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의 오류를 일으키는 뇌영역
2014년 4월 14일  |  By:   |  과학  |  No Comment

1913년 4월 18일은 월요일이었습니다. 당신은 몬테 카를로의 르 그랑데 카지노에서 멋진 정장을 입고 유리잔에 담긴 샴페인을 맛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룰렛 테이블에서 들리는 환호성을 듣고, 그리로 향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방금까지 스무 번 연속 블랙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는 동전이 20번 연속 앞면이 나올 확률보다 좀 더 작은 값입니다.)

당신은 흥미를 가지고 룰렛을 바라봅니다. 이번에도 블랙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또 다시, 또 다시 블랙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스물 네번 블랙이 나온 상황에서, 만약 돈을 걸어야 한다면, 당신은 어디에 걸 생각인가요? 다시 블랙을 기대하고 블랙에 걸어야 할까요? 또는 다시 블랙이 나올 확률은 거의 0에 가까울테니, 이제 레드에 걸어야 할까요?

만약 블랙에 걸었다면, 당신은 땄을 겁니다. (그날 밤, 블랙은 26번 연속 나왔습니다.) 당신이 레드에 걸었을 때, 당신이 했던 생각, 곧 연속된 사건이 더 희귀할 것이라는 생각을 “도박사의 오류”라고 합니다. 7일 PNAS 에는 이 도박사의 오류에 뇌의 특정 영역이 관계한다는 연구가 실렸습니다.

룰렛은, 만약 특별한 장치가 되어 있지 않다면, 먼저 번의 결과와 다음 나올 결과가 무관합니다. 앞서 레드가 나왔다고 해서, 레드가 나올 확률이 올라가지 않으며, 블랙도 마찬가지 입니다. 르 그랑데에 있었던 유럽식 룰렛에서 블랙이 나올 확률은 18/37이며, 이는 그날 밤 있었던 사건인 26번 연속 블랙이 나올 확률은 1/136,823,184 입니다. 그러나 이 확률은 레드가 26번 나올 확률과도 동일하며, 다른 어떤 블랙과 레드의 26개의 조합이 나올 확률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연속된 사건을 마치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진화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관계를 인식하는 사고 과정을 뇌 속에 가지고 있습니다. 즉, 대부분의 인간은 연속된 사건을 독립된 사건으로 바라보는 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으며, 이 어려움이 우리에게 ‘도박사의 오류’를 저지르게 만듭니다. 사실 이 사고과정은 우리가 미신적 행동을 할 때에도 관여합니다.

PNAS 에 발표된 연구는 이런 오류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를 밝혔습니다. 그들은 건강한 사람과 비교할 때, 섬엽피질(insular cortex)에 국소뇌병변을 가진 사람들은 연속된 사건에 대해 잘못된 믿음이나 인지적 왜곡을 겪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이 섬엽피질이 인과관계에 대한 믿음을 담당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섬엽피질은 ‘오래된 뇌’에 속하는 부분으로 맛이나 내장 감각, 그리고 혈압이나 심박과 같은 자율신경을 담당하는 부위입니다. 포유류의 경우, 섬엽피질은 공감능력과 감정적 자의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래와 돌고래, 그리고 코끼리에서도 인간과 비슷한 섬엽피질이 있다는 것이 보고되었습니다. 이들 종은 모두 동료와 협력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협력은 미래의 보상을 위해 지금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섬엽피질의 두가지 특징, 곧 자율신경계와 자기인식은 도박 중독과 섬엽피질의 관계를 추측할 수 있게 합니다. 도박이 주는 흥분은 자율신경계를 자극하며 동시에 도파민과 관련된 보상시스템을 자극합니다. 이 연구의 저자들은 섬엽피질에 손상을 입은 이들은 도박중독에 걸리지 않을지 모른다고 추측했습니다.

만약 이들의 추측이 맞다면, 도박 중독은 섬엽의 활동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치료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같은 논리로, 과도한 미신적인 행동 역시 치료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Convers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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