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줌(Zoom)” 움직이는 모든 것
2014년 12월 2일  |  By:   |  과학  |  No Comment

밥 버만의 흥미로운 책 “줌(Zoom)”은 붉은색의 표지에 번개무늬를 가지고 있습니다. 천문학(Astronomy) 잡지에 필명 “스카이맨 밥(Skyman Bob)”으로 컬럼을 쓰는 그는 전문적인 내용을 그만의 통찰력과 관찰력을 이용해 살아있는 글로 전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나는 적어도 최근의 천문학이론과 과학의 역사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나는 새로운 사실들을 몇 가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물론 이해하기 쉬운 직관적인 문장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줌(Zoom)”은 모든 종류의 속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절대 0도(모든 원자가 정지하는 섭씨 영하 273.16도를 말합니다. 버만은 “멈춘 상태보다 더 느린 것은 없지요.”라고 말합니다.)에서부터 달리는 치타처럼 일반적으로 빠른 것들, 그리고 가장 빠른 존재인 빛과 그보다 더 빠른 것들 – 팽창하는 우주의 가장 멀리에 있는 은하들은 빛보다 더 빨리 멀어지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 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움직임에 대한 집중은 칠레의 메마른 아타카마 사막 꼭대기에 위치한 관측소에서부터 워싱턴 산과 맥킨리 산의 강풍, 번개와 오로라의 내부 작용, 그리고 나무 수액이 뿌리에서 가지로 올라갈 때의 속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나타납니다.

물론 누군가는 이 책의 핵심주제가 없다는 사실에 불만을 표하겠지만, 내게는 그게 큰 문제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나노초 주기의 반짝임이 137억 년이라는 나이를 가진 우주에서 영원히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본 사람이나 이 우주는 텅 비어 있는 것인지 혹은 별로 가득 차 있는 것인지를 궁금하게 여겨 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우리의 문명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점 더 빨리 변하고 있다는 이 시점에서, 이 책의 주제가 더 이상 시의적절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버만은 과거의 기록도 착실히 조사했습니다. 이 책에는 서기 79년 폼페이에서 있었던 죽음의 대부분이 베수비오스 화산의 먼지나 천천히 내려온 용암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속 100km로 도시를 뒤덮은, 한 번만 들이쉬어도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초고온의 연기 때문이었음을 말해줍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피해자의 상당수가 머리의 윗부분이 없었습니다. 뇌가 끓어오르면서 두개골이 터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속도는 어떨까요? 이 책에서 그는 적도에 사는 사람은 실은 지구의 자전 때문에 시속 1,600km로 움직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 이 속도는 음속보다 빠른 것이지요. 위도가 올라갈수록 그 속도는 느려지며, 뉴욕주 우드스톡에 사는 사람은 음속으로 움직이는 것과 같습니다. “여유만만한 히피들의 본거지죠. 아이러니는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눈송이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요? 그는 물 분자가 얼기 위해서는 먼저 다른 물 분자를 만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분자 하나는 얼 수 없지요.” 물 분자는 어떤 불순물을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해 눈송이를 만듭니다. 이 사실만으로도 흥미롭기 시작합니다. 놀라운 점은 물 분자는 먼지나 연기보다 미생물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입니다. “눈송이의 약 85%는 세균을 중심으로 얼음 결정이 생긴 것입니다.” 나는 이제 눈을 예전처럼 좋아할 것 같지 않군요.

그는 갈릴레오가 오랜 수수께끼인, 숲에서 쓰러지는 나무는 과연 소리를 내느냐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이 수수께끼는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을 때, 과연 그 나무는 소리를 낸 것이냐는 것이지요. 갈릴레오는 소리가 공기의 진동이며 “고막의 진동을 통해 우리는 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즉 이 논리에서 고막을 없앤다면 소리는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지요. 버만은 갈릴레오가 후일 양자역학이 주목할 자연과 관찰자의 관계를 일찍이 예상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때로 그가 아리스토톨레스와 플라토를 “멍청이들(goofs)” – 21세기에 와서 그들을 이렇게 부르는 건 너무 쉬운 일이 아닌지? – 이라고 부를 때에는 그의 재치가 좀 과해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을 줄이지는 못합니다. “줌”은 가장 최근 발견된 우주론의 소식으로 책을 마무리합니다. 그것은 이 우주가 위상학적으로 매우 평평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습니다. 작가의 이야기 솜씨에 대한 존경심으로 말이지요.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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