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신과학의 비극
2015년 7월 30일  |  By:   |  건강, 과학  |  No Comment

우디 앨런의 1973년작 영화 <슬리퍼(Sleeper)>에서 정신과 의사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신봉하는 정신 분석학자로 묘사됩니다. 잭 니콜슨이 출연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서는 정신과 환자들에게 뇌 절제술을 시행하던 세태가 반영되었습니다. 이러한 영화들이 정신과학에 대해서 주는 인상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쓸모가 없다, 그리고 둘째,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위험한 존재라는 것이었습니다.

정신과 의사이자 컬럼비아 대학교 정신과 학과장인 제프리 리버만(Jeffrey A. Lieberman)은 그의 최근 저서 <알려지지 않았던 정신과학 이야기(Shrinks: The Untold Story of Psychiatry)>에서 “과거에는 대부분의 정신과 시설들이 관념적이고 불확실한 논리에 의해 지배되었다”고 평했습니다. 그는 과거 정신과학이 잘못된 길을 택한 적이 많았다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는 정신과학이 그 이후 많은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실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들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저는 그와 50분에 걸쳐 통화를 하였습니다. 대화 주제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과거 정신과 의사들의 잘못에 대한 사과였습니다. 두 번째는, 현대의 정신과학을 수십 년 전에 이루어졌던 관행들로 판단한다는 것은 마치 현대 외과 수술을 미국 남북 전쟁 당시 전장에서 이루어졌던 사지 절단 수술로 평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는 1927년에 줄리우스 와그너-자우렉(Julius Wagner-Jauregg)이 심각한 정신병 증상에 대한 치료법으로 노벨 의학상을 탄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의 치료법은 다름 아닌 환자를 말라리아에 감염시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는 현대적 기준에서는 매우 야만적인 행위이겠지만, 그 당시에는 다른 치료법들이 너무 끔찍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정신과 의사들이 뇌 절제술이나 전기 충격술 등의 치료 방법을 택한 이유도, 그들이 환자들의 절망적인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오늘날에는 몇몇 정신과적 질병들에 신체적인 기원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들은 뇌에 구조적인 이상이 있습니다. 만약 그들이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그들의 뇌는 갈수록 작아질 것입니다. 새로운 약들은 가장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정신 질환들(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등)을 나아지게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정신과학이 “누구에게도, 어떤 도움도 줄 수 없었다”면, 현대의 정신과학은 “장애와 고통, 더 나아가서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사람들을 질병에서 회복된 상태로 만들어주거나, 완전히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게 리버만 박사의 주장입니다. 현대 미국인들은 10명 중 한 명 꼴로 항우울제(우울증 약)를 먹고 있습니다. 2009년에 이루어진 한 연구에 따르면 가장 잘 팔리는 항우울제의 판매가 12% 증가될 경우, 자살률이 5 % 감소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신과적 질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합니다. 그 결과로 그들은 부랑자가 되기도 하며, 범죄를 저지르거나, 심지어 자살을 택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정신과적 질병을 가진 환자들 중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1백만 명 이상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종합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지만, 자기 자신이 어떤 곤경에 빠졌는지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사고가 명확하지 못한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후자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환자들의 의지를 거슬러 약물 치료를 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식을 잃거나 부상이 심각한 환자들에게 의사 판단 하에 (환자 동의 없이) 치료를 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민적 자유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심각한 정신과적 질병으로 인해 일상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사람들 –리버만에 따르면,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이들 중 많은 수가 응급실이나 감옥으로 가게 된다고 합니다–에 대한 강제적 치료에는 반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도, 정신과적 질병들을 치료받지 않을 경우의 위험이 치료를 받을 경우의 그것보다 크다는 공감대가 형성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많은 주들이 법적으로 정신과적 약물을 정신과 의사가 강제하는 것을 더 용이하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신과학은 큰 발전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정신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그 치료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 정신과학의 비극이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발생하였다면, 현대 정신과학의 비극은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환자를 정작 치료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한 이유로 막혀있다는 데 있습니다.

(시카고 트리뷴)

*본 기사는 시카고 트리뷴 편집국의 스티브 채프먼(Steve Chapman)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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