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붐 세대의 상속자들이 온다
2014년 4월 3일  |  By:   |  Economy / Business  |  2 Comments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톤(Sam Walton)의 상속자들은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400대 부자 리스트에서 6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여섯명의 재산을 합치면 모두 천 450억 달러에 달합니다. 하지만 포브스지에서 선정한 부자들 리스트에서 월톤가의 상속자들은 흔한 타입의 부자가 아닙니다. 오늘날 부유한 미국인들은 부모로부터 재산을 상속받은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자수 성가형이 많기 때문입니다. 부유한 미국인들은 그 어느때보다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소득 상위 1%에 속하는 가계가 미국 부의 35%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소득 하위 90%가 소유하고 있는 것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부의 불평등 증가가 상속으로까지는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1980년대 이후로 상속된 재산의 가치는 아주 약간 상승한 정도이고 오히려 전체 재산 대비 상속된 재산의 비율은 1989년 29%에 달하던 것에서 2007년에는 19%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베이비 붐 세대는 은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이 은퇴를 하면서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기 시작하면 부모의 재산 수준에 따라 자녀들이 상속받게 되는 재산에는 큰 차이가 날 것이고 이는 미국의 계층 이동 문제를 더욱 더 악화시키게 될 것입니다. 베이비 붐 세대들의 상속자들이 출현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입니다. 하지만 상속이 활발히 이루어진 후에 미국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는 불확실합니다. 뉴욕대(NYU)에서 상속 재산에 대해서 연구하는 에드워드 울프(Edward Wolff) 교수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상속 붐에 대해서 말해 왔지만 실제로 아직까지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한 가지 이유는 부유한 사람들이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보다는 사회에 환원하기 때문입니다. 빌 게이츠, 워렌 버펫, 마크 저커버그 등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산을 자선에 기부하겠다는 서약을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 정부는 상속 재산에 55%의 세금을 매깁니다. 또 울프 교수에 따르면 상속을 받은 자녀들은 자신의 부모들보다 소득을 적게 버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상속 받은 재산을 더 공고히 하기 보다는 이를 소비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요인들은 실제로 베이비 붐 세대의 상속이 가속화되기 시작하면 부모 세대의 부가 자식 세대의 부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소득 불평등에 관한 연구를 이끌고 있는 파리경제대학의 토마스 피케티(Thomas Piketty) 교수는 “우리 시대의 소득 불평등은 매우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인데 상속붐까지 더해지면 소득 불평등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부자들이 죽기 전에 자신의 재산을 다 쓰지 않는 한 어느 정도의 자녀 상속은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엄청난 부를 소유한 사람들은 60~70세 사이의 남성들입니다. 컨설팅 회사인 엑센추어(Accenture)에 따르면 베이비 붐 세대의 재산 자녀 상속은 2031년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베이비 붐 세대 자체가 그들의 부모 세대로부터 많은 재산을 상속 받았고 베이비 붐 세대의 자녀들인 X, Y 세대는 부모들로부터 더 많은 재산을 상속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속이 가속화되면 매 5년마다 미국 부의 10%가 부모에서 자녀의 손으로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가계 자산이 50만 달러 이하인 가계들의 경우 이들이 자녀들에게 상속하는 재산은 총 3조 달러가 될 것입니다. 반면 가계 자산이 50만 달러 이상인 가계들이 자녀들에게 물려줄 자산은 총 12조 달러에 이를것입니다.

상속으로 인해 부모 세대의 소득 불평등보다 자녀 세대의 소득 불평등이 더 심해지면 미국은 유럽의 귀족 사회 같은 모습을 띄게 될지도 모릅니다. 포브스 400대 부자 리스트에도 금융가나 테크 창업자의 이름보다는 월톤가의 3세대, 혹은 저커버그 2세나 베조스 2세와 같은 이름들이 더 많아질지도 모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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