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분류의 글
  • 2012년 9월 20일. 터키, 종교와 과학 사이에서

    건국의 아버지 케말 아타튀르크가 ‘세속적인 이슬람 국가’를 기치로 정한 이래 터키인들의 신앙은 일상생활과 엄격히 분리돼 왔습니다. 다른 무슬림 국가들에 비해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고, 산업화가 빨리 이뤄지고, 과학과 학문이 발전했던 것도 ‘세속주의 원칙(secular principle)’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집권 10년차 정의개발당이 이슬람 교의 가치를 종종 지나치게 내세워 터키의 과학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공립학교 교과과정에 꾸란 수업을 집어넣고, 국립대학 교수로 독실한 이슬람 성직자들을 채워넣은 정부는 지난해 국립과학원 회원을 앞으로 정부가 더 보기

  • 2012년 9월 20일. 유럽연합 vs 가즈프롬(러시아)의 줄다리기

    러시아 국영기업 가즈프롬은 유럽연합 국가들의 천연가스 소비량의 1/4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는 러시아 정부가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지 상대방을 굴복시킬 수 있는 강력한 볼모입니다. 하지만 LNG나 셰일가스 생산이 늘어나면서 비싸진 가즈프롬의 천연가스는 다른 에너지들과의 경쟁에서 조금씩 밀리는 양상입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회원국들의 에너지 수급선을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하자,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가즈프롬이 맞불을 놓았고, 이는 결국 가즈프롬 지점 압수수색과 독점여부 조사 발표로 이어졌습니다. 가즈프롬 입장에선 유럽의 각국을 따로따로 상대하며 가격을 달리 받는 게 더 보기

  • 2012년 9월 19일. 中 동성애 청소년들의 커밍아웃

    PFLAG(Parents, Families and Friends of Lesbians and Gays)는 동성애 청소년들의 가족들이 모여 만든 중국의 NGO입니다. 최근 항저우 시 교육청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발간한 책자에 사춘기 청소년들의 ‘이상행동’으로 동성애 징후를 지적했습니다. 이에 PFLAG 소속 학부모 18명은 교육청에 편지를 보내 항의했습니다. “동성애자를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교육이지, 벽을 쌓게 만드는 건 정말 문제예요.”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학부모는 자신의 아들이 15살 때 동성애 사실을 밝혔을 땐 정말 이해가 안 됐다고 회상했습니다. 더 보기

  • 2012년 9월 19일. 무슬림들은 왜 쉽사리 격분하는가?

    ‘이슬람 모독’ 동영상으로 촉발된 중동 지역의 반미시위가 겉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무슬림들은 매번 거리로 쏟아져나와 대규모 집회를 열며 적대감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걸까요? Economist紙는 가장 큰 원인으로 무슬림들이 갖고 있는 서방세계에 대한 무지와 열등감을 조장하고 방조하는 정치세력을 꼽았습니다. 2005년 덴마크의 한 신문이 예언자 무하마드를 모독하는 만화를 실었다는 이유로 대대적인 반기독교 시위가 벌어졌었는데, 애초에 사람들을 분노케 한 사진은 실제 이 신문이 실은 적 없는 그림들이었습니다. 누군가 반서방 정서를 조장한 것이죠. 많은 이집트인은 이번에 더 보기

  • 2012년 9월 19일. 美 FDA “영아용 분유 첨가제 성분 조사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발생한 영아 사망 사례 가운데 7건이 분유나 모유에 넣어 먹는 첨가제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SimplyThick社 제품인 이 첨가제는 미숙아들이 우유를 삼키는 걸 돕기 위해 분유나 모유를 젤리처럼 뭉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첨가제를 탄 분유나 모유를 먹은 영아 22명(미숙아 21명과 장염에 걸린 영아 1명) 가운데 7명이 사망한 겁니다. 지난해 5월 FDA는 SimplyThick이 미숙아의 장기에 염증을 일으켜 괴사성장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적이 있습니다. FDA는 최종 더 보기

  • 2012년 9월 18일. 이스라엘 총리, 미국에 對이란 강경책 촉구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주말 아침 미국의 방송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이란이 앞으로 6~7개월 뒤에 핵무기의 90%를 완성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뒤, 미국이 이란에 더 강경한 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미 대이란 강경 발언으로 국내외의 비판을 받은 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란 정부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이스라엘이 공격한다면 반드시 보복 공격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수잔 라이스 UN 대사도 같은날 다른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은 이스라엘과의 동맹관계를 더 보기

