먹으며 돈을 아껴야 정상 아닌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나 자주 밖에서 쉽게 음식을 사 먹나? 심지어 일주일에 저런 22달러짜리 토스트를 여러 번 사 먹는다면 집을 사는 데 필요한 돈은 영영 모으지 못할 것이다.

팀 거너의 부적절한 발언을 최근 미국 하원의원 제이슨 차페즈 의원의 논란이 된 발언과 비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차페즈 의원은 돈이 없어 의료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는 건 사치라고 말했습니다.

“좋아하는 최신형 아이폰을 사는 데 수백 달러를 쓰는 대신, 그 돈으로 의료보험 비용을 충당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팀 거너의 회사측 대변인은 쏟아지는 비난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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