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주제의 글
  • 2013년 9월 26일. 라틴아메리카 여권 신장, 마치스모(Machismo)와의 싸움

    지난 1994년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여성의 권리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고 각자 마치스모(Machismo)를 극복하자는 내용의 벨렘 협약에 서명했습니다. 마치스모란 스페인어권 국가에서 흔히 ‘남자다움’, ‘남성성’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인데, 문화적 맥락에 따라 도가 지나친 마초주의나 여성 비하, 가정 폭력과 연관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벨렘 협약 이후 각국 정부는 저마다 가정폭력 가해자의 처벌 수위를 높이고 예방책을 내놓았지만, 법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UN 산하의 UN 여성기구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는 15초에 한 명씩 여성이 폭행을 당하고, 더 보기

  • 2013년 9월 11일. 하나의 교실, 두 개의 젠더

    학창시절, 내가 가장 좋아한 선생님은 로버트 율리시스 제임슨이라는 문학교사였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바보같은 소리를 꺼내면 시뻘개진 얼굴로 “나가!”를 외치는 괴짜였죠. ‘바보같음’이 개선되지 않으면 한 사람씩 여러 명을 연달아 쫓아내기도 했고, 반 전체를 한꺼번에 쫓아낸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알고보면 그는 첼로와 미국문학, 그리고 학생들을 사랑한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수업 방식이 모두에게 적합했는지는 의심스럽지만, 나는 10학년 때 그의 수업을 듣고 나서 잠에서 깨어났다고 느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때 나는 남자아이였기 때문에, 트렌스젠더 여성이 된 지금에 와서는 내가 여학생이었대도 제임슨 선생님을 똑같이 기억할까 생각하곤 합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이 시점에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주제죠. 스탠포드대 교수 토머스 디(Thomas Dee)의 2006년 연구에 따르면 남학생들은 남자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에서, 여학생들은 여자 교사가 담당하는 수업에서 더 큰 학업적 성취를 보인다고 합니다. 여학생들은 남자 교사가 맡은 수업이 자신의 미래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남학생들은 여자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 사간을 별로 기다리지 않는다네요. 물론 교사의 경륜이나 학급의 크기 등 학생의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다양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교사나 학생의 성별에 따라 관계의 양상이 달라지기는 하니까요. 저는 현재 25년째 콜비대학교(Colby College)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12년은 남자 교수로서, 그  다음 13년은 여자 교수로서 학생들을 만났죠. 남자일 때 나는 학생들을 웃기기도 잘 했고, 제임슨 선생님처럼 학생을 쫓아내지는 않았지만 책상 위에 올라가서 연극 대사 같은 말을 외친 적도 있었죠. 학생들은 팔이 빠져라 내 말을 노트에 받아적었습니다. 지금은 좀 달라졌습니다. 물론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으로 살다가 가장 소외된 주변부의 일원이 된 것에 내 성격도 영향을 받았겠지만, 똑같은 수업을 해도 학생들이 예전처럼 필기를 열심히 한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학기가 끝나고 수업에 대한 소감을 물으면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셨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나는 내가 여자 교수라서 이런 평을 듣는게 아닌가 하고 의심아닌 의심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에 너무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합니다. 나이든 여자 교수로서 학생들 사이에서의 인기에 덜 연연하게 된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가끔 제임슨 선생님도 인기에 연연했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인기있는 선생님들이 주로 그러하듯 아마 별 관심이 없었겠죠. 그래도 나는 1974년의 어느 날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계문학 수업이 끝난 후, 나는 내 안에 소용돌이치는 고민을 말로 풀어내지 못해 한참을 끙끙대며 앉아있다가 가까스로 그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질문 하나 해도 됩니까?” “뭐냐?”시큰둥한 답이 돌아왔죠. “선생님은 남자와 여자가…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보셨어요?”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손가락을 교실문을 가리키며 내가 진작에 예상했어야 할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나가.” (NYT) 원문보기

  • 2013년 7월 23일. 왜 남자에게 여자가 필요한가

    남자들을 좀더 너그럽고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건 무엇일까요? 답은 여성 가족구성원입니다. 최근 논란이 된 마이클 달 등의 연구에 따르면, CEO에게 첫 아이가 생겨 아빠가 되면 구성원의 연봉을 평균 100달러 삭감합니다. 회사의 이익을 본인이 가져가고 구성원 배당을 줄이는 것이죠. 그러나 재미있게도 이런 현상은 아들일 경우 나타나고 딸일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딸은 아빠를 누그러뜨리고, 좀더 이해심깊고 인정많은 사람이 되게 도와줍니다. 딸을 가진 부모가 좀더 진보적으로 투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특히 낙태 등 성생활 더 보기

  • 2012년 9월 22일. 프리미어리그 건강 프로젝트의 성공

    영국에서는 성인 남성들의 건강에 대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실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실험을 진행하는 주체는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인 프리미어리그 소속 축구 클럽들입니다. 3년 전 프리미어리그가 처음 운동 프로그램을 내놓았을 때, 참가를 지원한 1만여 명 가운데 다수는 비만과 과다한 음주, 그리고 나쁜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고 운동량도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영국 공공의료보험(NHS)에 따르면, 영국에서 비만과 음주 과다로 인한 비용이 연간 67조 원에 달합니다. “경제적 이유만이 아니라 도덕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남자들은 국가의 기본적인 노동력이며, 건강한 남편과 아버지로서 역할도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