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eyesopen1
  • 2013년 7월 15일. 미얀마의 지뢰 문제는 왜 해결되지 않을까?

    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얀마 동남부는 세계에서 지뢰가 가장 많이 묻혀있는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스위스 NGO인 제네바콜의 추산에 따르면 지뢰 위험 지대에 살고 미얀마 국민은 5백만에 달합니다. 1997년 이후 지뢰로 인한 사망자 수는 공식 집계된 것만 3200명에 달하고, 지뢰로 팔다리를 잃은 피해자도 만명이 넘습니다. 1997년 지뢰금지협약이 만들어진 이후 매년 지뢰를 설치해온 국가는 미얀마 뿐이며, 2012년에 지뢰를 새로 설치한 나라는 미얀마 외에 시리아 뿐입니다. 2012년 2월 테인 세인 대통령이 지뢰 제거를 위해 더 보기

  • 2013년 7월 12일. 학자금 대출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가?

    정부가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을 지원해줘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미국의 공화, 민주 양 당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얼마나 지원을 해줘야 하는가에 이르면 문제가 좀 달라집니다. 의회는 결국 독립기념일 휴회 이전에 이 문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결국 학자금 금리에 관한 법은 시효를 다 했습니다. 정부는 여전히 학자금을 지원하지만, 이제 학생들은 기존의 2배인 6.8%의 금리를 감당해야 합니다. 그나마도 전체의 4분의 1정도만 6.8%의 금리를 적용받고, 나머지 학자금 대출의 금리는 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 보기

  • 2013년 7월 11일. 윔블던 후기: 테니스 코트 안팎의 성차별에 대하여

    세상에는 세 가지 차원의 성차별주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대부분이 혐오하지만 소수의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수준의 것, 둘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만 어쩐 일인지 여전히 용인되는 수준의 것, 마지막이 너무나 만연해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수준의 것입니다. 올해 윔블던에서는 BBC 라디오의 해설자 존 인버데일이 여자단식 우승자 마리옹 바르톨리의 외모에 대해 방송 중 부적절한 발언(“외모가 뛰어난 선수는 못 될 테니 열심히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며 훈련했을 것이다”라는 내용)을 해 사과하는 소동이 더 보기

  • 2013년 7월 10일. 논란의 중심에 선 한국의 국가 정보 기관

    최근 한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두 가지 사안은 작년 대통령 선거 때의 여론 조작 의혹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입니다. 이 두 사안의 공통점은 바로 보수의 명분을 지지하고 정치적 분열을 조장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국가 정보 기관이 그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것입니다. 공산주의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탓에, 그간 한국에서 정치 이념은 북한에 대한 태도를 기준으로 분류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대선 때 두 명의 유력 후보가 사회 복지와 대북 정책에 있어 더 보기

  • 2013년 7월 9일. 모르시의 몰락과 이집트 민주주의의 미래

    1년 전 모르시가 이집트의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을 때, 이코노미스트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매체로서, 정치를 종교에 종속시키고 여성과 소수자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슬람형제단에 동의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르시가 52%의 표를 얻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어쨌거나 이집트에서 30년 간의 독재가 막을 내렸다는 사실에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지난 며칠 간의 상황이 더욱 절망적입니다. 군과 거리 시위에 의해 물러난 모르시 대통령의 사례는 이 지역에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습니다. 모르시 정권이 몰락한데는 더 보기

  • 2013년 7월 8일. 스노든 망명에 명분을 더해주는 미국정부의 행보?

    미국이 자국 정보 기관의 내부고발자 스노든의 망명을 방해하고 있는 상황이 오히려 망명의 명분을 강화해주고 있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현재 모스크바 공항 내에 머무르고 있는 스노든은 니카라과와 베네수엘라, 볼리비아로부터 조건부 망명 수락을 얻어낸 상태고, 최소 6개국에 망명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Amnesty International)의 법률정책국장인 마이클 보체넥(Michael Bochenek)은 미국이 볼리비아 대통령의 비행기를 돌리려고 했다거나 바이든 부통령이 에콰도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주지 말라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 자체가 더 보기

  • 2013년 7월 5일. 살해 위협에 시달리는 아프간의 여성 경관들

    아프가니스탄 헬만드주에서 경찰 간부로 근무하던 여성이 출근길에 무장 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숨졌습니다. 아침 7시, 사위의 오토바이로 출근하던 이슬람 비비는 총격을 받아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45분 후 숨졌습니다. 가족들의 반대와 끊임없는 살해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던 37세의 이슬람 비비는 보수적인 아프간 남부에서 여권 신장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범죄 수사반 내 여성 경관들로 이루어진 팀을 이끌면서, 탈레반의 위협은 물론 친오빠의 살해 협박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아프간 경찰은 최근 몇 년 간 여성 인력 더 보기

