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를 쓸 시간이 없다고요? 스티커(stickers)로 대신 말하세요”
2014년 5월 27일  |  By:   |  Economy / Business, IT  |  1 comment

메시지 앱인 라인(Line)을 이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느 오후의 문자 메시지는 화려한 아이콘, 혹은 스티커로 가득차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맥주 한 잔 하자고 초대했지만 이를 정중히 거절하는 내용의 대화는 모두 스티커를 통해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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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사용자인 디자이너 모도코 콘도씨는 말합니다. “문자를 모두 쓸 시간은 없고 무례하게 보이고 싶지 않을 때 스티커를 사용해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아주 유용합니다. 때때로 모든 대화가 스티커를 통해서 이뤄지는 경우들도 있어요.” 라인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메시지 앱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스타트업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스타트업들은 더이상 더 많은 사용자나 사용자의 시간만을 두고 경쟁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젊은 세대들이 어떤 방식으로 메시지를 보내는지를 두고서도 경쟁하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탈 기업인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의 파트너인 베네딕트 에반스(Benedict Evans)는 말합니다. “메시지의 미래를 두고서 지금 엄청난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자를 쓰고 ‘보내기’ 버튼을 누르는 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종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서요.”

일본의 라인은 중국의 위챗(WeChat)과 함께 스티커, 게임, 혹은 기상 예보등을 활용한 메시지 실험을 해 왔습니다. 이들은 현재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 뿐만 아니라 컨텐츠를 배분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라인에 가입한 사람수는 4억 3천만명으로 가입자의 90%가 일본이 아닌 지역에 있습니다. 왓츠앱(WhatsApp)은 지난 2월에 월별 활발한 사용자수가 4억 3천 5백만 명이라고 발표했고 위챗의 모회사인 텐센트(Tencent)는 월별 활발한 사용자수가 2013년 말 3억 5천 500만명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 앱들은 다른 테크 기업들의 인수 합병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스냅챗(Snapchat)의 경우 페이스북으로부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제안을 거절하기도 했고 페이스북은 결국 올 2월에 190억 달러에 왓츠앱을 인수했습니다. 같은 달에 일본의 온라인 상거래 기업 1인자인 라쿠텐(Rakuten)은 바이버(Viber)를 9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라인이 조만간 기업 공개를 하거나 소프트방크(SoftBank)와 같은 기업으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BNP Paribas의 테크 애널리스트인 저스틴 리(Justin Lee)는 라인의 가치를 150억 달러까지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트위터가 지난 11월 뉴욕 증권 거래소에 처음 상장되었을 때의 가치보다 조금 낮은 수준입니다. 저스틴 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서 라인이 동남아시아나 남미에서 현지화를 해 온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이들 메시지 앱은 여전히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남아 있습니다. 왓츠앱이 유럽과 남미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미국의 사용자들은 문자 기반인 왓츠앱을 떠나 스냅챗과 같은 메시지 앱으로 느리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라인, 중국의 위챗, 한국의 카카오톡과 같이 아시아의 많은 지역에서는 지역 기반 메시지 앱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라인이나 위챗과 같은 메시지 앱이 왓츠앱에 도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경쟁은 치열합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달리 메시지 앱은 사람들은 다운로드를 받은 뒤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늘날 인기있는 메시지 앱이 순식간에 인기를 잃을수도 있습니다. 핵심은 라인과 같은 기업들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아시아에서 발전시킨 컨텐츠를 미국식으로 바꿀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라인이 아시아의 경험과 문화를 바탕으로 발전시킨 많은 스티커들을 미국 문화적 맥락으로 모두 옮기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라인의 경우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마케팅 노력을 기울였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시장에서 라인의 성공은 눈부십니다. 2011년에 처음 선 보인 이후 라인은 일본에서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라인이 일본에서 성공한 이유는 일본 사람들이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일어의 경우 스마트폰에서 쓰기가 힘든 부분이 있는데 스티커를 이용한 대화는 메세지를 주고 받는 것을 더 빠르고 쉽게 했다는 것입니다. 또 스티커는 문자를 통해서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을 더 쉽게 표출하도록 도왔습니다.

라인은 더 나은 메시지 교환을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라인 앱을 공짜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지만 라인은 프리미엄 스티커를 돈을 받고 판매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라인은 스티커 판매와 광고를 통해서 5억 9천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이는 트위터가 같은 기간 벌어들인 6억 6천 500만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이제 라인에게 남겨진 숙제는 어떻게 글로벌 시장에서 스티커를 사용한 메시지 앱으로 사용자들을 끌어 모으는가 입니다. 도쿄 오피스에서 모든 종류의 스티커들을 만드는 디자이너들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라인은 각 국가에서 사용되는 언어에 대한 심도 있는 리서치를 통해서 스티커를 디자인한다고 말합니다. 라인의 수석 디자이너인 나오토모 와타나베(Naotomo Watanabe)씨에 따르면 미국 사용자들은 자신의 메시지가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스티커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 사용자들은 “멋져(Awesome)” 혹은 “잘 했어(Great job!)”와 같은 문자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스티커를 함께 보냅니다. 반면 일본 시장에서 라인은 환하게 웃고 있는 스티커(smiles), 절반 정도 웃고 있는 스티커(half-smiles), 희미하게 웃고 있는 스티커(barely there smiles)등 다양한 스티커를 제공합니다. 와타나베씨는 말합니다. “저의 미국 동료들은 절반 정도 웃고 있는 스티커가 왜 필요하냐고, 어떤 용도냐고 묻습니다.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그 이유를 미국 동료들에게 말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게 우리가 스티커를 필요로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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