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세상의 중심, 팬톤(Pantone) (1/2)
2015년 8월 6일  |  By:   |  문화  |  No Comment

이 색깔은 고급 보석류, 마시멜로에서 물건을 포장하는 강력테이프에도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4월, 색상계에서 권위를 가진 팬톤 사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이들의 이름을 딴 새 색상표준을 발표했습니다. 그 색깔은 바로 영화 <슈퍼 배드(Despicable Me)>에 등장하는, 안경을 쓰고 청바지를 입고 등장하는 미니언들의 밝은 노랑입니다. 팬톤 칼라 연구소의 소장 레아트리스 아이스만은 이 “미니언 옐로우”색이 “희망과 기쁨, 그리고 낙관주의”를 상징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거대한 색상의 바다에서 미니언 옐로우는 하나의 물방울에 지나지 않습니다. 1963년 이래, 팬톤은 10,000개가 넘는 표준 색상칩을 만들었습니다. 이 표준 색상칩 덕분에 디자이너와 제조사들이 그저 색의 이름만을 주고받음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색상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누구나 물감을 섞고, 마무리와 종이의 질감을 바꿔가며 자신만의 새로운 색깔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스만은 어떤 색이든 그 색이 표준으로 정해지고 이름을 얻어야만 비로소 진정한 색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게 된다고 말합니다.

심리학 교육을 받은 아이스만은 색상에 관한 책을 9권 펴냈습니다. 지난 15년 동안 그녀는 매년 비밀 장소에 세상의 색상 전문가들을 모아 팬톤이 발표하는 “올해의 색상”을 정해 왔습니다. 그 색상은 곧 다가오는 시대정신을 상징합니다. 또한, 계절마다 어울리는 몇 가지 색상 목록을 발표함으로써 우리의 옷, 벽지, 가구가 띠게 될 색상들을 알려주었습니다.

나는 아이스만에게 어떻게 우리가 사는 세상을 하나의 색으로 매년 표현하는지 물었습니다. 1920년대, 지금은 미국색상협회(The Color Association)가 된 섬유색상 카드협회(Textile Color Card Association)의 전 회장 마가렛 하이든 로크가 트렌드를 예측하기 위해 파리의 패션쇼에 참석할 때부터 패션은 앞으로 유행할 색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그러나 아이스만은 의류 분야를 넘어 기술, 음식 그리고 만화 주인공에게서도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Q: 미니언은 팬톤 색상에 자기 이름을 부여받은 첫 번째 만화 주인공입니다. 왜 아직 그런 일이 없었을까요?

A: 유행을 해석할 때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유행은 계속 변하죠. 어떤 색깔들, 예를 들어 차이니즈 레드 같은 색깔은 영원히 사용될 겁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차이니즈 레드마저도 예전만큼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차이니즈 레드보다 서구화된 색깔이 더 인기가 있습니다. 연예계에서는 특히 이런 흐름이 빠르게 바뀝니다. 수년 전, 아이들 프로그램인 바니와 친구들(Barney & Friends)에 나오는 공룡 바니가 꽤 유행했습니다. 우리는 그 이름으로 보라색을 만들었죠. 그때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이 색을 이름을 바니라고 합시다. 이렇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나는 이렇게 답했었죠. “정말 그럴까요. 15년 뒤에 사람들이 바니 퍼플이 무슨 뜻인지 알까요?” 언젠가 바니 프로그램을 아무도 보지 않게 된다면, 그 색깔 자체가 구식이 되어버리죠.

Q: 그럼 미니언 옐로우는 왜 만들었나요?

A: 우리는 “슈퍼배드” 시리즈의 지금의 인기를 볼 때, 아주 많은 후속편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상당히 오랫동안 인기를 끌 거예요.

Q: 팬톤은 매년 다가올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올해의 색깔”을 발표하지요. 어떻게 그 색을 정하는 건가요?

A: 우리는 일찍부터 이를 준비합니다. 다양한 곳을 방문하지요. 나는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알고자 매년 아시아, 유럽, 캐나다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닙니다. 오늘날 연예계는 충분히 세계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서도 영감을 얻습니다. 음식에서 어떤 색깔이 유행할지도 염두에 둡니다. 몇 년 전, 석류에 많은 항산화제가 들어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우 중요한 과일이 된 적이 있었죠. 물론 석류의 색깔은 매력적이고, 여러 산업 분야, 특히 패션 분야에서 이 색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에서 힌트를 구하지요. 어떤 예술가의 전시회가 인기를 끈다면, 우리는 그 예술가가 어떤 특정한 색으로 유명한지를 알아봅니다. 컨셉트 자동차에서도 영감을 얻습니다. 이들 역시 미래의 색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팬톤은 2015년의 색으로 “마르살라(Marsala)”를 골랐습니다. 이 색을 어떻게 고른 건가요?

A: 우리는 올해의 색으로, 활기차고(robust), 동시에 만족스러운(fulfilling) 색을 찾고 있었죠. 마르살라는 와인의 색입니다. 음식에서도 나타나며, 식욕을 자극하지요. 음식과 와인에서 받을 수 있는 만족감과 동시에, 흙의 색상과 가까워 활기를 느낄 수 있는 색을 골랐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찾고 있다고 우리에게 말했던 특성이면서 또한 그들을 더 기분 좋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특성입니다.

(노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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