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노벨 경제학 수상자 로날드 코즈(Ronald Coase) 시카고 대학 교수
2013년 9월 5일  |  By:   |  Economy / Business  |  6 Comments

기업이 왜 생기고 어떻게 작동하며 정부의 규제가 언제 불필요한지에 대해 많은 통찰력을 가져온 연구를 한 경제학자 로날드 코즈 (Ronald Coase) 시카고대학 교수가 미국 시각 9월 2일에 102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코즈 교수는 1991년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을 “우연한 (accidental)” 경제학자라고 부르기를 즐겨하는 코즈 교수는 실제로 시카고 대학 경제학과가 아니라 로스쿨에서 대부분의 교직 생활을 했습니다. 그의 두 페이퍼는 근대 과학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것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첫 번째 페이퍼, “기업의 본성 (The Nature of the Firms)”은 그가 학부생일때 대부분을 쓴 것이고 1937년에 논문에 게재되었습니다. 이 페이퍼를 통해 코즈 교수는 왜 사람들이 기업을 만드는지, 기업의 규모와 범위는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사고에 혁명을 가져왔습니다. 그는 이 페이퍼에서 거래 비용 (transaction costs)이라는 개념을 선보였습니다. 거래 비용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 팔 때 발생하는 비용으로 코즈 교수는 이 개념을 통해 시장에서 필요한 물건을 거래를 할때 거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업 내에서 물건을 생산하는 것이 효율적일때 기업이 경제적으로 의미가 있음을 보였습니다. 이 논문에서 제시된 주장은 20세기 초에는 왜 기업들이 수직 통합협 (vertically integrated: 예를 들어 포드 자동차 회사가 제철이나 고무를 다른 공급업자로부터 구입하지 않고 자체 제강 공장이나 고무 재배 농장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었고 왜 최근에는 기업들이 반대로 여러 기능을 다른 공급자들에게 아웃소싱하는 수평 통합형(horizontally integrated)을 지향하는지를 설명합니다.

경제학자들의 사고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두 번째 논문은 “사회적 비용의 문제 (The Problem of Social Cost)”라는 제목으로 1960년에 발표되었습니다. 그는 이 논문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기업이나 개인을 규제하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 개입이라는 기존의 사고를 뒤 흔들어 놓았습니다. 거래 비용이 없다는 가정하에 그는 사람들은 협상을 통해서 상호 이익에 부합하게 사적으로 분쟁을 조정할 수 있고, 이러한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정부의 규제를 통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를 통해서 재산권 (property rights)을 정부 규제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요소로 만들었고 이후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방송 사업권 허가증을 배분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코즈 교수는 1910년 영국에서 태어났습니다. 런던 정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몇 몇 영국 대학에서 가르치다가 1951년 부인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뉴욕주립대에서 가르치다가 버지니아 대학으로 1958년에 옮겼습니다. 버지니아 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그는 연방통신위원회에 관한 문제를 다룬 논문을 시카고 대학이 발간하던, 당시 생긴지 얼마 안된 Journal of Law and Economics에 보냈습니다. 당시 논문 게재 심사를 맡았던 시카고 대학 경제학과 교수들은 “어떻게 이렇께 똑똑한 경제학자가 이런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할 수 있는지 (how so fine an economist could make such an obvious mistake)” 의아했고 코즈 교수를 불러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그의 주장을 들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밀턴 프리드먼 (Minton Friedman)이나 조지 스티글러 (George Stigler)와 같은 미래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두 시간여의 토론을 하는 동안 처음에는 21명중 20명이 코즈 교수의 논문을 저널에 게재하는 것을 반대했었지만 논쟁의 끝에는 21명 전원이 찬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날 이후 코즈 교수는 논문의 편집장과 시카고 대학 교수진으로 초대 되었고 이 후 일생을 시카고 대학에서 보냈습니다. 그는 수학 방정식이 난무하는 경제학을 “칠판 경제학 (blackboard economics)”이라고 경멸하면서 실제 시장이 작동하고 사람들이 행동하는 방식에 기반을 둔 통찰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 했었습니다. 코즈 교수의 부인은 2012년에 사망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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