  • 2012년 9월 18일. 인도 핵발전소 지역 주민들 연일 반대시위

    인도 남부 타밀 나두(Tamil Nadu) 주의 쿠단쿨람(Kudankulam) 시에서 원자력발전소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시위가 연일 격력해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발포하기에 이르렀고, 어민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주민들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2000메가와트급 발전소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지역이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때 큰 피해를 입었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대형 재난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죠. 타밀 나두 주 정부는 처음에는 원자력 발전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전력난이 하도 심각하자 찬성으로 돌아섰습니다. 맘모한 싱 인도 더 보기

  • 2012년 9월 18일. 맨체스터 공항 ‘알몸 투시기’ 폐기

    맨체스터 공항은 유럽에서 유일하게 이른바 ‘알몸 투시기’로 불리는 보안용 전신검색대를 운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처음 약속했던 사용기한인 3년이 다 되어가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알몸 투시기의 영구적인 사용을 허가하지 않음에 따라 오는 10월 31일 이후로는 투시기를 못 쓰게 됐습니다. 문제의 검색대를 둘러싼 논란은 사생활침해 문제와 건강 문제였습니다. 특히 옷 속이나 몸 안에 숨겨둔 물건을 확인하기 위해 X-Ray 촬영을 하게 되는데, 이 X-Ray가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맨체스터 공항 측은 지난 3년간 전신검색대 더 보기

  • 2012년 9월 17일. 롬니, 박빙인 주에서 오바마에 뒤쳐져

    최근 NBC News와 Wall Street Journal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대선의 향방을 가를 주들에서 공화당 롬니 후보가 민주당 오바마 후보에게 뒤쳐지고 있습니다. 2008년 27명에서 2명이 더 늘어나 총 29명의 선거인단을 보유한 플로리다 주에서 오바마는 롬니에 5% 차이로 앞서고 있으며, 18명의 선거인단을 보유한 오하이오 주에서는 50 대 43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7%P 앞서고 있습니다. 또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버지니아의 유권자들은 지난 5월 여론조사 때보다 미국의 현재 경제상황과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더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더 보기

  • 2012년 9월 17일. 러시아 反푸틴 시위대 건재 과시

    지난 토요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수천 명이 모여 대규모 반푸틴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과 야당 인사들은 지난해 12월 의회 선거와 올해 3월 대통령 선거에서 푸틴과 여당이 부정선거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규정하고, 정부를 비판하다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록밴드 ‘Pussy Riot’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집회는 최근 1년 사이 열린 반정부 집회 가운데 여섯 번째 큰 규모 집회였습니다. 푸틴대통령이 취임한 뒤로는 한동안 잠잠했던 시위대가 오랜만에 다시 모여 건재함을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더 보기

  • 2012년 9월 17일. 공짜 대학 등록금: 칼라마주의 약속

    칼라마주(Kalamazoo)는 미국 미시건 주에 위치한 인구 7만 5천 명의 작은 공업 도시입니다. 학생의 39%는 백인, 44%가 흑인이고, 1/3은 빈곤층이며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는 비율도 매우 높았습니다. 퇴색을 거듭하던 자그마한 도시가 변하기 시작한 건 2005년부터입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가 칼라마주에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시건 주에 있는 대학에 가는 모든 고등학생들의 학비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칼라마주의 학생 2,500명에게 익명의 기부자는 약속대로 3,500만 달러의 학비를 제공했습니다. 이제 칼라마주 고등학생의 90%가 대학을 갑니다. 일명 칼라마주의 약속(Kalamazoo’s Promise)이라 불리는 이 실험이 더 보기

  • 2012년 9월 15일. 말레이시아, ‘동성애 어린이 색출법’ 세미나 논란

    말레이시아 정부가 교사와 부모들을 대상으로 동성애 징후가 있는 어린이를 찾아내는 방법을 연구하고 논의하는 대규모 세미나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0차례 열린 세미나에서는 ‘딱 달라붙는 옅은 색깔 옷을 좋아하는 남학생’, ‘남자에게 별다른 관심을 안 보이거나 여자 아이들끼리만 자는 걸 편하게 여기는 여학생’을 의심해야 한다는 내용의 강연이 진행됐습니다. 말레이시아 교육부 부장관은 동성애를 ‘사회 문제’로 규정하고 어렸을 때부터 “싹을 잘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행동거지가 여성스러운 남자아이를 모아 ‘남자다움’을 가르치는 억지 캠프도 열렸습니다. 일련의 현상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