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관련 서비스는 왜 가격이 불투명할까?
2013년 12월 6일  |  By:   |  Economy / Business, IT  |  1 comment

결혼 준비 과정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비싼 비용뿐만 아니라 부족한 결혼 관련 서비스의 가격에 관한 정보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드레스샵이나 부케와 꽃 장식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온라인에 가격을 공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화 통화를 해도 가격의 범위를 잘 알려주지 않고 일대일로 만나서 이야기 하기를 원합니다. 드레스샵의 경우 드레스를 입어보기도 전에 업체들은 고객의 직업, 주소, 드레스에 쓸 예산, 결혼 관련 전체 예산등을 기입하도록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는 결혼 관련 업체들이 고객이 얼마만큼 돈을 쓸 용의가 있는지를 파악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같은 서비스라고 해도 가족 행사나 기업 행사보다 결혼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 업체들은 더 높은 가격을 부릅니다. 소위 “가격 차별(price discrimination)”을 적용하는 것이죠. 이는 불공정해 보이지만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가격에 대한 정보가 불투명하고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제한되어 있는 경우에 더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널리 퍼지기 시작하면서 항공권 구매나 책 주문, 그리고 심지어 생명 보험 분야에 이르기까지 고객들이 제품을 비교하는데 드는 비용이 줄어들면서 많은 분야에서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커플당 평균 2만 5천 달러를 쓰고 전체로 보면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의 결혼 산업도 비슷한 상황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결혼 서비스와 관련된 가격 정보는 부족한 상태이고 가격도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이 이 시장에 들어와서 가격을 더 투명하게 만들지 않는걸까요? 전문가들은 결혼 산업의 이러한 측면은 결혼 서비스 자체가 고객 개인별 맞춤형이기 때문에 아무리 가격 정보가 투명해지더라도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입니다. 또 대부분의 신부가 생애 처음으로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도 이에 기여합니다. 이들은 공정한 가격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찾는데 얼마나 걸리는지에 대해서도 감이 없습니다. 또 결혼은 (이상적으로) 일생의 단 한번이라는 점에서 결혼 업체들이 고객들에게 감성적으로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을 싸구려로 장식하지 마세요”라고 호소하기 쉽습니다.

“일생의 단 한번”이라는 이 논리와 개인 맞춤혀이라는 특징 때문에 결혼 서비스는 하나의 가격으로 정량화하기가 어렵다고 업체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이 논리는 그렇게 설득력 있지는 않습니다. 로칼리티(Locality)와 같은 스타트업들은 정형화된 가격이 없었던 마사지나 탁아, 치과와 같은 서비스 분야의 가격을 수집해서 비교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 산업에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어떤 스타트업이 결혼 산업에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그것이 가격을 인하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결혼 업체들은 이에 대응해 서비스간 가격 비교를 더욱 어렵게 하는 전략으로 맞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제품에 대해서 다른 이름을 붙이는 것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비교하는 것을 어렵게 합니다.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결혼 서비스를 찾을 때 가격은 가장 큰 고려 요소가 아닐지 모릅니다. 비유를 하자면 복잡하기로 악명 높은 건강 보험과 관련해 어떤  가격을  뇌외과 의사가 가장 싼 수술 가격을 제시한다고 모든 환자들이 그 의사에게로 몰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결혼이나 복잡한 수술과 같은 서비스 분야에서 고객들은 가격보다는 서비스의 품질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서비스 가격을 투명하게 한다고 해서 그것이 고객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결혼 시장에서 결혼 당사자들이 부케와 꽃 장식 스타일이나 결혼 드레스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강한 선호를 가지고 있다면 이는 가격에 덜 민감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칵테일 냅킨이 반드시 파란색이어야 한다면 커플은 이를 위해서 돈을 더 지불할 의사가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가격이 아무리 투명하더라도 결혼 관련 비용이 내려가는 일은 잘 없을 것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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