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NBC는 어떻게 진보진영의 폭스뉴스가 되었나
미국의 3대 뉴스 케이블 (Fox, MSNBC, CNN) 가운데 MSNBC는 폭스뉴스 다음으로 시청률이 높습니다. 폭스뉴스가 미국 보수주의자들의 메가폰이 되어 왔다면 MSNBC는 점점 진보적인 인사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진보계의 폭스뉴스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MSNBC의 이러한 정체성은 오바마 대통령 집권 1기를 거치며 확고해 졌습니다. 처음에는 CNN처럼 중립성을 지키고 사실관계 중심의 뉴스 프로그램을 편성했지만 지난 4년간 정치 관련 프로그램을 늘리고 사실관계 전달보다는 의견과 평론으로 주안점을 옮겨 왔습니다. 통신회사 컴캐스트(Comast)가 소유하고 있는 NBC Universal 소속인 MSNBC는 폭스뉴스보다 200만 명 이상 시청자가 적습니다. 하지만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청자 층인 25~54세 시청자들만 놓고 보면 폭스뉴스와의 차이는 30만 명밖에 나지 않습니다. 이 연령을 대상으로 한 시청률 조사에서 MSNBC는 11월 6일 선거 이후 3일 연속 폭스뉴스를 앞질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소유했던 2005년까지만 해도 MSNBC의 정체성은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2008년 선거방송 당시 NBC 뉴스 앵커인 데이비드 그레고리(David Gregory)와 키스 올버맨(Keith Olbermann)을 대표 앵커로 내세웠지만, 언론인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그레고리와 그 반대 입장에 서 있는 올버맨의 부조화는 MSNBC의 정체성에 많은 혼란을 가져 왔었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긴장 관계는 사라졌습니다. 2012년 선거 방송을 진행한 인물들을 살펴보면 레이첼 메도우(Rachel Maddow)를 중심으로 오바마를 지지하고 롬니를 비판하는 의견이 확고한 4명의 정치 토론 프로그램 진행자들을 내세웠습니다. 퓨리서치 센터와 유럽 선거 참관인단이 발표한 연구를 보면, MSNBC가 공화당 후보 롬니에 대해 보도한 내용들이 폭스뉴스가 오바마에 대해 보도한 뉴스보다 더 비판적이었습니다. MSNBC는 많은 면에서 폭스뉴스와 닮아가고 있습니다. 니엘슨(Nielson) 미디어 데이터에 따르면 폭스뉴스의 열혈 시청자들은 하루 평균 폭스뉴스 시청에 145분을 쓰는데, MSNBC의 열혈 시청자들도 139분을 시청합니다. MSNBC는 정치 관련 프로그램을 더 늘릴 계획입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지난 겨울에 언급했던 말 (“Boy, it really has become our version of Fox”)이 점점 더 현실화 되고 있습니다. (N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