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연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
2013년 9월 10일  |  By:   |  과학  |  No Comment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유기물로부터 액체 연료를 얻는 방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산된 바이오 연료가 화석연료를 대체한다면 온실가스 배출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거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량의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일은 언제나 석유 시추보다 비싸고 까다로운 작업이었습니다.

대표적인 바이오연료로 손꼽히는 에탄올은 당분이 높거나 녹말함유량이 높은 작물들을 정제해서 만들어집니다. 사탕수수나 옥수수 같은 식물들을 통해서 말이죠. 그리고 이러한 바이오연료를 우리는 1세대 연료라고 부릅니다. 이 1세대 연료의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의 식량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미국내에서 생산되는 40%의 옥수수가 이미 에탄올 생산을 위해 소비되고 있습니다. 이는 전세계적인 옥수수 가격 폭등의 원인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인류가 기근으로 죽어가는 상황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원인이 되기도 하죠.

이러한 1세대 연료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2세대 연료 개발에서는 영양상의 가치가 없는 생물체량(biomass)으로부터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려는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식량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진 농업폐기물을 이용하거나, 원래 식량을 생산하지 못했던 땅에서 아주 빨리 자라는 나무나 풀들을 인위적으로 키워 연료 생산에 이용하는 방법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연료시장은 좀처럼 성장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오히려 많은 선도 기업들이 문을 닫아야만 했고, 몇몇 살아남은 기업들조차도 사업확장계획을 상당부분 축소시켜야만 했습니다. 바이오 연료의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감했으며, 사업성이 새롭게 대두된 쉐일가스 시추는 바이오연료의 대체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오스트레일리아 생물공학 연구소(Australian Institution for Bioengineering) 다니엘(Daniel Klein-Marcuschamer) 연구원은 바이오 연료 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다 하더라도 근미래에 화석 연료와 경쟁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전망합니다. 그는 그 근거로써 바이오 연료의 열등한 가격경쟁력을 꼽았습니다. 다니엘에 따르면, 사탕수수로부터 생산되는 1세대 바이오 연료가 가격 경쟁력을 가질려면 적어도 석유 가격이 베럴당 168달러(*현재 시세는 베럴당 110달러선)는 되어야 하고 2세대 연료는 이보다 여섯배나 높은 베럴당 1000달러 선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기술적 혁신과 시장 성장으로 바이오 연료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할지라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생물체량을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공장에서 1억 4천만 리터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데는 35만 톤이나 되는 생물체량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공장을 중심으로 한정된 반경내에 이러한 생물체량이 이용가능한 지역은 브라질과 미국, 아시아의 극히 제한된 지역밖에 없다고 합니다. 물론, 매년 전세계적으로 수조톤의 농업폐기물이 배출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문제는 이 폐기물들이 지리적으로 아주 넓게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폐기물의 수집과 이송에 소모되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농업폐기물 중 상당량이 거름이나 사료, 연료의 용도로 이미 사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경작지가 아닌 곳에서 아주 빨리 자라는 나무나 풀들을 인위적으로 키워서 부족한 생물체량을 확보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러한 방식 역시 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방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한정된 숫자의 공장에서 화석연료와 경쟁할 수 있는 바이오 연료 생산이 가능해 질 수는 있겠지만, 화석연료의 엄청난 수요를 대체하기에는 그 생산량이 너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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