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 다이어트 논란
2015년 1월 22일  |  By:   |  과학  |  No Comment

구석기 다이어트는 우리가 우리의 조상들이 먹었던 것처럼 먹는다면 더 건강해지고 덜 살찔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우주시대에 사는 석기시대 사람입니다.”

“구석기 다이어트: 우리 몸에 맞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체중과 건강을 동시에 잡으세요(The Paleo Diet: Lose Weight and Get Healthy by Eating the Foods You Were Designed to Eat)”의 저자이자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명예교수인 로렌 코데인의 말입니다. “인간은 문명이 시작하기 전,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기 전의 환경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구석기 다이어트의 식단은 방목한 동물들에서 얻은 고기, 물고기, 과일, 야채, 달걀, 견과류(nuts), 씨앗류, 그리고 식물성 기름인 호두, 아마씨, 아보카도, 코코넛, 올리브 등에서 얻은 기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반면 곡류, 씨리얼, 콩류, 감자, 소금, 유제품 그리고 가공식품과 정제설탕을 금지합니다. “구석기 다이어트의 핵심은 농경이 시작되기 전의 식생활을 흉내내는 것입니다.”

코데인은 농경이 시작된 지난 12,000 년 동안 인류는 유전적으로 거의 변하지 않았고, 이는 우리의 몸이 오늘날의 음식에 적응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 몸 이야기: 진화, 건강, 그리고 질병(The Story of the Human Body: Evolution, Health, and Disease)”의 저자이자 하버드 대학의 진화생물학자인 대니얼 리버만은 건강이 진화의 목적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진화와 적응은 단지 번식 적합도만을 따진다는 것입니다. “자연선택은 단 한가지 요소, 곧 번식성공률만을 따집니다.”

조지아 주립대의 인류학자 케네스 세이어스는 구석기 시대의 조상들이 설사 우리보다 건강했다 하더라도, 그 효과를 누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수렵, 채집시대의 사람들이 번식이 가능한 나이를 한참 넘길 때 까지 살아남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죽은 사람들을 건강하다고는 할 수 없겠죠.”

“구석기 환상: 섹스, 다이어트, 삶의 방식에 있어 진정한 진화의 의미(Paleofantasy: What Evolution Really Tells Us About Sex, Diet, and How We Live)”의 저자이자 미네소타 대학의 진화생물학자인 마를렌 주크는 구석기 다이어트란 진화에 대한 잘못된 이해, 그리고 과거를 미화하는 실수에 바탕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과거의 생활방식이 더 자연스러운 생활방식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어 왔습니다. 때로 이것은 산업화 이전이거나 농경시대 이전이고, 어떤 이들은 심지어 1950년대의 생활방식을 주장하기도 하지요.”

그녀는 구석기 시대가 우리 진화의 어떤 결정적 순간이라는 주장에도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진화는 어떤 완벽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기 보다는 끊임없이 절충하고 타협하는 동적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직립보행을 예로 듭니다. 이를 통해 인간은 기동성을 확보했지만 척추통증과 출산의 고통을 얻었습니다. “그렇다고 두 발로 선 인간들이 다른 이들에게 ‘잠깐! 나무에서 내려오지 마!’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죠.”

리버만은 구석기 다이어트의 또다른 문제로, 구석기 인들이 먹었다고 가정하는 종류에 분명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는 구석기 인들은 열대 우림에서 툰드라 기후에 이르는 다양한 환경에 살았고, 그들이 먹는 것은 모두 달랐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말 그대로 ‘잡식성 동물’입니다.”

그러나 구석기 다이어트의 몇몇 조언은 합리적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날의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설탕을 먹고 칼로리를 섭취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다른 조언들은 우리가 아록 있는 진화에 관한 상식과 배치됩니다. 예를 들어 구석기 다이어트는 유제품을 금지하지만, 상당히 많은 비율의 인류가 유제품을 소화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제품을 소화하는 능력은 적어도 인간의 진화에서 7번 이상 독립적으로 발생했으며, 이는 인간이 유제품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말해준다고 리버만은 이야기합니다.

곡류를 먹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고고학자들은 보리와 이를 빻아서 가루로 만드는데 필요한 절구의 흔적을 찾은 바 있습니다. “우리는 중동의 수렵-채집인이 곡류를 먹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 건강했는지는 다른 문제지요.”

코데인은 2009년의 한 연구가 구석기 다이어트가 혈당조절에 효과가 있었으며 13명의 당뇨환자의 심혈관 지수가 향상되었음을 밝혔다고 말하며 이를 구석기 다이어트가 건강에 유익하다는 증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다이어트가 다른 다이어트 방법들보다 더 뛰어난 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미국농무부(USDA)의 영양학자인 제시카 라슨은 말합니다. “아직은 구석기 다이어트가 장기적으로 어떤 효과를 가질 것인지는 말하기 힘듭니다.”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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