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분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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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3일. 논란 중인 죽음에 도전하는 실험
어떤 질병이든 줄기세포를 이용해 그 병의 치료법을 연구하려는 팀들이 있습니다. 당뇨에서 황반변성,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에 이르는 다양한 병에 대해 과학자들은 줄기세포로 치료법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 시작될 한 연구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위의 질병들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바로 죽은 사람을 살리려는 것입니다.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바이오쿼크(Bioquark)사는 줄기세포를 뇌사 환자의 척수에 주입하는 임상시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에게는 단백질 혼합물 주사와 뇌에 직접 가해지는 신경 전기자극 및 레이저 치료술 또한 주어집니다. 이들은 이 더 보기 -
2017년 6월 21일. 달을 볼 수 있는 거미
지난 5월 31일, 워싱턴 대학의 천문학자 제이미 로맥스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노트북 위로 거미 한 마리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틀 뒤, 다시 거미 한 마리가 떨어졌습니다. 곧이어 거미 여러마리가 천정을 기어다녔습니다. “조금 신경이 쓰이더군요. 나는 거미를 무서워하는 편은 아니지만, 누가 나 대신 이 방의 거미를 좀 치워준다면 기꺼이 그러라고 하겠어요. 머리위로 거미가 떨어지는 건 정말 원하지 않으니까요.” 로맥스는 이 거미의 이름이 제브라 깡총거미(zebra jumping spider)라는 것을 알아냈고, 트위터에 #ItIsRainingSpiderNotMen (#하늘에서거미가비처럼내려와남자말고) 라는 더 보기 -
2017년 6월 20일. [칼럼] 아들에게도 딸을 대하듯 말을 걸어보세요
올해 아버지의 날 아침 식사 자리에서 다섯 살 난 제 아들은 저에게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우리 아빠는 크고 힘이 세며, 망치로 물건을 고치고, 정말 쿨하다”는 내용의 노래였죠. 크고, 힘이 세고, 물건을 잘 고치고, 쿨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남성성을 규정하는 가사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진다면, 아버지, 남자, 소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우리 아이들의 이해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이용 그림책에서 아버지는 주로 아들과 모험을 떠나고 신체적인 힘을 과시하거나 근엄한 자립심을 더 보기 -
2017년 6월 20일. 피직스 투데이 1977년 9월호에 실린 스티븐 와인버그의 이휘소 박사 부고
지난 6월 16일, 일리노이 키와니 근처에서 시카고 대학의 물리학 교수이자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 이론물리 학부장인 벤자민 W. 리(역주: 이휘소 박사)는 불운의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페르미 연구소 프로그램 자문 위원회의 하계 모임 참석차 콜로라도 아스펜으로 가는 길이었다. 동행하던 가족들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이휘소 박사는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입자물리학자 중 한 명 이었다.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학생 시절 미국으로 건너와 1956년 오하이오의 마이애미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58년 피츠버그 대학에서 더 보기 -
2017년 6월 14일. 거울 실험과 동물의 마음(2/2)
비둘기와 언어 능력을 가진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를 포함한 대부분의 새들은 거울 실험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조류의 연패 기록은 2008년, 괴테 대학의 헬무트 프라이어가 자기 목의 노란 점을 지우려는 골디와 게르티라는 이름의 두 유럽 까치의 행동을 발견함으로써 깨졌습니다. 이는 포유류를 제외한 동물들 중 거울 실험을 통과한 동물을 발견한 최초의 실험이며, 그 동물이 까치라는 점은 매우 그럴듯했습니다. 까치는 어치, 까마귀와 함께 까마귀속(corvid)에 속합니다. 이들은 “깃털달린 유인원”이라 불릴 정도로 높은 지능을 가지고 더 보기 -
2017년 6월 14일. 거울 실험과 동물의 마음(1/2)
지난 1월, 가디언의 한 편집자는 대머리 독수리가 자신의 모습이 비친 물을 바라보는 사진을 두고 이런 트윗을 올렸습니다. “독수리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이 사진이 최근 뉴스란을 채우고 있는 내용들에 대한 비유는 아닐 것이다.” (역주: 독수리는 미국의 상징입니다.) 이 사진은 모두 62,000 번 리트윗 되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애틀랜틱의 내 동료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독수리가 자기 모습을 알아볼만한 지능이 있을까?” 글쎄요. 1838년 3월, 젊은 무명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 역시 같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런던 동물원을 더 보기 -
