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달리기, 건강에 오히려 해가 될 수도
2015년 2월 11일  |  By:   |  문화, 스포츠  |  2 Comments

출처: 미국 대학 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블룸버그 비즈니스에서 재인용

과유불급이라는 말은 운동에도 수시로 적용됩니다. 지나치게 몸을 혹사하는 운동은 건강을 해칠 수 있죠. 장비가 따로 필요하지 않은 간단한 운동인 달리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대학 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실린 연구결과를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요약한 위 그래프를 보시죠. 아무 운동도 하지 않는 이들의 사망위험률을 1이라고 가정했을 때 가벼운 조깅을 하는 사람은 약 0.2, 적당히 달리기를 하는 사람은 약 0.7의 위험률을 보인 데 반해 격렬한 달리기를 하는 이들의 사망위험률은 2에 가까웠습니다. 적어도 달리는 목적이 건강이라면 달리기를 안 하느니만 못한 셈이죠.

연구진은 덴마크 코펜하겐 시민 5,048명의 심장 건강을 오랫동안 기록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이 가운데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하는 이들 1,098명과 마찬가지로 건강하지만 달리기는 하지 않는 이들 413명의 12년치 데이터를 추려냈죠.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이들은 대상에서 제외했고, 데이터를 모은지 1~2년 안에 사망한 이들의 기록을 배제한 뒤에도 비슷한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연구진은 구체적으로 과도한 달리기가 어떻게 건강에 해가 되는지 그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심혈관계에 무리를 불러온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뛰면 건강에 무리를 주는 걸까요? 연구진은 일주일에 2시간 반 이하를 천천히, 또는 적당한 속도로 뛰는 이들의 사망위험률이 가장 낮다고 밝혔습니다. 바꿔 말하면 시속 11km보다 빠른 속도로 일주일에 세 번 이상, 2시간 반 넘게 달리면 아예 아무런 운동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지내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뜻이 됩니다. 적어도 사망 위험률에 있어서는 말이죠.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42.195km를 뛰려면 일주일에 2시간 반 달리는 걸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달리는 데서 상쾌함과 마음의 평화를 얻는 수많은 달리기 애호가들에게는 상당히 듣기 싫은 연구 결과일 수 있지만, 논문의 공동 저자인 오키페(James O’Keefe) 박사는 “아흔 살까지 심혈관에 문제 없이 건강하게 살려면 (무리한 달리기를) 자제해야 합니다.”

앞서 2012년에도 비슷한 연구가 나왔습니다. 가벼운 조깅, 적당한 달리기는 건강에 좋지만, 일주일에 32km를 넘지 않는 선에서만 해당한다는 이야기였죠. 일주일에 32km라면, 시속 8km로 약 네 시간입니다.

하지만 심혈관 전문의이자 아마추어 마라토너이기도 한 바크(David Bach) 박사는 이 연구결과를 단정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반론을 제기합니다. 특히 성인의 1/3이 (의학적으로) 비만이고, 당뇨 환자가 2011년 기준으로 2천만 명에 육박하는 미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결과가 자칫 달리기가 몸에 좋지 않다는 식으로 잘못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논문의 연구진들도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즉, 무리한 달리기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천천히 (시속 8km 내외) 달리는 사람들의 사망위험률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이들보다 훨씬 낮았다는 점을 동시에 강조했습니다. 또한 연구의 근거로 삼은 데이터 숫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론을 내기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전체 연구대상 가운데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 28명,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 128명이 숨졌는데, 이 정도 숫자로는 사망 원인을 통계적으로 분류해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때문에 연구진은 앞으로 달리기 뿐 아니라 사이클이나 스키 등 격렬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이들로 대상을 넓혀 추가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Bloomberg Business)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