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더 벳 (The Bet)”
2013년 8월 19일  |  By:   |  과학  |  No Comment

1980년, 경제학자 줄리안 사이먼과 생물학자 폴 에를리히는 당시 산업에 중요한 가치를 지니던 크롬, 구리, 니켈, 주석, 텅스텐의 5가지 원소 가격이 10년 뒤 어떻게 될 것인지를 두고 내기를 하게 됩니다. 1980년 1,000$ 어치의 원소에 대해 사이먼은 이들의 가격이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고, 에를리히는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패자가 승자에게 그 차이만큼의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사이먼이 지불하게 될지도 모를 금액에는 제한이 없었고 따라서 그는 에를리히보다 더 큰 위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0년 뒤, 사이먼은 에를리히의 서명이 담긴 576.07$의 수표를 받았습니다.

예일대학의 역사학자 폴 사빈의 새 책 “더 벳(The Bet)”은 이들의 내기가 벌어진 이면과 함께, 지난 50년간의 민주, 공화 양 당의 환경에 대한 입장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들의 내기는 이 두 사람의 인류와 과학에 대한 생각의 차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에를리히는 “신 맬서스주의자”로서 성장에는 한계가 있으며 자원은 제한되어 있고 이들의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1968년, 그의 책 “인구폭발(The Population Bomb)”에서 그는 앞으로 수억명의 인류가 아사할 것이라고 예견했고, 그 몇년 뒤에는 서기 2000년에는 영국이라는 나라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한 바 있습니다. 반면 사이먼은 인구의 증가를 “인류의 성공”을 나타내는 의 증거로, 그리고 인간성은 인간의 “영원한 자원”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또 그는 인간의 능력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며 인류는 끝없이 지상에서 번영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에게 자원의 감소는 자원의 추가개발과 대체물질의 발견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사빈은 에를리히에 대한 사이먼의 승리를 1980년 대통령 선거에서 로널드 레이건이 지미카터를 이긴 일에 비유합니다. 이 선거 이후 미국의 양당과 그 지지자들은 환경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그들의 정치적 차이만큼이나 뚜렷하게 가지게 되었습니다. 70년대 공화당의 닉슨은 철저한 환경주의자였지만, 오늘날 환경주의를 지지하는 공화당원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두 정당이 환경에 대해 다른 입장을 가지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환경을 위한 규제는 기업활동을 제한할 수 있고 이는 보수주의자들이 환경주의를 반대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오늘날 두 진영의 뚜렷한 차이는 두 당의 지지자의 환경에 대한 입장이 정치적 입장과 거의 일치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사이먼과 에를리히의 내기는 슬픈 결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 종종 친분을 나누던 뛰어난 두 학자는 내기 이후 서로를 비방하는 사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아직 활동 중인 한 명의 인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에를리히와 몇 권의 책을 같이 썼으며 내기 당시 그의 편을 들었던 과학자 존 홀드렌은 현재 오바마 대통령의 과학분야 고등참모(senior advisor)를 맡고 있습니다. 홀드렌의 상관인 오바마는 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습니다.

“나는 다음 40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미래는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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