2017년 6월 9일. 기후변화 논의가 달갑지 않은 미국 농업계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협정 탈퇴를 선언하자 각 업계는 즉각적이고도 요란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농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들은 침묵을 지켰죠. 그런 가운데 농업전문지 DTN의 베테랑 기자 크리스 클레이튼만이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6월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은 팩트와 세상에 반하는 일을 하는 날인 모양이 나도 써본다. 캐벌리어스 7승. #NBA결승전.”이라는 글을 올렸죠. 클레이튼은 중서부 출신으로 DTN의 농업 정책 부문 편집자이자, 농가와 농업 로비스트들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왔는지를 다룬 저서를 쓰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더 보기 -
2017년 6월 9일. 집단에 대한 공감을 낮출 때
“사람들은 정부 적자(federal deficit)를 항상 이야기합니다.” 2006년 노스웨스턴대학 졸업식에서 상원의원 바락 오바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우리의 공감 능력의 부족(empathy deficit)을 더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우리에게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의 연설 이후 “공감 부족”은 학계와 언론에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도 2016년 미국 대선과 그 결과를 이해하려면 특별한 공감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진보 지식인들은 앞다투어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한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공화당원들을 인터뷰했고, 농촌지역의 더 보기 -
2017년 6월 8일. 스스로 치료하는 동물들 (3)
2부 보기 도대체 동물은 어떤 식물이 약효가 있는지를 처음에 어떻게 알았을까요? 가장 근원적인 수수께끼 같은 이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비얄바는 기생충에 감염된 양이 그렇지 않은 양에 비해 목초지에 풀어놨을 때 먹어본 적 없는 풀을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 보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과학자들이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neophobia)”이라 부르는 습성이 모든 동물에게 있기 마련인데, 양들은 아프고 나니 이 습성을 자연히 조금 버리고 모험을 택한 듯했습니다. 즉, 어떤 맛일지 모르니 좀 걱정은 되지만, 더 보기 -
2017년 6월 8일. 스스로 치료하는 동물들 (2)
1부 보기 이렇게 동물이 스스로 처방을 내리고 치료하는 행동은 때가 되면 번식을 하고 배가 고프면 먹이를 찾아 먹는 것처럼 결국 본능적인 행위일까요? 아니면 동물이 경험을 통해 익힌 기술일까요? 저와 이야기를 나눈 과학자들은 조심스레 이러한 자가 치료가 자연선택의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람처럼 의학 지식을 발전시키고 나눠 병을 분석하고 치료를 표준화하는 건 아니지만, 어디가 아플 때 약효가 있는 식물을 제때 먹은 동물이 그렇지 못한 동물보다 생존율이 높다 보니 자연스레 그런 행동이 퍼지게 더 보기 -
2017년 6월 8일. 스스로 치료하는 동물들 (1)
침팬지 차우시쿠(Chausiku)는 어딘가 앓던 것이 분명합니다. 한창 건강한 나이인 30대의 차우시쿠는 부드러우면서도 자식 사랑이 극진한 엄마였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갑자기 나무 안쪽에 작은 공간을 찾아 한동안 누워만 있는 겁니다. 평소 같으면 늘 곁에 두었을 아들 침팬지 초핀(Chopin)마저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도록 내버려 둔 채 차우시쿠는 계속 휴식을 취했습니다. 차우시쿠가 쉬는 동안 무리의 다른 암컷 침팬지가 어린 초핀을 돌봐줬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누워 있다가 나무에서 내려온 침팬지 차우시쿠는 제대로 걷지도 못했습니다. 차우시쿠는 곧 과학자 마이클 더 보기 -
2017년 6월 5일. 거짓말 인간: 우리는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 자신을 속인다.
우리의 일상은 자기기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다른 이보다 더 똑똑하고 더 잘생겼다고, 내가 지지하는 정당은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그리고 주위 사람을 돕기에는 내 생활이 너무 바쁘다고 말하며 자신을 속입니다. 1976년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서문에서 생물학자 로버트 트리버스는 이러한 자기기만에 대한 현대적인 설명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우리가 자신을 속이는 이유는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40년이 지나 트리버스와 그의 동료는 마침내 이 가설을 지지하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자기기만에 정보수집 더 보기