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체, 불안, 그리고 이산화탄소
2013년 8월 5일  |  By:   |  과학  |  No Comment

불안(Anxiety)은 양날의 검입니다. 1994년 아이삭 막스와 랜디 네스는 자신들의 기념비적인 논문에서 불안이라는 감정이 진화에 의해 만들어진 상태임을 보인 바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당신은 이때 온 신경을 곤두세움으로써 주위 환경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고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에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위험을 더 잘 대처하게 만들어주는 불안이라는 감정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에게 닥치는 대부분의 위험이 과거와는 다른 종류의 것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예상보다 높게 나온 이번 달 카드 명세서를 보고 불안에 빠질 수 있습니다. 불안에 빠진 사람이 보이는 반응을 우리는 “투쟁 혹은 도피(Fight or Flight)”반응이라고 부릅니다. 이 때, 아드레날린은 분비되고 심박수는 빨라지며 손에는 땀이 차고 호흡은 가빠집니다. 이것은 싸움을 시작하거나 도망을 치기위해 적절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런 반응이 오늘날 당신의 빚을 해결하는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같은 불안을 너무 자주 느끼는 증상인 불안장애(Anxiety disorder)는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칩니다.

심리학자들은 불안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오랫동안 연구해왔습니다. 이상적인 실험이라면, 불안한 상태에 있는 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상태의 한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일 것입니다. 문제는 어떤 사람을 불안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동안 심리학자들은 실험 대상자에게 대중 강연을 준비시키거나 매우 어려운 단어퍼즐을 풀게 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을 불안한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나름대로 흥미있는 아이디어 였지만, 여전히 사람들 중에는 대중강연을 앞 두고도 불안해 하지 않거나 어려운 단어퍼즐 따위는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연구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숨쉬는 공기에 작은 변화를주는 것입니다. 공기는 78%의 질소, 21%의 산소, 그리고 0.03%의 이산화탄소와 기타 다른 공기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 브리스톨 대학의 제인 베일리는 이 공기 중 질소의 일부분을 이산화탄소로 대체할 경우 사람들은 불안에 빠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공포와 긴장상태에 들어갔고 심박수와 혈압이 올라갔습니다. 이 방법은 산소의 비율이 변하지 않기때문에 실험대상자의 건강에 실질적인 해를 끼치지 않았고, 7.5%까지 올렸던 이산화탄소를 원래대로 돌릴경우 대상자들은 20분 뒤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왜 이산화탄소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까요? 연구결과, 이것은 뇌속에 존재하는 편도체(amygdala)가 하는 일임이 밝혀졌습니다. 편도체는 혈액의 산도(pH)를 관찰하는 방법으로 외부 공기중 이산화탄소의 비율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혈액은 보다 산성에 가까워지고 편도체는 우리의 몸을 긴장상태로 만듭니다. 이것은 우리가 공기가 부족한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를 “투쟁 혹은 도피” 상태로 만들어 이와 같은 상황을 벗어나게 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제 심리학자들은 아주 간단한 실험장치만으로도 불안에 대해 보다 엄밀한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들을 통해 우리는 일상의 불필요한 불안으로 인한  문제들을 점점 더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Scil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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