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과 기자의 자부심
2014년 4월 21일  |  By:   |  경영, 칼럼  |  2 Comments

언론계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에게 퓰리쳐상 수상을 발표하는 날 보도국 분위기를 설명하기란 어렵습니다. 기자에게 퓰리처상이란 묘비명 첫 문장이 될만한 영예입니다. 그 흥분과 긴장이 굉장하죠. 

기자란 보수가 낮은 직업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자들은 자신들이 종사하는 숭고한 일의 가치에 비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 소명이라는 생각으로 버텨냅니다. 굉장한 자의식과 약간의 허영심까지 있어야 할 수 있는 직업이죠. 가족과 이웃이 내가 한 일에 감탄한다는 것이 보람입니다. 그 자부심을 드러내 논하지는 않지만 내 기사에 주어지는 관심과 칭찬, 인정이 이들을 먹여살리는 힘이죠. 퓰리처상은 이 자부심을 가진 기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입니다.
올해 퓰리처상의 금메달이라 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 부문은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미국가안보국(NSA) 의 전자감시 프로그램 ‘프리즘’을 다룬 워싱턴 포스트와 가디언에 돌아갔습니다. 국가 기밀을 폭로한 것인가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것인가 논란이 분분하여 미국과 영국 정부로부터 적잖은 압박을 받는 가운데서도 퓰리처상은 기자들의 손을 들어주었죠. “권위 있고 통찰력 있는 보도로 대중이 국가 안보라는 구조적 틀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왔다”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프라이버시와 국가 안보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할지, 중요한 토론을 촉발시켰죠.”
속보 부문은 보스턴 글로브가 수상하였습니다. 꼭 1년 전 벌어진 보스턴 폭탄 사건에서 발로 뛰어다니면서 철저하면서도 희생자에게 깊은 공감을 보여주는 보도를 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사진 부문에서 두 개 상을 수상햇는데,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로 60명이 사망한 사건 보도와 보스턴 마라톤 폭탄 사고 생존자의 재활과정을 다룬 보도가 각각 선정되었습니다. 사진만으로도 희생자들이 어떤 아픔을 겪었는지 공감할 수 있도록 생생히 전달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Washington Post, N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