  • 2013년 7월 4일. 텍사스주 사형집행장 목사의 고백

    캐롤 피켓(Reverend Carroll Pickett)은 1980년부터 1995년까지 텍사스주의 사형 집행장이 위치한 교도소 소속 목사를 지내며, 사형수 95명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사형제도에 반대하게 된 피켓 목사의 글을 전합니다. “사형 집행일 새벽 6시부터 집행 순간까지 사형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저의 일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사형 집행을 지켜본 것은 1982년 12월 7일이었습니다. 그날 죽은 찰리 브룩스는 미국에서 사형제도가 부활한 1976년 이후 텍사스주 최초의 사형수였고, 전 세계에서 최초로 약물 주입으로 사형당한 더 보기

  • 2013년 7월 3일. 시위의 시대, 공통점과 과제는?

    이번 주에 세 개 대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여러 시위들은 같은 얼굴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첫째는 1980년대 그래픽노블 “브이포벤데타”에 등장했던 가이 포크스의 가면입니다. 브라질에서는 버스 요금이, 터키에서는 도시 개발 프로젝트가, 인도네시아에서는 연료 보조금이, 유럽에서는 정부의 긴축 정책이 시위에 불을 붙인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하더라도, 가이 포크스가 가졌던 정부에 대한 불만은 세 개 대륙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특징입니다. 1848년, 1968년, 1989년의 거리 시위가 그랬던 것 처럼 현재의 상황에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중산층의 평범한 시민들이 오만하고 비효율적이며 부패한 정부를 더 보기

  • 2013년 7월 2일. 프랑스 정치판의 스캔들, 수혜자는 극우파?

    프랑스의 현 사회당 정권은 “모범이 되는”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바로 전에 집권했던 사르코지도 “흠 잡을 데 없는” 정부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프랑스 정치계는 좌우 할 것 없이 스캔들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올랑드 대통령의 재무장관이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를 숨기고 의회에 거짓말 한 것이 드러나 사임했고, 기업인 베르나르 타피(Bernard Tapie)의 특혜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사르코지 정권의 핵심 인물들이 속속 수사망에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베르나르 타피는 90년대 중반에 자신이 더 보기

  • 2013년 7월 1일. 홀마크 카드 문구로 보는 미국 사회의 변화

    2014년 홀마크(Hallmark) 신제품 가운데는 “이 생에서 우리가 만난 것을 행운으로 여긴다, 가장 소중한 기억 속에 네가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거야”라는 문구를 담은 카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죽음을 앞둔 친구에게 보내는 카드입니다. 미국의 인사 카드 업계는 사회의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여 새로운 카드 시장을 개척해내는 분야입니다. 미국 카드 업계 선두주자인 홀마크(Hallmark)는 미국의 소비자들이 기존에 터부시 되었던 사안에 대해서도 보다 솔직한 태도를 원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카드 문구에 알츠하이머나 암과 같은 병명이 그대로 쓰이기도 하고, 자살이나 더 보기

  • 2013년 6월 28일. 미 대법원 결혼보호법 위헌 판결, 절반의 승리

    세금 분쟁에서 시작된 재판이 레이디가가의 콘서트만큼이나 많은 인파를 끌어모았습니다. 동성 결혼에 대한 미국 대법원 판결이 나온 26일 전야의 광경이었습니다. 1996년 연방정부가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것을 금지한 결혼보호법(Defense of Marriage Act)은 결국 대법원에서 5대 4로 위헌 판정을 받았습니다. 국가를 상대로 소를 제기한 사람은 44년 간 함께 한 동성 애인과 살다가 2007년에 결혼식을 올린 에디스 윈저(Edith Windsor)였습니다. 2009년 배우자가 사망하자 윈저는 부동산을 상속하게 되었는데, 배우자 지위가 인정되지 않아 36만 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물게 되자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윈저는 결혼보호법이 평등한 법의 보호를 보장하는 수정 헌법 5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부동표였던 앤써니 케네디 대법관을 비롯, 윈저의 손을 들어준 5명의 판사들은 판결문에 “결혼보호법은 뉴욕이 보호해야 할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