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제품 시장으로 몰려드는 외국기업들
먹을 거리 안전 문제는 중국의 대표적인 취약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최근에도 중금속 카드뮴에 오염된 쌀, 살충제 성분이 나온 생강, 양고기로 둔갑한 쥐고기에 이르기까지 각종 ‘식품안전 파동’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유나 분유 등 유제품은 신생아부터 어린이들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그 파장이 훨씬 큽니다. 지난 2008년 이른바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로 중국 업체들은 좀처럼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유층과 중산층들은 비싼 돈을 주더라도 믿을 수 있는 외제 분유를 삽니다. 많은 물량이 공식 루트를 거치지 않은 밀수품인데, 중국 사람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분유를 수출하는 나라에서 갑자기 공급이 달리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안전한 제품을 생산해내는 길 말고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해외 유수의 낙농업 회사, 식품 업체들이 중국 유제품 시장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주 프랑스 회사 다농(Danone)은 3억 2,500만 유로(4,837억 원)를 투자해 중국 최대의 유제품업체 멍뉴(蒙牛)와 요구르트를 만드는 합작회사를 세운다고 발표했습니다. 덴마크의 우유회사 아를라(Arla Foods)는 이미 멍뉴의 지분을 보유하고 유제품 개발 연구를 지원해 왔습니다. 스위스의 식품업체 네슬레(Nestlé)는 유제품 품질관리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으며, 중국에 낙농업 전문대학도 세울 계획입니다. 외국 업체들의 잇따른 투자가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닙니다. 중국 농장들의 오염 실태조차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유제품의 기본이 되는 우유부터 믿을 만한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규제가 들쭉날쭉한 것도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해 안정적인 이윤을 내느냐가 투자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