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망명에 명분을 더해주는 미국정부의 행보?
미국이 자국 정보 기관의 내부고발자 스노든의 망명을 방해하고 있는 상황이 오히려 망명의 명분을 강화해주고 있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현재 모스크바 공항 내에 머무르고 있는 스노든은 니카라과와 베네수엘라, 볼리비아로부터 조건부 망명 수락을 얻어낸 상태고, 최소 6개국에 망명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Amnesty International)의 법률정책국장인 마이클 보체넥(Michael Bochenek)은 미국이 볼리비아 대통령의 비행기를 돌리려고 했다거나 바이든 부통령이 에콰도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주지 말라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 자체가 스노든의 명분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망명을 방해하는 행위에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자국으로 돌아가면 박해를 당하게 될 것이라는 스노든의 공포에 근거가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보체넥 국장은 타국 정부의 의사 결정 과정에 미국이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고 난 이후로 남미의 여론이 스노든에 우호적인 쪽으로 크게 바뀌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스노든이 처한 국제법적 상황에 대해서 보체넥 국장은 망명 신청 당시에 반드시 해당 국가에 체류하고 있어야 할 필요는 없고, 인터폴 수배명단에 올라간다고 해도 다른 국가가 반드시 미국에 스노든을 인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스노든의 목적지로 가장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곳은 베네수엘라인데, 모스크바에서 베네수엘라 수도로 가는 직항 항공편은 없기 때문에 쿠바를 경유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쿠바가 스노든의 경유를 허락해줄지는 알 수 없으나, 쿠바는 최근 스노든 사건과 관련해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미국을 비난한 바 있습니다. (Guar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