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부동산 재벌, “내 집 마련하고 싶으면 아보카도 바른 토스트 사 먹지 마”
호주의 백만장자이자 부동산 재벌이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꾸는 상황에 처한 밀레니얼 세대에 아보카도 샌드위치 같은 비싼 음식을 거리낌 없이 사는 습관부터 버리라고 조언했습니다.
멜버른 지역의 부동산 개발업자 팀 거너(Tim Gurner)는 고급 주택 등 값비싼 프로젝트를 주로 맡아 진행하며 현재 그가 개발한 부동산의 가치만 38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성공을 거둔 업계의 거물입니다. 그런 그가 호주의 시사 프로그램 “60 Minutes in Australia”에 출연해서 한 발언 탓에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젊은 세대가 집을 살 수 없는 이유가 마치 값비싼 토스트를 먹고 커피를 마시는 데 돈을 펑펑 써서 그런 것으로 비칠 만한 소지가 있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가 한 말에서 문제가 된 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보카도 으깬 걸 올려놓은 빵을 19달러에 사고, 한 잔에 4달러씩 하는 커피를 매일 넉 잔씩 마시고, 저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전까지 절대 그렇게 안 살았어요. 요즘 젊은 세대의 기대치라고 할까요, 삶의 수준이라는 건 터무니 없이 높죠. 지금 현실이 그래요. 앞으로 전에 없던 상황이 펼쳐질 겁니다. 많은 사람이 평생 내 집에서 살아보지 못하게 될 거예요. 안타깝지만 현실이 그렇고, 지금 추세가 그래요.
(지금 젊은 세대가 평생 집을 소유하지 못하게 될 거라는 전망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일도 안 하면서 하루에 으깬 아보카도 올린 빵에 커피 마시는 데만 40달러씩 쓰는데 무슨 수로 집을 사겠어요? 어쩌면 당연한 결과죠.
올해 만으로 35세인 팀 거너는 그러면서 요즘 젊은이들이 본보기로 삼을 만한 사례로 자신이 젊었을 때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를 상세히 열거했습니다.
제가 처음 이 바닥에 뛰어들어 사업을 시작한 게 19살 때였어요. 그때 저는 매일 아침 6시에 헬스장에 가서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매일 밤 10시 반까지 일했죠. 일주일에 7일 다 일했어요. 쉬는 날 같은 건 없었고요. 처음 내 집을 마련할 때까지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어디 가서 아침이나 저녁을 사 먹을지 그런 건 꿈도 꾸지 않았어요. 계속 일에만 매달렸죠.
(해당 트윗에는 “팀 거너는 베이비붐 세대가 축적한 엄청난 부를 자식 세대에 물려주게 되면 현재 호주의 부동산 위기가 해소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문제가 된 아보카도 올린 토스트 발언은 직접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젊은이들이 비싼 값을 주고 아보카도 토스트를 사 먹는 탓에 내 집 마련이 요원하다고 꼬집은 사람은 사실 거너가 처음이 아닙니다. 인구 통계학자인 버나드 솔트도 호주 신문 <오스트렐리안>에 지난해 비슷한 취지로 젊은이들이 쓸데없이 쿨하고 비싸기만 한 데서 밥을 사 먹지 않으면 돈을 열심히 모아 부동산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썼습니다. 정확히 인용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빵 위에 으깬 아보카도에 페타 치즈 부스러기, 다섯 가지 곡물을 올려놓고 22달러나 받는 토스트를 서슴없이 사 먹는 젊은이들을 봤다. 이미 중년이 되어 가족을 부양하는 의무를 다한 나 같은 사람이야 그런 점심을 사 먹을 여유가 있지만, 젊은 사람들이 무슨 돈이 있어서 그런 호사스러운 점심을 사 먹는단 말인가? 외식을 자제하고 집에서 밥을 먹으며 돈을 아껴야 정상 아닌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나 자주 밖에서 쉽게 음식을 사 먹나? 심지어 일주일에 저런 22달러짜리 토스트를 여러 번 사 먹는다면 집을 사는 데 필요한 돈은 영영 모으지 못할 것이다.
팀 거너의 부적절한 발언을 최근 미국 하원의원 제이슨 차페즈 의원의 논란이 된 발언과 비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차페즈 의원은 돈이 없어 의료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는 건 사치라고 말했습니다.
“좋아하는 최신형 아이폰을 사는 데 수백 달러를 쓰는 대신, 그 돈으로 의료보험 비용을 충당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팀 거너의 회사측 대변인은 쏟아지는 비난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가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