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주제의 글
  • 2013년 12월 3일. 거름으로 재사용하기 위해 사탕수수로 만든 일회용 식판

    학교 급식 연맹(the Urban School Food Alliance)에 등록된 마이애미의 특정 학교들이 플라스틱이 아닌 사탕수수로 만든 일회용 식판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남긴 음식물과 사탕수수 식판을 함께 모아서 농장의 거름으로 재사용하려는 목적 때문입니다. 이 연맹이 예상한데로 계획이 진행된다면 내년 9월까지 전국적으로 260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사탕수수로 만든 식판에 음식을 제공받을 예정입니다. 이를 식판의 개수로 환산하면 매년 2억 7100만개가 넘는 엄청난 규모이며, 수백 킬로미터의 플라스틱 톨(Plastic Tall: 플라스틱이 두루마리 휴지 모양과 같이 더 보기

  • 2013년 9월 11일. 하나의 교실, 두 개의 젠더

    학창시절, 내가 가장 좋아한 선생님은 로버트 율리시스 제임슨이라는 문학교사였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바보같은 소리를 꺼내면 시뻘개진 얼굴로 “나가!”를 외치는 괴짜였죠. ‘바보같음’이 개선되지 않으면 한 사람씩 여러 명을 연달아 쫓아내기도 했고, 반 전체를 한꺼번에 쫓아낸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알고보면 그는 첼로와 미국문학, 그리고 학생들을 사랑한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수업 방식이 모두에게 적합했는지는 의심스럽지만, 나는 10학년 때 그의 수업을 듣고 나서 잠에서 깨어났다고 느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때 나는 남자아이였기 때문에, 트렌스젠더 여성이 된 지금에 와서는 내가 여학생이었대도 제임슨 선생님을 똑같이 기억할까 생각하곤 합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이 시점에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주제죠. 스탠포드대 교수 토머스 디(Thomas Dee)의 2006년 연구에 따르면 남학생들은 남자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에서, 여학생들은 여자 교사가 담당하는 수업에서 더 큰 학업적 성취를 보인다고 합니다. 여학생들은 남자 교사가 맡은 수업이 자신의 미래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남학생들은 여자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 사간을 별로 기다리지 않는다네요. 물론 교사의 경륜이나 학급의 크기 등 학생의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다양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교사나 학생의 성별에 따라 관계의 양상이 달라지기는 하니까요. 저는 현재 25년째 콜비대학교(Colby College)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12년은 남자 교수로서, 그  다음 13년은 여자 교수로서 학생들을 만났죠. 남자일 때 나는 학생들을 웃기기도 잘 했고, 제임슨 선생님처럼 학생을 쫓아내지는 않았지만 책상 위에 올라가서 연극 대사 같은 말을 외친 적도 있었죠. 학생들은 팔이 빠져라 내 말을 노트에 받아적었습니다. 지금은 좀 달라졌습니다. 물론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으로 살다가 가장 소외된 주변부의 일원이 된 것에 내 성격도 영향을 받았겠지만, 똑같은 수업을 해도 학생들이 예전처럼 필기를 열심히 한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학기가 끝나고 수업에 대한 소감을 물으면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셨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나는 내가 여자 교수라서 이런 평을 듣는게 아닌가 하고 의심아닌 의심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에 너무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합니다. 나이든 여자 교수로서 학생들 사이에서의 인기에 덜 연연하게 된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가끔 제임슨 선생님도 인기에 연연했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인기있는 선생님들이 주로 그러하듯 아마 별 관심이 없었겠죠. 그래도 나는 1974년의 어느 날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계문학 수업이 끝난 후, 나는 내 안에 소용돌이치는 고민을 말로 풀어내지 못해 한참을 끙끙대며 앉아있다가 가까스로 그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질문 하나 해도 됩니까?” “뭐냐?”시큰둥한 답이 돌아왔죠. “선생님은 남자와 여자가…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보셨어요?”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손가락을 교실문을 가리키며 내가 진작에 예상했어야 할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나가.” (NYT) 원문보기

  • 2013년 8월 22일. 똑똑한 학생들이 사는 나라는 어떻게 다른가

    1920년대부터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파이와 과자류를 생산해온 한 기업은 최근 폴란드로 공장을 이전했습니다. 오클라호마 안에서 기본적인 독해와 산수 능력을 갖춘 인력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폴란드는 최근 십 수년 사이에 교육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룬 나라로 꼽힙니다. 폴란드와 미국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미국의 언론인 아만다 리플리(Amanda Ripley)는 저서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The Smartest Kids in the World: And How They Got That Way)>에서 그 차이점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국가별 학업성취도를 더 보기

  • 2013년 6월 19일.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덴마크로 옮겨갔을 뿐입니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계급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늘날 더 이상 사실이 아닙니다. 불평등이 더 많은 불평등으로 이어지며 월급과 결혼, 그리고 아이들의 숙제에서도 불평등의 흔적이 보입니다. 왜 상위 1%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이렇게 많은 돈을 버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유가 제기되어 왔습니다. 기술 발전은 승자 독식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시장 규제를 줄인 것은 월스트리트가 더 많은 보너스를 가져가고 더 위험한 투자를 가능하게 했으며 세계화는 더 보기

  • 2013년 5월 30일. 태국의 교육혁명, 군사 독재의 흔적을 씻을 수 있을까

    태국은 여유와 화려함이 넘치는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학교의 모습은 좀 다릅니다. 짧게 자른 머리에 똑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나란히 줄지어선 채 다같이 국가를 합창하고, 조국을 위해 희생하며 왕실을 사랑하겠다는 내용의 맹세를 하는 것이 흔한 교정의 모습입니다. 최근 태국에서는 군사 독재의 흔적이 선명한 교육 체제에 반기를 드는 인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말 ‘프랭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고교생 네티윗 촛팟파이산(Nethiwit Chotpatpaisan)이 “똑같은 인간을 찍어내는” 기계적인 교육 제도를 비난하며 페이스북 캠페인을 펼친 끝에 태국교육혁명동맹(Thailand Educational Revolution Alliance)이라는 더 보기

  • 2012년 12월 24일. 美 홈스쿨링(Home Schooling) 증가

    30년 전만 해도 미국 내 30개 주에서 홈스쿨링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학교에 안 보내고 집에서 가르치는 부모들은 괴짜 취급을 받았죠. 1975년 홈스쿨링을 받는 아이들은 1만 명 남짓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숫자가 2백만 명에 육박합니다. 홈스쿨링을 처음 도입한 건 주로 급진적인 반체제 문화를 향유하던 좌파 진영이었지만, 오늘날 집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미국 가정은 대개 부모가 자주 교회에 나가는 보수적인 집안입니다. 홈스쿨링을 택한 이유도 36%가 종교적, 도덕적 이유로 가장 높았고, 학교 환경에 대한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