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와 에어비엔비가 진짜 현실을 만날 때
2014년 10월 24일  |  By:   |  IT, 경영, 경제  |  No Comment

공유 경제 모델을 바탕으로 한 테크 스타트업들이 풀어야 할 규제 관련 문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지난 목요일, 뉴욕 주 검찰총장은 뉴욕시의 에어비앤비(AirBnB) 리스팅의 대부분이 도시 구획법이나 다른 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와 펜실베니아주에서 주 정부 당국은 우버(Uber)와 리프트(Lyft) 운영이 불법일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또 노동자 권익을 주장하는 단체들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고용 기업으로부터 적당한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왜 테크 스타트업들은 이렇게 많은 문제에 부딪히는 걸까요?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기업들은 자신을 온라인 기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오프라인 세계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기업들은 실리콘 밸리에서 종교처럼 받들어지는 세 가지 원칙을 기업 운영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중개인(middleman) 역할을 하고 최대한 적은 사람을 고용하며 가능하면 모든 것을 자동화시키는 것. 이러한 원칙은 구글이나 트위터와 같은 기업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잘 작동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네트워크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디맨드 (on-demand) 형식의 기업들은 이러한 원칙이 현실 세계에서 잘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우선 중개인 혹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이들은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제공자의 역할만 하기때문에 실제로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웹사이트를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기업의 경우 이 내용은 법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통신품위법(Communication Decency Act)에 따라 이 기업들은 사용자들이 올리는 내용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레스토랑 리뷰 사이트인 옐프(Yelp)가 사람들이 가짜 리뷰를 올리거나 유튜브의 경우 사용자가 모욕적인 비디오를 올려도 옐프나  유튜브가 이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통신품위법 때문입니다. 이 법은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즉 현실 세계에게 발생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이 법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실리콘 밸리에 플랫폼 공급자는 사용자 간의 거래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책임이 없다는 원칙이 너무나 만연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을 상대하는 기업들은 두 세계가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서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에어비앤비의 사용 약관을 살펴봅시다. “에어비앤비는 집을 빌려주는 사람과 이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에어비앤비는 집주인과 손님 사이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전혀 책임이 없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온라인에 리뷰를 올리는 플랫폼과 실제 사람들이 집을 빌리거나 차를 빌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에어비앤비는 다른 온디맨드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플랫폼 제공자라는 지위가 가지는 한계를 배우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 사용자들이 집에 손상을 가했을 경우를 대비해서 에어비앤비는 24시간 운영되는 핫라인을 통해서 신고를 받고 있으며 손실이나 피해에 관해 100만 달러까지 보상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원칙, 즉 고용하는 사람을 최소화한다는 것을 생각해 봅시다. 테크 기업들은 판매원이나 콜센터 직원을 고용한다는 생각으로부터 멀리해 왔습니다. 대신 이들은 알고리즘을 통해서 광고를 내보내고 사용자들이 다른 사용자들을 도울 수 있는 포럼을 제공해 왔습니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했을 때, 인스타그램이 고용하고 있던 직원 수는 고작 13명이었습니다. 반면, 코닥이 잘나가던 시절에 고용한 직원 수는 14만 명이 넘습니다. 이 원칙은 왜 온디맨드 기업들이 사람들과 많은 충돌을 빚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이 분야의 대부분의 테크 기업들은 계약직 노동자를 사용함으로써 고용해야 하는 직원 수를 줄여왔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계약직 노동자를 사용하는 범위를 너무 넓혀 온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최근 매사추세츠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우버 운전기사들은 우버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고 노동자 권익 향상 단체들은 스타트업들이 노동자들에게 혜택과 신체상해보수등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원칙은 모든 것을 자동화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원칙 역시 진짜 현실에서는 한계에 부딪힙니다. 에어비앤비의 창업자이자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는 사용자들이 빌린 집에 피해를 준다는 불평에 대해서 “우리는 알고리즘을 통해서 수상한 행동을 찾아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안전과 후생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알고리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사람들의 관여 없이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은 왜 이 기업들이 새로운 도시에서 운영을 시작할 때 규제 관계자나 도시 관계자들을 만나지 않는지를 설명합니다. 옐프에서 공공 정책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루써 로우(Luther Lowe)시는 우버, 에어비앤비, 리프트, 그리고 이와 비슷한 기업들에 다음과 같은 조언을 줍니다: 로비스트를 고용해서 한 도시에서 서비스를 재개하기 전에 시장이나 시의회 사람들을 만나도록 하라고.

우버는 지난 8월 오바마 대통령의 캠페인 매니저였던 데이비드 플러프(David Plouffe)를 고용하면서 이러한 조언을 실천하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우버의 CEO인 트라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은 플러프를 고용한 것을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버의 정체성은 기술이지 정치가 아닙니다. 미국과 전 세계 사람들이 우버에 대해서 충분히 잘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를 더 잘 알려서 우리가 만드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사람들이 인식하게 하려고 플러프를 고용한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원칙 외에도 이 기업들은 실리콘 밸리를 지배하고 있는 다른 원칙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많은 사람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원한다면 그 기업은 어쨌든 성공한다는 것. 온디맨드 스타트업 역시 충분히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면 규제 당국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원칙의 장점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이 기업들이 시장 경제의 다른 행위자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해야 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이죠.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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