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분류의 글
-
2013년 9월 18일. 미성년 범죄자는 성인 범죄자와 다르다
청소년 범죄자는 어른 범죄자와 다를까요? 미국 대법원의 답은 “그렇다”입니다. 미국 대법원은 지난 10년 간 미성년 범죄자에 대한 중형 선고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방향으로 판결을 내려왔습니다. 2005년에는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 선고를 금지했고, 2010년에는 살인 이외의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2년에는 모든 경우 미성년자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기에 이르렀습니다. 잔혹하고 통상적이지 않은 처벌을 금지하는 헌법 수정조항 8조에 의거한 대법원 판결은 결국 더 보기 -
2013년 9월 18일. 베이징 시, 자동차 번호판 규제 진통
넘쳐나는 자동차로 인한 도심 교통 정체와 대기오염은 베이징 시의 크나큰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베이징 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번호판 발급을 엄격하게 규제하며 차량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억제해 왔습니다. 특히 2011년부터는 베이징 시 번호판을 추첨을 통해 당첨된 사람에게만 발급하기 시작했는데, 신청자가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번호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10:1 안팎의 경쟁률이었지만 올해 경쟁률은 80:1을 넘었습니다. 차를 구입할 계획이 있는 베이징 주민 가운데 절반 가량이 1년 이상 더 보기 -
2013년 9월 18일. 돈이 있으면 녹지도 늘어난다
경제발전은 일반적으로 균형잡힌 환경을 조성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보장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간주됩니다. 그건 사실입니다. 어느 정도까지요. 국가의 경제 발전 초기단계에서는 인구가 증가하고 자연서식지가 줄어들며 공해가 심각해집니다. 그러나 중진국 수준에 다다르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하수처리 시스템이 갖춰지고 공장의 폐수 방출에 처리에 규제가 들어가면 인간 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도 이득을 봅니다. 인구성장률이 떨어지고 사람들은 정부에 환경친화적인 정책을 요구하기 시작하죠. 아래 그래프는 녹지(Forest) 비율을 생물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하여 녹지 비율과 경제발전의 연관성을 알아본 더 보기 -
2013년 9월 17일. 이란 여성들에게 레깅스를 허하라
로하니 대통령 치하에서 사회적인 자유가 확대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란 사회에는 여성들의 옷차림을 단속하려는 보수주의자들이 존재합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패션 아이템은 바로 레깅스입니다. 길고 헐렁한 여름용 외투 아래 딱 붙고 반짝이는 레깅스를 입는 것이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자, 이것이 이슬람교 교리에 어긋나는지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진 것입니다. 보수주의자들은 레깅스를 “서구 문화 공습의 최신판”이라고 비난하면서, 레깅스가 이란 젊은이들의 “심리적, 정신적 평화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레깅스의 유행으로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으니 지역사회마다 레깅스를 싹 더 보기 -
2013년 9월 17일. 나이가 들면 반드시 보수적으로 변하는 걸까요?
“젊었을 때(20대) 사회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심장이 없는 사람이고, 나이가 들어서(40대) 보수적이지 않은 사람은 뇌가 없는 사람이다.”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 식상해진 처칠의 저 격언은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으로 변하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을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지난주 영국 사고방식 조사(British Social Attitude Survey) 결과를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동성애나 여성의 사회활동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질문을 던졌을 때 나이 든 사람들이 부정적이고 보수적인 의견을 내놓는 경우가 분명 많긴 더 보기 -
2013년 9월 16일. 2016년 올림픽을 앞둔 브라질 리우의 위기
세르지우 카브랄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가 취임한 2007년은 주기적인 치안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였습니다. 카브랄 주지사는 마약 조직이 장악하고 있는 슬럼가에 무장 특공대를 보내는 대신, 평화경찰서(Pacifying Police Unit)이라는 이름로 지역사회의 경찰 활동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현명한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때마침 경제도 살아나면서 2016년 올림픽이라는 기회가 찾아와 리우의 부활과 카브랄의 정치적 성공이 눈 앞에 다가온 듯 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66%의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한 카브랄 주지사는 현재 12%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 여름 부실한 공공 서비스와 더 보기 -
2013년 9월 16일. 호주 길라드 전 총리, 노동당의 참패를 바라보는 심경 전해
“총선이 치러진 날 개표방송을 집에서 혼자 지켜봤습니다. 평생을 함께해 온 노동당의 참패를 바라보는 일은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었습니다.” 총선 석달 전에 집권 노동당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길라드 전 호주 총리가 이달 초 노동당의 참패로 끝난 선거 과정을 지켜본 심경을 가디언 호주판을 통해 전해 왔습니다. (전문 보기) 5천 단어 남짓의 긴 글을 통해 길라드 전 총리는 선거를 석 달 앞두고 자신을 끌어내린 당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하는 한편, 탄소세 도입 등 더 보기 -
2013년 9월 13일. 말레이시아 가톨릭 신자들에게 “알라”의 의미는?
