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스코프와 미어캣: 소셜미디어의 새로운 시대
2015년 4월 3일  |  By:   |  IT  |  1 comment

자신이 보는 것을 그대로 전송할 수 있는 앱인 페리스코프(Periscope)와 미어캣(Meerkat)은 소셜미디어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이 앱은 스마트폰의 카메라에 잡히는 현실을 자신의 트위터 팔로우어들에게 전달합니다. 페리스코프는 모두에게 보이는 메시지를 전송하는 기능과, 화면을 탭 함으로써 페이스북의 ‘좋아요’버튼과 같은 하트(hearts)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사람이 방송기자가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대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페리스코프 역시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우크라이나 데모대의 눈으로 그 곳을 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카파도치아에서 기구를 타고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보는 것은요?

그들의 말은 사실로 보입니다. 이들은 전 세계의 모든이가 트위터의 다른 모든 이들에게 전혀 손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실시간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 아이디어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Ustream 은 지난 8년간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를 해왔습니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 당시 실시간 동영상 기술은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 데 있어, 그리고 경찰과의 거리를 유지하게 만드는 데 있어 커다란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Ustream 은 사람들을 충분히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소셜 미디어와 결합하지 못했고, 이때문에 사람들은 지금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없었습니다.

트위터는 페리스코프를 1100억원(1억 달러)에 매수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동영상 분야가 소셜미디어가 아직 더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유튜브가 오랬동안 동영상 분야에 자리잡아 왔지만 페리스코프가 만들어내려는 시장은 유튜브와는 다른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트위터는 구글과 페이스북을 한 발 앞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여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벌써 수요를 모두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기술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방송의 수가 많지 않으며 영상을 기다리다가 방송이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편, 페리스코프는 녹화된 영상을 보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트위터가 페리스코프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 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한편, 유저가 가진 한정된 셀룰러 데이터와 셀룰러 네트웍에 주어지는 부담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실시간 동영상이 가져올 사회적 문제입니다.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을 영상으로 다른 이들에게 전달한다는 것은 매우 큰 프라이버시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 이미 올라왔던 “샤워 중인 여자친구”같은 이름의 영상은 이 서비스의 미래를 점칠 수 있게 해줍니다.

페리스코프는 경쟁자 미어캣 때문에 다소 급하게 서비스를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미어캣은 자신들이 130억원 상당의 투자를 받았음을 알렸지만 페리스코프가 트위터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은 어려울 것으로 여겨집니다. 트위터는 이미 미어캣이 트위터 정보를 받아가는 것을 막았습니다. 미어캣의 유일한 희망은 페이스북이 자신들을 사주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비디오가 소셜네트웍의 미래가 된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전통적인 미디어들은 유튜브와 바인의 성장과 이 미디어들을 통한 유명인의 탄생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페리스코프와 미어캣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클레이 셔키는 자신의 책 “잉여 인지(Cognitive Surplus)”에서 누구나 자신만의 미디어를 소유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 미디어들이 모두 가치있는 소식만을 전하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더 많은 고양이 동영상을 인터넷에 뿌리게 될 것입니다. 페리스코프에는 지금 자신의 냉장고 안을 보여주는 유행이 일고 있습니다.

(컨버세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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