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주제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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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일. [필진 칼럼] 정체성과 얼굴
정체성은 한 사람을 다른 사람과 구별 짓는 특성입니다. 영어 단어로는 “identity”가 정체성을 뜻하죠. 한 사람의 정체성이 어디에 있는가는 철학적인 질문이지만, 매우 현실적인 질문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곧 내가 나임을 증명하는 기술입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열기 위해 지문이나 얼굴을 이용하며, 인터넷으로 송금하기 위해서는 기억 속의 비밀번호를 이용합니다. 국가가 발행하는 신분증은 여전히 중요한 기술이지만,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영화 “마틴 기어의 귀향”은 몇백 년 전만 더 보기 -
2021년 1월 18일. [칼럼] “다인종 백인성(multiracial whiteness)”의 정치, 포스트 트럼프 시대의 극복 과제입니다
워싱턴 포스트, Christina Beltán 뉴욕대 교수 원문보기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반민권 행태로 인해 대통령의 충성도 높은 지지층을 동질적인 백인민족주의자 집단으로 낙인찍기 쉽지만, 1월 6일 의사당 공격 이후 FBI가 내놓은 수배 전단을 보면 흑인과 라틴계 얼굴들도 간간이 눈에 들어옵니다. 멕시코계와 라틴계 이민자들에 대한 원색적인 공격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2016년에 비해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확보한 라틴계 표가 더 많았다는 사실 역시 트럼프의 지지층이 얼마나 다양한가를 보여줍니다. 그렇습니다. 트럼프에게 표를 준 유권자들과 더 보기 -
2019년 7월 29일. 서구 언론이 본 일본의 국가 정체성 문제
내년 여름 하계올림픽이 열리면 세계의 눈은 일본을 향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은 이 사실을 매우 예민하게 인식하고 있죠. 매스컴은 벌써부터 올림픽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있고,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자는 제안에서부터 일본식 이름의 영어 표기법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일종의 불안감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일본은 더 이상 1964년 올림픽을 개최했을 때처럼 최첨단 기술국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 모든 국가가 정체성의 문제를 두고 고민하지만, 일본만큼 이 문제를 크게 생각하는 곳은 더 보기 -
2018년 10월 22일. 팩트를 둘러싼 논쟁, 합의점은 없다
서로 의견이 엇갈리는 아주 단순한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프랭크는 정원에서 새 한 마리를 보았고 그 새가 멧새라고 생각합니다. 그 옆에 서 있던 지타는 같은 새를 보고 그 새가 참새라고 확신했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내가 보기에는 분명히 맷새였으니 네가 틀린 거야”라고 말한다면 굉장히 고집 세고 비호감인 사람으로 보일 겁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판단을 조금 덜 확신하게 되어야 마땅한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태도가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열린 마음과 지적인 더 보기 -
2018년 6월 18일. 10대 때 듣던 음악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20대를 보내면서 저는 흥미로운 현상을 경험했습니다. 내가 10대 때 좋아했던 음악들이 점점 더 소중해지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새로운 노래들은 무의미한 소음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객관적으로는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루다크리스의“Rollout”이 케이티 페리의“Roar”보다 예술적으로 우월한 노래라는 주장이 말이 안 되는 것을 잘 알아도, 제 귀에는 전자가 훨씬 아름답게 들리니까요. 2013년의 히트곡 열 곡을 연달아 들으면 머리가 아픈데, 2003년의 히트곡 열 곡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른이 되어서 들은 그 더 보기 -
2017년 8월 11일. 다양성에 대한 요구, 대학 캠퍼스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LA 교외의 7개 대학 연합인 클레어몬트 칼리지(Claremont Colleges)는 지난 학기 큰 홍역을 치렀습니다. 소속 대학 중 한 곳인 포모나 칼리지에서는 학생들이 단체로 사회학 강의 수강을 취소하고 앨리스 고프먼(Alice Goffman)의 방문학자 초청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고프먼은 경찰과 감옥이 흑인 청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해 연구해 온 백인 사회학자입니다. 집회 참석자들은 학생들의 손으로 뽑은 학생 대표에게 대학교수 채용위원회의 영향력 있는 자리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로부터 몇 주 전, 클레어몬트 멕케나에서는 “흑인의 더 보기 -
2015년 11월 4일. 아시아계 미국인이 공화당을 점점 멀리하는 이유(2)
공화당이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소수 인종을 배제하고 타자화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미국인이라고 여기고 있는 이들에게 "너는 진짜 미국인이 아니"라고 거만하게 선을 긋는 정당에 표를 줄 유권자는 많지 않은 게 당연합니다. 더 보기 -
2015년 11월 4일. 아시아계 미국인이 공화당을 점점 멀리하는 이유(1)
공화당이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소수 인종을 배제하고 타자화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미국인이라고 여기고 있는 이들에게 "너는 진짜 미국인이 아니"라고 거만하게 선을 긋는 정당에 표를 줄 유권자는 많지 않은 게 당연합니다. 더 보기 -
2014년 9월 11일. 스코틀랜드,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 경제적 혜택이 있을까?
영국으로부터 독립 여부를 묻는 스코틀랜드 주민투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영국 정부가 스코틀랜드 사람들을 대단히 차별하거나 억압하는 건 분명히 아닌데, 스코틀랜드는 왜 영국에서 떨어져나가고 싶어하는 걸까요? 뉴욕타임스에 실린 칼럼을 소개합니다. 더 보기 -
2014년 2월 28일. 미국, 주택을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
누구나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춘 집을 원합니다. 그 집이 튼튼하기까지 하다면 금상첨화겠죠. 하지만, 집에 대한 동경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집을 통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더나아가 자신의 정체성까지 직접 드러내고 싶어합니다. 미 공화국 초기만 하더라도 미국인들의 정체성은 유럽대륙에 기반을 두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건축 양식들도 유럽의 그것들을 차용하게 되었죠. 건설 과정과 여러가지 장식들에 사용되는 패턴이 가이드북 형식으로 유럽으로부터 건너왔고, 건설업자들은 이 가이드북을 본보기로 삼아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으며, 개구부를 뚫고 장식들을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