말레이시아의 4개 공식 언어로 발간되는 가톨릭계 신문 <가톨릭헤럴드(Catholic Herald)>의 최종 교정교열 담당자에게는 문법과 철자 외에도 꼭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알라(Allah)”라는 단어가 따옴표 안에 들어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는 가톨릭 교인들은 오랫동안 신을 의미하는 단어로 “알라”를 써오고 있지만, 2008년 정부가 이를 문제 삼아 <가톨릭헤럴드>의 발행 인가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오랜 법적 분쟁의 막이 열렸습니다. 2009년 고등법원이 헤럴드지의 손을 들어줬지만, 정부가 항소를 제기했고 그 심리가 이번주에 시작된 것입니다. 2009년 법원 판결이 더 보기 -
2013년 9월 13일. 미 상원도 무보수 인턴 고용하기는 마찬가지
지난 수십년 동안 인턴십은 많은 산업 분야에서 흔한 관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행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된지는 얼마되지 않습니다. 지난 6월 미 연방 법원은 처음으로 폭스 서치라이트(Fox Searchlight)사가 인턴을 무보수로 고용한 것은 고용법을 어긴 것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결 이틀 뒤에는 잡지사 Conde Nast에서 일했던 인턴이 시간당 1달러 이하의 보수를 받았다며 잡지사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처럼 무보수 인턴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의가 되면서 미 의회가 이 문제에 어떤 더 보기 -
2013년 9월 12일. 스페인 알라메다의 일자리 로또
실업률이 50%에 육박하는 스페인 알라메다(Alameda)에는 특이한 고용 제도가 있습니다. 시청에 일자리가 생기면 뽑기로 그 자리를 채우는 것입니다. 2008년 취임한 현 시장이 도입한 방식인데, 말 그대로 이름을 적은 종이를 상자에 넣고 뽑아 당첨된 사람에게 일자리를 줍니다. 공정한 추첨을 보장하기 위해 지역 TV에서 뽑기 과정을 생중계하기까지 합니다. 첫 추첨 당시에는 1개월짜리 청소 계약직 몇 자리에 30명 정도의 지원자가 이름을 적어 넣었는데, 이제는 이런 뽑기가 있을 때 마다 500명 이상이 몰리곤 합니다. 뽑기 더 보기 -
2013년 9월 12일. 돈 많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의 과감한 선수 사모으기
지난 2일 올 여름 유럽 축구 이적시장이 마무리됐습니다. 최근 들어 매년 이적시장을 두고 “사상 최대 돈잔치”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는데, 올해도 변함 없었습니다. 특히 사상 최고액의 중계권료 계약을 성사시킨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소속 구단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지면서, 선수 영입에 쓰는 돈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올 시즌 EPL의 총 수익 31억 파운드(5조 3천억 원) 가운데 무려 55%가 중계권료에서 나옵니다. EPL 구단들은 올 여름 새로운 선수를 사들이는 데만 6억 3천만 파운드(약 1조 7백억 원)를 썼습니다. 같은 더 보기 -
2013년 9월 11일. 하나의 교실, 두 개의 젠더
학창시절, 내가 가장 좋아한 선생님은 로버트 율리시스 제임슨이라는 문학교사였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바보같은 소리를 꺼내면 시뻘개진 얼굴로 “나가!”를 외치는 괴짜였죠. ‘바보같음’이 개선되지 않으면 한 사람씩 여러 명을 연달아 쫓아내기도 했고, 반 전체를 한꺼번에 쫓아낸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알고보면 그는 첼로와 미국문학, 그리고 학생들을 사랑한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수업 방식이 모두에게 적합했는지는 의심스럽지만, 나는 10학년 때 그의 수업을 듣고 나서 잠에서 깨어났다고 느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때 나는 남자아이였기 때문에, 트렌스젠더 여성이 된 지금에 와서는 내가 여학생이었대도 제임슨 선생님을 똑같이 기억할까 생각하곤 합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이 시점에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주제죠. 스탠포드대 교수 토머스 디(Thomas Dee)의 2006년 연구에 따르면 남학생들은 남자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에서, 여학생들은 여자 교사가 담당하는 수업에서 더 큰 학업적 성취를 보인다고 합니다. 여학생들은 남자 교사가 맡은 수업이 자신의 미래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남학생들은 여자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 사간을 별로 기다리지 않는다네요. 물론 교사의 경륜이나 학급의 크기 등 학생의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다양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교사나 학생의 성별에 따라 관계의 양상이 달라지기는 하니까요. 저는 현재 25년째 콜비대학교(Colby College)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12년은 남자 교수로서, 그 다음 13년은 여자 교수로서 학생들을 만났죠. 남자일 때 나는 학생들을 웃기기도 잘 했고, 제임슨 선생님처럼 학생을 쫓아내지는 않았지만 책상 위에 올라가서 연극 대사 같은 말을 외친 적도 있었죠. 학생들은 팔이 빠져라 내 말을 노트에 받아적었습니다. 지금은 좀 달라졌습니다. 물론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으로 살다가 가장 소외된 주변부의 일원이 된 것에 내 성격도 영향을 받았겠지만, 똑같은 수업을 해도 학생들이 예전처럼 필기를 열심히 한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학기가 끝나고 수업에 대한 소감을 물으면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셨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나는 내가 여자 교수라서 이런 평을 듣는게 아닌가 하고 의심아닌 의심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에 너무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합니다. 나이든 여자 교수로서 학생들 사이에서의 인기에 덜 연연하게 된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가끔 제임슨 선생님도 인기에 연연했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인기있는 선생님들이 주로 그러하듯 아마 별 관심이 없었겠죠. 그래도 나는 1974년의 어느 날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계문학 수업이 끝난 후, 나는 내 안에 소용돌이치는 고민을 말로 풀어내지 못해 한참을 끙끙대며 앉아있다가 가까스로 그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질문 하나 해도 됩니까?” “뭐냐?”시큰둥한 답이 돌아왔죠. “선생님은 남자와 여자가…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보셨어요?”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손가락을 교실문을 가리키며 내가 진작에 예상했어야 할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나가.” (NYT)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