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의 소셜데이팅 앱 사용법
2014년 8월 12일  |  By:   |  IT, 세계  |  No Comment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호주 지부의 캐롤라인 이스터(Caroline Easter)가 가디언에 기고한 글입니다.

틴더(Tinder)는 최신 유행 소셜데이팅 앱입니다.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자신의 프로필을 올리면, 잠재적 데이트 상대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프로필 내용을 볼 수 있죠. 마음에 드는 사람은 오른쪽으로 밀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왼쪽으로 밀어 보냅니다. 내가 오른쪽으로 보낸 상대 역시 나를 오른쪽으로 밀었다면 대화를 시작할 수 있죠.

올해 세계 여성의 날,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호주의 미디어 컨설팅 업체인 서클8(Circul8)과 함께 이 앱을 이용한 여권 신장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호주의 이용자들에게 여권 신장의 메시지가 담긴 프로필 사진을 올리도록 한 것이죠.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결혼해야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한 캠페인으로, 프로필 사진에는 “당신은 파트너를 고를 수 있지만, 그런 선택권을 갖지 못한 여성도 많습니다”, “당신에게 결혼은 축복이지만, 수많은 여성에게는 저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갖고 있는 선택권을 갖지 못한 여성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세요” 등의 메시지가 담겨있었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에 틴더는 앰네스티의 메시지가 담긴 프로필 사진을 사용자들에게 집중적으로 노출시켰습니다. 이 메시지들은 해당 캠페인의 웹사이트(makethechoice.com.au)로 트래픽을 유도했죠. 이 페이지에서는 방문자들에게 “돈 보고 결혼하기”와 “사랑으로 결혼하기”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 뒤, 전자에 클릭한 사용자들에게는 돈이 오가는 강제 결혼을 해야 하는 파키스탄 농촌 지역 소녀들의 이야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캠페인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지속해서 소식을 알리기 위해 연락처도 수집했죠. 그 결과 캠페인 웹사이트는 수천 번의 방문 건수를 올렸고, 수백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이렇게 틴더는 앰네스티가 평소 다가가지 못했던 집단에 접근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종류의 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휴식 모드”에 있기 때문에, 진지한 인권 운동의 메시지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소셜미디어를 마케팅에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모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성공적인 실험의 결과, 우리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이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틴더 측의 공도 컸습니다. 앰네스티와 틴더가 같은 대의명분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그 명분은 바로 누구에게든 좋고 싫은 것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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